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농업관 가진 국회의원 선출해야

■ 제18대 국회의원 선거 정책평가단 토론회 ③…농업분야 

2008-03-14     보은신문

18대 총선을 말하는 농업인들의 목소리에는 현역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과 안팎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농촌 현실을 걱정하는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를 뽑아야 한다'면 당장이라도 농촌을 부자로 만들어 줄 것 같은 선심성 공약을 쏟아내는 후보보다는 농촌지역구 의원으로써 농촌의 현실을 깊게 이해하고 농업 관련 현안들에 대한 농민의 목소리를 바르게 대변해 줄 수 있는 국회의원이 필요하다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3일 본사에서 열린 농업분야 정책평가단 토론회에는 △한국농업경영인옥천군연합회(이하 한농연) 이만수 회장 △한국여성농업인옥천군연합회(이하 한여농) 정영이 회장 △옥천군농민회 민병용 회장 △대청호환경농민연대 송윤섭 상임대표 △한우협회 충북지부 조위필 지부장이 토론자로 참석해 농촌지역 국회의원의 구실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한미 FTA에 대한 입장 명확히 밝혀라

5명의 토론자들은 지난 달 임시국회에서 한미 FTA 국회 비준안 통과가 무산되긴 했지만 새 정부에서도 적극 추진 의사를 밝힌 만큼, 한미 FTA는 여전히 농촌의 가장 힘겨운 현안으로 남아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결국 한미 FTA란 뜨거운 공이 18대 국회로 넘어왔다는 것.

송윤섭 상임대표는 “농민들 스스로도 다 된 밥처럼 얘기하고 있지만 한미 FTA가 현실화 되는 순간 생산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후보자들을 검증하며 농민들 스스로도 한미 FTA 원천 무효를 재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미 FTA의 가장 큰 피해자는 농민”이라고 강조한 조위필 지부장은 “농업은 생명산업이고 생명산업은 경쟁의 논리가 아닌 국가의 보호 속에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역구 국회의원은 농민을 대변하는 데 명확한 한계가 있는 만큼 각 정당의 비례 대표에 농업 분야 전문가가 포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선대책 후비준'이란 정부의 말이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농연 이만수 회장은 FTA로 농업이 입는 피해를 보조금 지급으로 해결하려는 정부 방침을 비판하며 “옥천도 한·칠레 FTA로 보조금 받고 많은 농가가 포도를 폐원했지만 결국 아무 대책을 세우지 못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옥천군농민회 민병용 회장 역시 “정부가 선대책 후비준'이란 말로 농민을 안심시키려 하지만 칠레랑 FTA할 때는 어디 '대책'이 없었냐?”고 반문하며 “농업에 대한 정부 인식이 확 바뀌지 않는 한 선대책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한미 FTA에 대한 논의는 자연스럽게 17대 국회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토론자들은 한결같이 “농촌지역 국회의원이 농민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지역 농업의 현안을 입법 활동이나 정책적으로 풀지 못했고 △건물 신축 등 가시적 성과만 내려했지 농촌 실정을 깊이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했으며 △농업계 최대 현안인 농협개혁안조차 무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살 수 있고, 살고 싶은 농촌 보장돼야

최소한의 소득기반이 마련되지 않으면 농촌 사회는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란 공감 속에서 농업 유지의 필수적 사안들이 법제화 돼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한여농 정영이 회장은 “농촌 사회와 농업노동력을 유지하는데 여성농민이 절반 이상의 몫을 해내고 있음에도 법적지위나 육아·자녀교육문제 등은 국가 차원에서 전혀 보장되고 있지 않다”며 “법적으로 여성농민의 지위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농민이 생산에만 전력을 다하면 유통은 국가에서 책임져주는 시스템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농민 중 60%의 연소득이 1천만원 이하라는 언론보도를 언급한 송윤섭 상임대표는 “국가적으로 '농촌도 사람이 살 만한 곳이다'란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멀리 봐서는 농촌 지역부터라도 무상의료·무상교육을 도입해 농촌지역을 절대적으로 보호하고 생활조건을 바꿔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날 토론회에선 식량자급률'과 '학교급식에 국내 친환경농산물을 공급하는 방안'을 법제화해, 개방 압력 속에서도 최소한의 농업 기반과 식량주권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와 참석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옥천신문 정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