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 있는 인물도 관리하지 않아
한 번 썩먹으면 그만(?)
2000-07-22 송진선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우리 지역 출신 인물들이 각계에 퍼져 있지만 그들은 개인 누구누구로 존재하고 있다. 보은 출신 누구이기 보다는, 서울에 사는 누구로, 어느 직장에 다니는 누구로만 존재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이미 커있는 인물들을 결집시키는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정보 습득을 위해, 예산 확보를 위해 중앙 부처에 있는 지역 출신 인물들도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쉬울 때만 선배님 또는 후배님으로 대접하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너랑 우리랑 무슨 관계가 있느냐 싶을 정도로 외면하고 있다. 1년 내내 아무 관심도 없다가 사안이 발생했을 때에만 찾아서 부려먹고는 또 그것으로 끝이다.
산외면 신정리를 국립공원 구역에 포함한 국립공원 경계 조정안의 원상복귀를 위해 김군수가 얼마 전 환경부를 방문했다. 담당부서를 가보니 그 부서의 국장이 우리 지역 출신이어서 힘들이지 않고 우리의 의견이 반영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왔다고 했다. 가보니까 우리 지역 출신이더라는 얘기다. 가서 만나보니까 김군수와 잘 아는 사이더란 것이다.
이는 바로 이미 커있는 인물들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부족했는가를 결론적으로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대목이다. 그 출향인에게 우리는 산외면 신정리를 공원구역에서 제외시켜 줄 것만 요구하고 또 그것으로 그에 대한 관심은 또 접어둘지도 모른다. 역대 정권에서 계속 소외됐던 호남 지역 사람들이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생활방식이나 태도에도 관계가 있겠지만 지역 주민들의 출향인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도 큰 작용을 하고 있다고 한다.
즉 호남 출신 어떤 사람이 중앙부처에 배치되면 그 사람 후원회가 생길 정도라고 한다. 그가 요직으로 갈 수 있도록 지역 주민들이 밑거름이 되어 준다고 한다. 그렇게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자란 인물이 지역에 큰 힘이 되어주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 지역과 참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역 주민들의 관심여부에 관계 없이 출향인들이 고향에 애착을 갖고 참여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고향 지역 일을 신경쓰지 않아도 그들에겐 할 일이 많다. 어쩌면 골치 아프게 사서 고향 일을 신경쓰고 싶어하지 않을 수도 있다. 골치 아파도 그들이 우리를 잊지않고 계속 지역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몫은 바로 우리들에게 있다.
<보은군 이대로는 안된다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