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죽기는 마찬가지
청주 농협배합사료공장에서 보은 및 충남북 한우농가 3일간 농성
“농협사료는 조합원이 주인이십니다?”,“사료값 인상 축산농민 다 죽는다!”
농협이 사료값을 인상하여 주인인 조합원들을 죽이려 하고 있다는 아우성들이 지난 11일부터 3일간 청주에서 울렸다.
농협중앙회가 7월 28일 0시부터 사료값을 기습인상한 것에 대해 축산농민들이 7월 31일 항의농성을 했고, 이에 대한 후속대책으로 농협이 성의를 보이지 않자 다시 농성을 시작한 것이다.
지난 8월 11일 10시 전국한우협회 충북도지회(지회장 조위필)소속 각 시군지부 회원농가들과 충남도지회(지회장 김영길)회원들 포함 200여명이 청주시 향정동에 위치한 농협 청주배합사료공장 정문을 차단하고 농성을 했다.
이날 시위는 오전 10시부터 오후5시까지 땡볕속에서 진행됐고, 12일 두 번째 시위는 비바람속에 오전 10시부터 진행됐으나 12시쯤 흥덕경찰서의 강제해산으로 시위가 무산됐다.
13일 세 번째 시위는 오전 10시부터 오후3시까지 경찰의 강제해산명령을 피해가며 힘들게 시위를 이어갔다.
이렇게 3일간의 농성에도 농협측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전국한우협회 사료가격인상저지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정호영)는 13일 대전에서 대책회의를 갖고 농협사료 공장점거 농성을 중지하고 농협사료 불매운동 등 항의투쟁으로 전환하면서 농협측에 6개의 요구사항을 밝혔다.
비대위의 요구사항은 △사료값 인상 즉각 철회하고 가격 환원 △농협사료는 경영쇄신, 인건비·경비 축소방안 제시 △수수료를 폐지해 농가부담 경감 △사료가격 결정시 주 소비자인 한우농가와의 협의체계를 구축하라 △사료공장 지역축협 이관 약속을 이행하고 구체적 일정을 제시하라 △한우산업 안정화 지원대책 등을 요구하고 8월 21일까지 답변을 요구했다.
더불어 이 요구사항을 농협측이 거절할 경우에는 농협중앙회를 더 이상 생산자단체로 인정하지 않고 농협개혁과 농협의 영향력 약화를 위한 활동을 전개할 것이며, 농협사료 불매운동 및 한우협회 중심의 OEM사료공급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을 덧 붙였다.
현재 청주뿐만 아니라 전국 9개 농협사료공장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된 농성의 영향으로 농림부의 중재하에 전국한우협회와 농협중앙회가 사료값 인상에 대해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3일간 전국적으로 진행된 농성에 1만여명의 한우농가들이 참가했지만, 청주에서 벌어진 충북 한우농가들의 농성에는 보은지역 한우농가들은 10명도 참여하지 않아 대조를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