■고유가 대책 재생 가능 에너지에서 찾다
① 고유가에 속수무책인 우리의 현실
에너지 위기 무감각, 넘쳐나는 차량들
- 글싣는순서
- 1. 고유가에 속수무책인 우리의 현실
- 2. 에너지자립에 도전-제주, 홍성 사례
- 3. 신재생에너지 부국-독일
- 4. 폐식용유가 자동차 기름으로-오스트리아
- 5. 풍력, 육상에서 이젠 해상까지-덴마크
- 6. 에너지 생산, 우리동네도 가능
서부 텍사스 원유니 두바이유니 이름도 어려운 유가 동향에 서민들까지도 한눈을 팔 수 없는 상황이다. 유가가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어쨌든 상승한 유가로 인해 생활과 직결되는 모든 것이 인상됐으니 말이다. 무분별한 자원소비로 인해 끊임없이 솟구쳐 나올 줄 알았던 석유의 부존량 또한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석유가 어느새 생명을 이어주는 혈관처럼 우리 생활 깊숙하게 들어와 있는데 부존량이 줄고 게다가 가격까지 인상했으니 석유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석유에 취약한 대한민국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석유가격이 이렇게까지 오르리라고 예측한 전문가가 얼마나 될까?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서 조차 2030년의 석유가격을 59달러로 예측했을 정도다. 이는 어느 누구도 불안한 석유미래를 생각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게다가 부존량이 얼마 남지 않고 예측 불허인 석유 등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에너지 소비 구조로 인해 지구 온난화까지 불러오고 있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기상 이변 등 곳곳에서 환경 재앙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일찌감치 유럽 선진국들은 화석연료와 위험한 원자력 발전의 대안 에너지로 재생가능에너지를 적극적으로 발전 및 보급시켜 환경 보존은 물론 경제적 효과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등 국가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떨까? 본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재생 가능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는 선진 사례 취재 계획에 참여, 9월22일부터 30일까지 고유가 시대 대안 에너지인 재생가능 에너지 선진국인 독일, 오스트리아, 덴마크를 방문했다. 각국 마다 국가의 정책적 뒷받침과 국민들의 자발적 발전 참여로 태영양광 빛 풍력을 이용한 전기 생산 및 바이오 디젤을 생산해 자동차 및 농기계를 운행하고 바이오 메스를 이용한 열 생산으로 가정 난방을 해결하고 있는 모습도 확인했다.
앞으로 본 지면을 통해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국내 재생 가능 에너지 생산 지역 사례와 함께 신재생 에너지 선진국의 사례 등을 연재하고 우리지역의 대안도 모색해볼 예정이다. (편집자 주)
◆에너지소비 국제비교 자료제공 : 에너지관리공단
순위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에너지소비 (백만 TOE) | 미국 2,337 | 중국 1,554 | 러시아 680 | 일본 525 | 인도 387 | 독일 324 | 캐나다 318 | 프랑스 262 | 영국 227 | 한국 225 |
석유소비 (천B/년) | 미국 20,655 | 중국 6,988 | 일본 5,360 | 러시아 2,753 | 독일 2,586 | 인도 2,485 | 한국 2,308 | 캐나다 2,241 | 프랑스 1,978 | 멕시코 1,961 |
* TOE(Ton of Oil Equivalent)란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정한 단위. * B: 배럴(Barrel)석유에 사용하는 용량의 단위 |
◆에너지 해외의존도 97%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는 IEA(국제 원자력 기구) 자료에 의하면 2007년 기준으로 에너지 해외의존도가 97%에 달할 정도로 매우 높다. 에너지원 수입 통계를 보면 석유 수입 4위, 천연가스 수입 3위다. 그렇다면 에너지를 절약해야 하는 논리가 가능한데도 1인당 석유 소비는 세계 7위, 1인당 전기 소비량은 세계 11위로 세계 최고 에너지 소비국가 중의 하나다.
이렇게 우리가 펑펑 쓰고 있는 에너지 자원은 무궁무진할까? 과학자들은 2012년이면 석유 생산이 정점에 달할 것이라는 연구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인간이 석유를 사용할 있는 기간이 40년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석유 고갈, 에너지 고갈의 시대가 가까이 와있음이 예고되는 것이다.
석유만이 아니다. 환경운동연합 자료에 의하면 석탄은 170년, 천연가스는 65년, 원자력 생산 자원인 우라늄도 50년이면 바닥을 드러낸다고 한다.
화석연료 사용량 증가는 지구온난화를 가져왔고 각국에서 재앙 수준의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세계 9위의 온실가스 배출 국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인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선진국에 버금가는 의무를 져야한다. 중공업 위주의 산업경제 구조에다 에너지 고소비 생활 구조여서 앞으로는 탄소 배출권까지 얻어야 생활할 수 있는 사회가 될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을 주창하면서 원자력에 기대하고 있으나 원자력은 엄청난 초기 투자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 핵 폐기물 처리가 골치다.
더욱이 교토의정서에서는 원자력 이용 자제를 합의했기 때문에 원자력도 대안은 아니다. 이미 독일이나 네덜란드 스페인, 스웨덴, 밸기에 등은 핵발전을 포기하고 있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현재의 원자력 발전 비중을 현재 40%에서 2030년에는 59%까지 향상시킨다는 환경선진국과 다른 에너지 정책을 펴고 있다.
◆에너지 소비 경주대회 열리는 꼴
산업사회 혈액이랄 수 있는 석유로 인해 우리나라는 중화학 공업 중심의 경제 구조로 짧은 기간에 경제의 급성장을 가져왔고 국민 생활수준도 높아졌다.
높은 생활수준은 에너지 고소비율을 가져왔다. 대표주자로로 자동차를 꼽을 수 있는데 나홀로 차량이 많은 것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 소형 자동차 판매량이 증가하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만 배기량이 큰 중대형 승용차가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의 구매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 제조회사에서는 중고차 보상 등 갖가지 혜택으로 소비자들이 값비싼 신차를 구입하게 만든다.
가전제품도 마찬가지다. 냉장고와 텔레비전 등도 대형화와 신형을 추구하는 세태다. 사용주기 또한 짧아 디자인이나 색상, 용량 등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기존 제품을 과감히 버리고 교체한다.
이같은 에너지 과소비는 국민의식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하더라도 에너지 절약 의식이 뒤따라야 진정한 에너지 독립을 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 동광 그림 마을의 정부 보조로 태양광으로 에너지를 생산해 사용하고 있는데 전기요금이 싸니까 값비싼 가전제품을 들여놓고 대용량으로 바꾸는 등 에너지 과소비 현상을 보이고 있다.
텔레비전, 냉장고, 김치냉장고, 에어컨, 전기보일러, 세탁기를 가동하는 일반 가정에서 여름철 11만원 정도의 전기요금을 낼 때 동광 그린마을은 최고 1만원 미만의 전기요금을 내고 있다. 주민들은 아무리 대용량의 가전제품을 사용하고 전기를 물 쓰듯이 해도 저렴하기 때문에 아예 에너지 소비에 대해 무감각해지고 있다고 말해 에너지 절약 의식 확립이 절실함을 보여줬다.
◆대안은 절약과 재생 가능 에너지
사전적인 정답이지만 에너지원의 해외 의존도가 높고 고유가 현실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절약이 최우선이다. 이는 재생가능 에너지를 사용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이와함께 지역에 맞는 에너지 정책, 즉 지역에서 재생 가능 에너지를 생산해 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에너지 정책을 정부가 결정하고 지방정부는 선택권이 없다. 그러나 자치단체가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할 경우 지역의 지리적, 자연적 조건과 산업 구조에 알맞게 에너지 절약, 효율을 높이는 방안, 공급 계획을 세워 추진할 수 있다.
환경운동연합 안준관 부장은 “지역에서 생산하는 에너지가 많을수록 에너지 생산지와 소비지간 이동 거리를 줄여 수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손실과 수송비용을 아끼고 유지 보수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에서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란 태양이나, 바람, 축산분뇨, 폐목 등의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열병합 발전으로 바로 재생가능 에너지를 말한다.
이미 신재생 에너지 선진국은 이같은 에너지원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또 생산단계에서 발생하는 열로 물을 데워 가정 난방용을 공급받는 등 친환경 에너지 생산으로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또 하나의 방법이라면 고효율 에너지 제품이나 단열 제품을 사용하는 것 등이 최선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부분과 상업부분에서는 상당히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백열등을 쓰는 빌딩과 같은 상업시설에서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여지가 많다.
더울 때 덥고, 추울 때 추운 것이 당연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365일 계절을 거슬러 살려고 한다.
여름철에는 에어컨 가동으로 실내온도를 과도하게 낮춰 긴 소매 옷을 입어야 할 정도로 낮은 온도를 유지하고 겨울철에는 과도한 난방으로 긴소매 옷 대신 오히려 반팔 옷을 입고 지내고 있다.
해마다 8월이면 우리나라의 전력 사용량이 최대치에 다다르지만 정부는 에너지 수요량에 맞춰 계속해서 공급을 늘리고 있다. 올해도 역시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원자력 발전으로 에너지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것이 국민들에게 에너지 소비 불감증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무실은 물론 음식점 등 거의 모든 점포에서 자연 채광이 좋은 낮 시간에도 전등을 켜는 것이 일반화 돼 있다. 엄청난 전력 소비를 가져오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건물의 경우 금연건물 등을 지정하듯이 에너지 효율이 높은 건물의 경우 각종 혜택 마련도 필요하다. 또한 국민들에게는 에너지 절약을 위한 실질적인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한 혜택을 줘야 한다. 즉 에너지를 아끼는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
예를 들면 통근이나 통학 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 다니는 사람에게 교통비를 지급하는 등 에너지를 덜 쓰는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이들에게 아무 지원이 없는 반면 오히려 경차를 이용하는 사람에게는 주차 우대를 하거나 통행료 할인 등의 혜택을 주는 것은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고유가로 인해 잠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었으나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고 정부 차원에서 차량 홀짝제를 운행하고 있지만 형식적 운영에 그치고 있다.
에너지 위기를 아무리 경고해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 무감각 상태가 되고 있다. 이 국민적 무감각이 오히려 위기가 아닐까.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