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관광, 한 번 생각해 봅시다

판단력 부족한 노인들에게 관광을 미끼로 물건 판매 기승

2008-02-15     보은신문

지난 2월11일, 오후 3시 쯤, 내북면 이원리 노인회(회장 천정환, 총무 김재규)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속리산 산악회 사무장이라 소개하고, 이원리 노인들에게 온양온천으로 관광 및 식사, 목욕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며 다음날(2월12일) 오전 10시까지 관광버스 1대를 경노당 앞으로 보내겠다는 전화였다.

이원리 노인회에서는 마을 노인들을 위해 관광을 시켜주겠다는 제안이 고맙게 생각되어 마을 방송과 전화 등으로 노인들에게 이 소식을 알렸고, 다음날 아침 9시 30분 쯤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많은 노인들이 경로당 앞으로 모였다.

관광버스가 도착 된 후 기사에게 관광코스와 어떤 내용인가를 물었더니 전혀 모른다는 것이 아닌가?

노인회 집행부에서는 이를 의아스럽게 생각해 전날 전화를 준 속리산 산악회 사무장에게 전화로 물었더닌 자신은 속리산에서 갑오식당을 경영하고 있으며, 행정동우회 회원이라고 했다.

하지만 행정동우회 및 음식업협회에 확인해 본 결과 갑오식당은 등록도 안된 업소이고, 행정동우회 회원 또한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어 속리면 사내2구 경로당 총무와 전화 통화 한 결과 지난 2006년 12월 쯤, 보은관광협회와 보은택시조합이 공동으로 관광을 시켜준다고 해 속리면 사내 2구 노인들이 대전 신탄진으로 관광을 갔었다고 한다.

사내2구 경로당 총무는 “당시, 노인들은 신탄진을 거쳐 금산에 도착해 녹용약재를 사라는 요구를 받고, 시가보다 배나 비싼 15만원짜리를 30만원에 구입했었다”며 “주로 여자 노인들이 많이 샀고, 물건을 안 살 수 없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뿌리치기가 엄청나게 힘들고 괴로웠었다”라는 얘기를 전했다.

이에 이원리 노인회는 집행부의 결정으로 버스에 타지 않고 피해 또한 당하지 않았다.

이처럼 우리 농촌에는 농한기를 이용해 전화로 판단력이 부족한 나이 많은 시골노인들에게 공짜 관광을 핑계로 물건을 파는 행위기 자주 발생하고 있다.

공짜라는데 현혹되지 말고 앞으로 우리고장 노인들이 다시는 이같은 피해를 입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병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