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현장에서 …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2008-08-15     박상범 인턴기자

지난 11일부터 3일간 농협 청주배합사료공장 앞에서 사료값을 18.9%를 인상한 농협측에 반발하는 농성이 벌어졌다.

미국산 쇠고기수입으로 한우값이 폭락하고 설상가상으로 사료값까지 대폭 인상되어 한우를 키우는 농가들은 그야말로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라는 심정으로 농성을 벌이며,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이다.

그런데, 지난 7월31일 1차 농성과 8월11일 2차 농성현장을 직접 취재하기 위해 청주배합사료공장을 찾았던 기자는 적지 않게 당황했었다.

충북도지회장을 보은출신 한우농민이 맡고 있음에도 농성을 위해 청주배합사료공장을 찾은 보은의 한우농가는 그다지 많지 않아서였다.

2차 농성에는 괴산회원들이 관광버스로 40여명이 오고 2시간 거리의 제천에서도 전세버스를 이용해 40여명의 한우농민들이 농성을 위해 왔으며, 멀리 충남도지회에서도 50여명의 농가들이 참석했는데, 1시간 거리도 채 되지 않는 보은에서 온 한우농가들은 몇 명 보이지 않았다.

군내 전체 한우농가가 1천700여명이고, 이중 보은한우협회에 가입된 회원만 해도 300여명에 달하는데 이들 농가들은 도대체 어디서 무얼 하고 있단 말인가?

뜨거운 8월 땡볕과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농성을 하는 다른 지역의 한우농가들만큼 보은의 한우농가들은 어렵지 않은 것인가?

이렇게 단합된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는 한우농가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만은 않다.

“그동안 한우를 키운다는 이유로 정부로부터 갖가지 혜택을 받아 많은 돈을 벌었다”, “아직까지 배가 덜 고픈 것 아니냐”라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정부의 많은 지원속에 다른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들에 비해 상대적인 혜택을 입었으며, IMF 당시보다도 더 어려운 위기속에 놓여 있으면서도 하나의 목소리, 하나의 행동을 보여주지 못하는 보은의 한우농가들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농성이 문제해결로 연결되지는 않겠지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처럼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헤쳐가기 위해 보은 한우농가들이 단합하여 스스로를 돕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