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더위에도 장터로 나온 사람들

2008-08-08     보은신문

지난 8월 6일은 보은 장이 서는 날이다.

푹푹 찌는 더위에도 아랑곳없이 장 골목에는 자기 자리를 찾아 정성껏 농사를 지은 농산물들을 판매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열무, 청양고추, 고구마 줄기, 감자 가지, 마늘 등 모두 우리 식탁위에 올라야 하는 것들이다.

보은읍 봉평리에 사는 김정자 할머니도 어김없이 장 골목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렇게 더운 날 하루에 얼마나 버느냐는 질문에 “재수 좋은 날은 5만원도 벌고, 안 팔리는 날은 3만원도 번다”라며 “힘들여 장만한 농산물들이 팔리지 않으면 집으로 도로 가져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장에 내 놓을 농산물을 장만하려면 일주일 내내 채소를 가꾸고 정성을 들여야 상품가치가 있는 물건이 된다” 며 “영양제도 주고, 자식을 키우는 것처럼 온 공을 들여 키워온 농산물들을 장에 내다 팔아보지만 통장에 들어가는 돈은 없고, 모두 비료를 사고, 농약을 사고, 사료를 사고, 생활필수품을 사는데 쓰게 된다”고 말했다.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지만 농산물들을 내다 팔지 않으면 치솟는 물가 때문에 빚더미에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숨짓는 김씨는 “물가가 안정돼 우리 주민들이 맘 놓고 생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다른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데, 우리가 농사 진 농산물들의 가격은 오르지 않으니, 우리의 농촌은 힘들다.

푹푹 찌는 삼복더위에 칠십, 팔십 할머니들의 그을린 얼굴에서 강한 삶에 대한 의지가 엿보였다.

이흥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