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모 쓴 백발의 어르신들

2월 22일, 탄부 매화 한글학교 졸업식

2008-03-07     송진선 기자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야∼”

초등학교 졸업식장에서 가슴 저린 노랫말과 구성진 음률로 눈물을 흘리게 했던 졸업식 노래다.

2월22일 시골의 한 교회에서 주경야독으로 한글을 읽히고 수학을 공부한 백발의 어르신들이 사각모를 쓰고 졸업, 당당히 초등학력을 갖춘 학생으로 다시 태어났다.

탄부면 매화리에 소재한 매화교회(목사 이동열) 행복한 한글학교 졸업식에는 졸업을 하는 어머니 학생 뿐만 아니라 가족, 그리고 탄부면 주민 자치위원회위원들이 참석해 졸업의 영광을 안은 학생들을 축하해 줬다.

이날 학생 대표로 안복순 학생이 학교를 졸업하는 심경을 담은 감상문을 낭독하자 안복순 학생은 물론 졸업생들이 모두 눈시울을 붉혔다.

전체 졸업생들은 각종 상을 수상해 졸업의 기쁨을 한층 더했고 참석자들은 모두 그동안의 노고에 대한 격려와 함께 당당한 지식인으로 사회에 나서는 이들이 더 수준높은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서로에게 용기를 줬다.

4년 전 교육관을 건축해 개강한 매화교회 행복한 한글학교는 이동열(56) 목사와 부인인 김선희(51)씨가 농한기인 12월, 1, 2월 3개월간 한글 기초를 포함해 11단계, 산수는 4단계의 학습을 지도했다.

처음에는 35명으로 개학했으나 버스 노선정도 읽을 줄 아는 것에 만족한 어머니 학생들이 중도에 포기해 최종 11명이 졸업했다.

졸업을 시원섭섭해 하는 어머니 학생들을 위해 교회에서는 컴퓨터나 영어, 한자교살 개강을 고료하고 있다.

한편 이날 졸업식에서 황의선(사직), 이순자(사직)씨가 우등상을 받고 김경남(보은 성주), 황옥선(사직)씨는 모범상을, 안복순(사직), 김순겸(사직)씨는 우정상을 받았다.
또 선병옥(평각), 어민순(장암)씨는 인내상을 권 영(사직), 김남심(평각)씨는 노력상을, 김광식(사직)씨는 격려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