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동다리 방앗간을 가다
고향찾은 자식 위해 기름 짜고, 고추 빻는 부모 마음 가득
2008-09-05 보은신문
도토리를 빻기 위해 보은읍 동다리 방앗간에 갔다.
추석명절이 가까워져서인지 고추를 빻고 기름을 짜느라 방앗간이 붐볐다.
추석이 되면 고향을 찾는 자식들에게 줄 것을 준비하느라 방앗간에 왔다는 한결같은 얘기였다.
기름을 짜고, 고추를 빻고 자식들에게 더 많이 주기 위해 준비해왔지만 돈이 모자란다며 덜었다, 다시 부었다 하는 모습을 보며 부모님의 은혜가 참 깊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추 한 근에 5천원, 잘 받으면 6천원까지 받는다고 한다. 비료 값과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농약 값, 기름 값 등을 제하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고 한다.
동다리 방앗간 이석희씨의 부인의 말에 따르면 “중국산은 자꾸만 오르는데도 국산은 제자리걸음만 하고 오르지를 않는다”라며 “중국 참깨가 처음 3만원 하던 것이 3만5천원까지 오르고, 또 지금은 한 말에 5만원까지 나간다. 중국밀도 2만원 하던 것이 4만원으로 배가 올랐다”고 말했다.
수입곡물은 계속 오르는데, 우리 곡물은 제자리걸음만 하니 어떻게 되는 셈인지 우리의 농촌 실정은 힘들어지기만 한다.
방앗간에 모인 할머니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
“한국 참깨는 8만원인데 3만원이나 싼 중국 참깨를 들여오면 우리 농촌은 죽을 수밖에 없다. 정말 우리 농촌은 어려울 때로 어려워 졌다.”
이흥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