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여년 된 문관석 도난 당해

마로면 수문리 구병암 선생 묘소 문관석 사라져

2008-02-22     보은신문

최근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고 인정되는 400여년 전 수공으로 제작, 설치된 마로면 수문리 능성구씨 병암공 구수복 선생의 묘소 문관석 한 쌍을 도난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마로면 관기리 구철회(병암공 21대손, 전 보은향교 전교)씨에 따르면 “지난 2월7일 설날 아침, 선대 묘소인 병암공 묘소에 설 맞이 성묘를 갔었는데 묘소 전면에 설치되어 있던 문관석 한 쌍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음을 발견했다”라며 “앞으로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가 도난당하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 묘소는 조선조 중종 1519년 기묘사화에 연루되어 보은 관기로 낙향한 이조정랑(정5품)으로 호당에 사천된 능성 구수복 선생의 묘소다.

1535년 선생께서 작고 하심에 따라 이곳에 안장하고 비석과 문관석 한 쌍, 만주석 한 쌍 등을 설치했으며 사라진 문관석은 400여년이 넘는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수공예품 석조물이다.

한편, 도난당한 문관석의 주인공인 병암공 구수복 선생께서는 기묘사화 후 이곳 관기에 낙향, 고봉에 고봉정사를 창건하고 당시 관직에서 물러난 강능 최원정 선생과 경주 김충암 선생 등과 교우하면서 후학을 가르치고 사회를 순화시킨 선현이다.

현재 고봉정사 옆에 위치한 고봉사에는 최원정 선생을 비롯해, 김충암 선생, 구병암 선생 등 세분의 위패가 봉안돼 있으며, 매년 춘추 정일에 각지의 많은 유림과 유관기관, 그리고 세 분 선생의 후손들이 모여 제향을 모시고 있다.

이와 함께 충청북도 중요민속자료인 선병국 가옥 내 ‘무량수각(无量壽閣)’ 현판도 도난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병국 가옥 내에 설치된 ‘무량수각’ 현판은 추사 김정희 선생이 1840년 유배지인 제주도로 향하던 길에 해남 대흥사에 들러 초의선사에게 써 주고 간 편액을 6·25 전쟁 후 탁본해 현판으로 제작한 것이다.
김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