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양명고교생 농촌봉사에 구슬땀

논에 피 뽑고, 논둑도 깎고, 해바라기도 솎고 …

2008-08-08     송진선 기자

아침, 저녁으로는 서늘한 기운이 돌지만 한 낮 수은주는 33도를 웃돈다. 뜨겁게 내리쬐는 뙤약볕에 잠시라도 서 있으면 살이 따가울 정도로 무덥다.

안양의 양명고등학교 학생들이 무더위와 맞서는 농촌 봉사활동으로 농민들에게 큰짐을 덜어줬다.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양명고등학교 봉사단체인 두성기유회(북두칠성처럼 빛나는 기운을 갖고 활동하자) 소속 학생 25명은 이 단체 7기 출신인 김명헌(경기대 겸임교수)씨의 인솔로 탄부면에서 그야말로 진이 다 빠질 정도로 구슬땀을 흘렸다.

밀짚모자에 긴 팔 남방셔츠, 발목가지 내려오는 긴 체육복 바지를 단체 복처럼 입은 학생들은 아침 5시30분에 일어나 씻고 아침밥을 먹고 들녘에 나가 영농봉사활동을 하고, 다시 12시30분부터 점심식사를 한 후 휴식을 취한 뒤 4시30분 다시 들녘에 나가 6시30분까지 오후작업을 전개했다.

이들이 일을 한 곳은 탄부 상장 친환경쌀 생산단지와 임한리 해바라기 식재단지로 논에 들어가 직접 피를 뽑고 뽑히지 않는 것은 낮으로 일일이 끊어내고 논둑도 깎고 해바라기 단지에서는 두 개 묘 이상 올라오는 묘 속기 작업도 펼쳤다.

작열하는 햇빛을 밀짚모자로 가렸지만 얼굴이 금방 발갛게 익은 학생들은 긴 옷을 입었지만 벼 잎에 살갗이 스쳐 쓰라리고 풀독이 올라 불긋해진 피부를 쓰다듬는다.

그래도 오후 작업하기 전까지 한가하게 오수도 즐기고 삼가천 다리 아래서 물놀이도 하고 물고기도 잡으며 농작업의 피로를 씻어냈다.

그리고 저녁 시간에는 엄마한테 편지쓰기를 하며 그동안의 생활을 반성하고 더 나은 아들이 되겠다는 다짐을 하는 자신의 모습에 학생들은 스스로 대견함을 느끼기도 했다.

두성기유회 34기인 1학년 이재호군은 “농촌봉사활동이라는 것을 알고 어느 정도 힘들 것이라는 것을 알고 왔는데 일이 너무 세고 너무 힘이 들어서 괜히 왔다는 생각을 했다” 며 “그래도 농민들이 어렵게 일을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됐고, 농민들의 고마움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인솔한 김명헌 교수는 “평소 주말에는 안양시내 복지관 등에서 안마, 목욕 등의 봉사활동을 하고 여름방학기간 1주일동안 농촌봉사활동을 하는데 후배들이 참 대견하다는 생각을 했다” 며 “후배들이 이번 농촌봉사활동을 통해 농민들에 대한 고마움뿐만 아니라 더 열심히 공부를 해야겠다고 다짐을 하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