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에 그림그리듯 도시개발과 관광개발해야

4. 우리지역의 실제

2007-10-26     송진선
1. 정돈된 도시모습
2. 관광시설의 규모화
3. 물의 자원화
4. 우리지역의 실제


지난 호까지 싱가포르를 견학하고 싱가포르의 도시계획 및 개발분야, 관광분야, 상수도 정책에 대해 살펴봤다.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국민소득이 높은 경제 선진국에다 법과 질서를 잘 지키는 선진 국민의식이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선진지 견학이라는 것이 많이 보고 배우고 느끼고 현실에 돌아와서 그것을 접목해 바꿀 것은 바꿔 더 나음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라고 볼 때 우리지역에 접목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다.
이번 호에서는 도시계획 및 도시개발, 관광분야 중심으로 우리지역의 실제를 살펴보고 개발 방향을 한 번 모색하는 것으로 이번 싱가포르 연수 동행기를 끝맺고자 한다. (편집자 주)


우리지역 도시의 현재
현재 보은군내 도시계획이 적용된 곳은 소재지인 보은읍을 비롯해 속리산면 사내리와 마로면 관기리와 수문리 일부와 삼승면 원남리이다.
사내리와 관기리, 원남리 보다 보은읍을 중심으로 보은군 도시계획의 문제점을 보면 도시계획의 난맥상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 가로수 하나 없는 도로
1974년에 처음 결정된 보은읍 도시계획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점은 늘 지적하는 것이지만 주요도로의 차도와 인도가 협소하다는 것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대개 시내 주요도로의 경우 차도 폭과 인도 폭이 넓어서 차도 한쪽으로 차량을 주차할 정도의 여유공간이 있고 인도도 넓어서 가로수 식재가 가능하다. 이는 인근 옥천군이나 영동군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사례다.

하지만 보은읍의 경우 차도 폭이 좁고 인도폭도 좁아서 항상 시내가 아수라장이다. 가로수 한 그루 없는 삭막함에 더해 좁은 차도와 인도에 차량이 주차해있고 갈 길을 잃은 사람은 인도에서 뛰쳐나와 차도를 걷는다.

가게에서 내놓은 상품들이 인도에 즐비하고 과감하게 천막까지 설치해 놓았다.
또 배출일자와 상관없이 타는 쓰레기 안타는 쓰레기가 매일 나와 있다. 참다못한 건물주가 쓰레기 전쟁을 하듯이 이곳에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경고 문구를 써놓기도 했다.

이상은 그동안 보은읍내에서 봐왔던 것들을 머리 속으로 그리면서 정리해본 것이다. 아마도 계획되지 않은 보은읍 도시의 모습은 이보다 더 무질서할지 모른다.

현재 보은읍 삼산리 일대 도시는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는 지경이다. 그렇다고 신흥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는 이평리가 잘 정비된 것도 아니다.

◆ 삭막해지는 이평
새로 도시형태를 갖추고 있는 이평리는 급격히 삭막해져 가고 있다, 이미 도시계획의 건축물로서는 실패한 그런 성냥갑 모양의 아파트가 즐비하게 늘어섰다.

스카이라인이 적용돼야 한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보은에서는 모두 고층이다. 이미 이평리 원주민들이 거주했던 주택형태의 촌락은 아파트 숲에 가려져 있다.

도시계획의 주거지역으로 돼 있는 보은중학교 앞으로도 대한주택공사의 임대아파트 등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고 있어 조만간 보은중학교도 아파트 숲에 가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이평리가 어느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획일적 도시모습인 아파트 숲이 조성됨으로 인해 삼산리 쪽에서도 감상할 수 있었던 삼년산성의 아름다운 석성의 모습은 시야에서 사라지는 중이다.

또 당장은 도로가 그다지 좁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한다고 보더라도 몇 년 후 이평리의 도시계획이 완성됐을 때 분명 현재의 도시계획 도로로는 차량이나 보행인 그리고 가로수 조성 등 도시형태를 갖추기 위해 요구되는 기본적인 수요조차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다.

건물이 들어서고 나서 도로를 개설하는 식도 문제다. 예를 들면 강변 리츠빌이 들어선 곳의 진입도로는 사실상 보청천 제방인데다 월송리와 어암리 진입로 구실밖에 하지 않았다. 그래서 제방상부 면 정도에 포장을 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일대가 도시계획 상 주거지역인데다 강변리츠빌의 고층 아파트가 들어섰고 이어 주택공사의 임대아파트가 완공돼 입주가 마감됐을 때 당초 월송, 어암 주민들 그리고 논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한적했던 시골도로가 주거지에서 나가고 들어가는 차량들로 몸살을 앓을 것이다.

도로가 넓은 것도 아니고. 2차선이 겨우 확보돼 있고 인도는 아예 없어 도로기능을 제대로 수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안타깝게도 삼산리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는 것이다. 또 더 싸게, 더 빨리, 더 많이 지어 공급하는 이미 한물 간 도시의 모습을 우리가 밟고 있다.

그렇잖아도 경쟁력에서 뒤져 있는 보은이 뒤늦게 개발되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도시에서 나타난 시행착오, 문제점들을 그대로 답습한 도시모습으로 경쟁력은 이미 상실해버렸다.

◆ 명품 도시 조성 필요
많은 자치단체에서 최근 명품 도시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도시모습을 재건하고 있다.

모양, 높이, 색깔 등 개성이 없는 똑같은 모양의 건물들이 들어 차 있는 기존의 획일적인 모습의 도시는 신물이 났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고 독창적이고 미적 디자인이 뛰어난 건축물로의 조성을 유도해 도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이미 서울시는 칼을 빼들었다.

간판 정비도 들어갔고 가로경관도 조성하고 있다. 도시경관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아름다운 도시의 모습을 구현하고 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많은 주민들은 도시계획의 문제점을 안고 있는 기존 보은읍 도시계획으로는 명품 도시건설이 어려우므로 학림 들 등 새로운 신도시 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도로 및 상하수도 설치 구획을 잘 정리해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런 도시가 아닌 우리지역만의 차별된 명품 도시를 건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도시색채, 즉 건물의 색깔, 모양, 간판, 그리고 가로수까지 철저하게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

싱가포르는 같은 모양의 건물을 짓겠다고 건축허가를 요청하면 허가해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싱가포르 시내에 고층 건물이 즐비했지만 모양은 다 달랐다. 아파트 단지 또한 같은 모양이 없다.

◆랜드마크 만들자
랜드마크는 건물이든 나무든, 조각상이든 그 지역하면 떠올릴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서울 하면 과거 남산 타워, 63빌딩, 뉴욕 자유의 여신상, 비행기 폭발사건으로 지금은 그라운드 제로로 바뀌었지만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세계 무역센터) 호주의 오페라 하우스, 파리의 에펠탑, 싱가포르의 머라이언 상 등 도시를 상징하는 그 무엇이다.

이처럼 랜드마크는 국가를 대표하는 도시의 개념에서 출발이 됐으나 지금은 지역을 대표하는 것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르비아의 한 마을이 하루아침에 세계적인 관광지로 부상했다고 한다. 수도와 50㎞이상 떨어진 곳에 위치한 지티스트라는 마을인데 이곳은 도시마다 랜드마크를 만들겠다고 수 십 층짜리 건물을 올리고 최첨단 다리를 놓는데 이 마을은 록키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데도 겨우 3m의 싸구려 콘크리트로 만든 록키 조각상을 세워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랜드마크가 지역을 상징하는 홍보효과를 거두는 것은 물론 관광명소로서 각광받는 것을 볼 때 우리지역의 랜드마크는 무엇이 있을까.

갈길 먼 관광대국
속리산이라는 엄청난 자산을 갖고 있으면서도 보은군은 아직도 관광대국으로서의 입지를 세우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과거보다 퇴보해 과연 관광지인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속리산 관광인구 200만명시대는 한 때 화려한 시절에 그치고 지금은 연 6, 70만 명 남짓관광객이 찾는 관광지로 몰락해버렸다. 과거 국내 최고 관광지라는 수학여행지, 신혼여행지의 대명사였던 화려한 명성에 비하면 초라한 수치이다.

소금강이라고 불릴 정도인 속리산은 분명 우리지역의 보배다. 하지만 그동안 누차 지적된 바와 같이 속리산은 문화재보호법, 자연공원법, 도시계획법 등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혀있다.

그렇다고 속리산을 이대로 두기에는 우리지역으로서는 큰 손해이다. 어떻게든 속리산을 이용해먹어야 한다.

현재 속리산이 갖고 있는 관광요소는 고만고만하다. 매력적인 요소는 없다.

◆ 차라리 무동력 전동차를
이번 호에서는 그동안 누차 지적됐던 사내리 집단 시설지구를 상판리로 끌어내려 사내리를 불교성지로 조성하는 것은 논의에서 제외시키고 모노레일 사업과 먹거리, 특색있는 진입로 조성에 대해서만 살펴보겠다.

문장대와 천왕봉을 등산하는 사람들이 지루하게 느끼는 구간인 매표소에서 세심정 구간 중 사내리 노인정에서 법주사 입구 수정교까지 1.4㎞ 구간의 모노레일 설치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모노레일 사업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기대효과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왜냐하면 현재와 같은 코스로는 사람들의 큰 관심을 끌지 못할 것이라는 것. 아직 시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으나 현재 우리나라의 지자체에서 운행중인 모노레일이나 레일바이크 사업과 비교해볼 때 일단 거리가 너무 짧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선군은 7.2㎞의 레일바이크로 31억원이 넘는 수입을 올렸고 이로 인한 지역경제 파급 효과만도 백 5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남 곡성의 명물로 자리잡은 ‘섬진강 기차마을’도 폐철도 13.2㎞ 구간을 이용,지난해 수입이 7억4600만원에 달한다.

경북 문경시도 3개소에서 82대의 레일바이크를 운영, 지난해 5억여원의 수익을 올렸다.

춘천시도 2009년 16.5㎞구간에 꼬마열차 운행을 추진 중이고 제천시는 2009년경 14㎞ 구간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철도영화 종합촬영소 건립과 레일바이크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비교적 장거리를 운행하고 또 주변의 경관을 감상하기에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보은군이 추진 중인 모노레일 사업과 크게 다르다.

현재 보은군이 추진 중인 모노레일 사업은 거리도 짧을 뿐만 아니라 숲으로 뒤덮인 등산로에 불과한 공간이어서 속리산의 절경을 감상하는 것보다 단순한 운송수단으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

싱가포르의 모노레일은 싱가포르 시내와 센토사 섬을 연결하고 있었는데 거리도 길고 바다 위를 통과, 도시 조망권까지 확보해 도시경관을 구경하기 위한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오히려 싱가포로 나이트 사파리를 관광하는데 이용되는 무동력 전동차를 운영하는 것이 훨씬 친환경적인 개발이 될 것이라고 본다.

모노레일은 차라리 속리천 제방도로에 레일을 설치해 상판리와 속리산 사내구간을 운행하거나 아니면 말티고개까지 연결해 주변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전환하는 것이 더 바람직 할 것으로 보인다.

◆ 휴양 명상의 공간으로 조성
속리산의 자산은 법주사와 함께 소나무라고 할 수 있다.

소나무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수종이다. 그래서 최근 조경수로도 각광을 받아 수형이 아름다운 소나무는 수 백만원 대를 호가한다. 그래서 불법으로 굴취하는 사태까지 일어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소나무가 많은 속리산은 그만큼 천혜를 누리는 것이다. 여기에다 난개발이 난무하는 요즘시대에 훼손되지 않은 청정상태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것 또한 재산이 되고 있다.

이 백지상태에 우리는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이다.

우선 소나무와 깊은 산, 수려한 자연경관, 삼강의 발원지라는 깨끗한 물, 수도의 도량인 법주사를 배경으로 명상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미 조계종에서 템플스테이라는 상품으로 사찰을 대중들에게 접근시키고 있는데 크게 호응을 얻고 있다.

템플스테이를 종교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마음을 수련하고 휴식을 취하는 개념으로 자라잡아 불교신자는 물론 기독교 등 다른 종교 신자들도 참여하고 있다.

문화관광부까지 나서서 템플스테이를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 우리나라의 독특한 문화를 체험하고 전파시키고 있다.

치열한 경쟁문화 등 생활여건이나 주변환경에서 현대인들은 늘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고 있다.

스트레스가 비만만큼 모든 병의 근원일 정도로 인식되고 있어 의사들은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고 처방을 내릴 정도인데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 속에서 재충전의 필요성도 늘 존재하기 때문에 휴양·명상공간으로 속리산은 매력적인 요지임에 틀림이 없다.

속세를 등진 산 속리산에 명상센터, 명상의 숲 등을 조성하고 또 천년고찰인 법주사를 중심으로 불교문화회관 및 불교 아카데미 운영, 세계 불교 박물관 건립 등 불교 테마파크 조성으로 불교체험 관광상품을 개발해 전국 불교신자들의 성지순례 코스로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하는 방안으로의 접근도 필요하다.

◆ 메리트 찾는 것 절대적
관광흐름이 보는 관광에서 즐기는 관광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은 누구나 안다.

유물과 유적 등 문화유산이나 지연경관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접 참여하고 체험을 통해 즐기면서 느끼는 관광에 대한 욕구가 커진데다 이젠 먹거리 관광이 대세다.

우리지역의 가장 큰 문제점인 먹거리와 즐길거리의 부재는 전국적인 관광도시를 지향하는데 있어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만의 음식이다라고 자신있게 권할만한 음식부터 개발해야 한다는 것을 이구동성으로 지적한다. 먹거리를 찾아 삼만리도 마다하지 않는 우리 국민성으로 볼 때 먹거리 관광은 단기에 승부를 볼 수 있는 상품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있을까. 세조가 속리산을 행차했을 때 먹었던 수라상을 궁중음식 전문가의 고증을 거쳐 완전 전통식과 현대의 맛이 가미된 세미-전통식을 재현하는 것이다.

또 법주사에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전통 사찰음식을 대중화 시키는 것이다. 현재는 산채음식만 있지 대중들이 찾는 전문 사찰음식점이 없다.

그래서 속리산에 오면 점심에는 사찰식사를 하고 저녁에는 임금님 수라상을 받을 수 있는 것. 호기심을 끄는 관광상품으로 가능할 것이다.

또 속셀르 등진 산 답게 은은한 향기가 있고 풋풋한 우리 꽃으로 도로경관으로 조성하는 것도 웰빙관광객 몰이에 효과적일 것이다.

봄 경관을 조성하는 유채, 여름 해바라기 또는 메밀, 가을철 코스모스와 벌개미취, 구절초 등을 식재하면 관광객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하다. 아니 사진작가들의 발길을 잦게 만들 것이다.

수변을 이용한 관광상품 개발도 필요하다. 사내리 속리산 파크호텔에서 수정초등학교 쪽 방향의 속리천에 설치한 분수 같지 않은 분수가 아니라 경주 보문 관광단지 내 춤추는 음악분수처럼 삼가 저수지나 장재 저수지, 보청천 등에 음악분수를 설치하고 오색 조명을 설치해 야경상품으로 만든다면 밤 시간 특별히 즐길 거리 없는 보은에서는 매력적인 관광요소가 될 것이다.

이외에도 벤치마킹 할 사업들은 얼마든지 있다. 중요한 것은 현재 개발이 안된 백지상태인 보은과 속리산을 어떤 그림으로 채울 것인가 밑그림 그리기를 충분히 하고 그 계획에 의해 사업을 진행돼야 한다. 우리의 미래, 백년대계가 달려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