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부 벽지 부녀회원들의 여름나기
점심밥 해먹기 마지막 날인 8월 28일, 시루떡 해서 동네 잔치
여름 내내 마을 둥구나무 아래에 불을 지펴 밥을 해 나도 먹고 너도 먹고 지나가는 사람들 불러서 밥 먹이고….
어느 도시에서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그래도 인정이 남아있고 공동체 문화가 살아있는 우리 보은에서는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
탄부면 벽지리(이장 김대식) 부녀회(회장 전명순) 회원들이 6월1일부터 여름내내 마을 둥구나무 아래서 같이 점심밥을 해먹으며 한가족으로 생활했다.
공동으로 점심밥을 해먹는 마지막날인 8월28일 시루떡 3말을 하고, 돼지머리도 삶고, 막걸리도 받고 새알심을 넣은 미역국도 끓여 상을 차려놓고 마을 주민들이 한자리에 둘러앉아 종 파티를 했다. 이런저런 덕담도 나눴다.
거의 3달간 벽지 주민들이 해먹은 점심밥은 쌀 2가마, 보리쌀 2가마 분량이다. 반찬거리 걱정도 없다.
집에서 된장 퍼오고 호박 따오고 파도 뽑아오고 깻잎도 따오고 시골 사람들 발품 팔지 말라고 동네까지 찾아오는 차량 이동 슈퍼 차에서 먹고 싶은 것을 사기도 했다.
준비된 재료로 호박 썰어넣고 된장찌개 보글보글 끓여서 놓고 깻잎 장에 겉절이도 만들어 양푼에 보리밥을 퍼서 된장 넣고 쓱쓱 비벼먹었다.
감자가 있으면 감자수제비도 만들어서 먹고 국수를 삶아먹기도 했다.
진수성찬이 따로없었다.
동네 혼자 사는 어르신들은 물론 무더위에 들어나가 일하고 돌아와 점심 상차리기 어려운 아주머니들도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할 수 있으니 이게 바로 진수성찬이었던 것이다.
여름내 밥을 얻어먹었던(?) 주민 들은 장에 나갔다 동태를 사오기도 하고 돼지머리 사오면 술맛 나는 안주를 만들어 그날은 밥뿐만 아니라 막걸리 한잔씩 돌려가며 여름 한낮 더위를 쫓아내기도 했다.
올 여름을 시원하게 보낸 마을 주민들은 내년 여름도 이렇게 보내기로 하고 야외식당을 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