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나 짐승의 목숨은 하나다
2008-05-09 보은신문
삼승면 선곡리 마을에 버림받은 개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원 주인 집에서 나와 마을 주민들의 도움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며 살았다.
개가 원래 아무에게나 잘 따르고 사람만 보면 귀여운 짓을 해 마을주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주인이 내쫓지는 않았지만 그냥 집을 나와 스스로 집에 들어가지 않은 것이다.
그러던 그 개가 두 번째 주인을 만나 임신을 하게 됐다.
배가 너무 많이 불러 사람들이 보기에도 너무 민망하고 가여워 보였다.
임신을 한 후 두 번째 주인에게도 버림을 받고 세 번째 주인을 찾아 새끼를 밴 몸을 의지하며 살게 됐다.
세 번째 주인은 그 개에게 참 잘했다. 사료도 주고, 귀여움도 받고 살았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개가 개막에서 두러누워 나오지도 않고 일어서지도 않고 누워만 있는 것이었다.
세 번째 주인은 혹시 새끼를 낳으려고 그러는가 하고 짚을 깔아주고 유심히 지켜봤다.
그러자 그 개는 좀 누워 있더니 몸부림을 치고, 곤두박질까지 치는데 정말 눈 뜨고 못 볼 정도가 됐다.
눈에다 불을 킨 것처럼 열을 내고, 깨갱거리며 고함을 치더니 한나절 내내 고생을 하던 그 개는 결국 목숨을 거두고 말았다.
저하나 목숨을 잃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뱃속에 들어 있는 소중한 목숨은 또 몇 목숨이나 될는지...
목숨이라고 생겨 세상 밖으로 나와 보지도 못하고 어미 뱃속에서 소중한 목숨을 잃은 그 강아지들이 너무 불쌍했다.
착한 세 번째 주인은 죽은 개를 갖고 나와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었다고 한다.
조순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