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연수 동행 취재기

(3)물의 자원화 - 깨끗한 먹는 물 위해 하수까지 정화

2007-10-19     송진선
1. 정돈된 도시모습
2. 관광시설의 규모화
3. 물의 자원화
4. 우리지역의 실제


8월31일부터 9월4일까지 4박5일 일정의 군의회 싱가포르 연수에 동행 취재기를 4차례에 걸쳐 작성하기로 계획하고 9월7일자와 14일자 까지 2번에 걸쳐 보도한 바 있다.
나머지 3회와 4회가 남았는데 그동안 한우축제 특집 및 추석연휴로 인한 휴간, 그리고 10월 들어서는 대추사랑속리축전 특집 보도 등으로 싱가포르 연수기를 게재하지 못했다.
이번 호부터 다음 호까지 연속 보도할 계획이다.(편집자 주)


앞서 보도한 바와 같이 싱가포르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세 가지에 놀란다고 한다. 깨끗한 물, 깨끗한 거리, 깨끗한 정부가 그 것이다.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깨끗한 수질을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 붓고 있는 싱가포르의 식수 정책에 대해 알아본다.

싱가포르는 기본적으로 물이 부족한 나라다. 인구 400만 명밖에 안되는 작은 국가이지만 싱가포르 자체 수자원으로는 먹는 물을 해결하지 못한다.

우리나라도 1993년 유엔으로부터 물 부족국가로 분류할 당시 유엔은 2004년부터 물 부족이 예상되고 2025년이 되면 3분의 2에 이르는 지역이 불 부족 현상이 생길 것으로 예상해 낭비되는 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해는 숙제를 남겼다.

그런데 싱가포르는 우리나라보다 수자원이 더 부족한 나라다.

싱가포르의 지형은 대체로 평탄하다.  낮게 굽이치는 경관 가운데 약 3분의 2가 해발 15m 미만의 평지이고 섬 중앙의 울퉁불퉁한 화강암 고지에 있는 최고봉 티마 산도 높이가 165m에 지나지 않는다.

섬의 동부는 언덕과 침식 계곡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낮은 대지로 이루어져 있다. 중앙 고지의 남쪽과 서쪽에는 해안을 따라 일련의 낮은 벼랑과 얕은 계곡을 이루는 급경사면이 펼쳐진다.

짧은 하천들이 그물처럼 촘촘히 얽혀 있으며 싱가포르에서 가장 길다는 셀레타르 강도 길이가 16㎞에 채 못 미친다고 한다.

연평균 강우량이 2천400㎜에 달하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물 부족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

■ 말레이시아에서 물 수입
그 첫 번 째 해답이 말레이시아에서 수자원을 사오는 일이다. 이는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할 때 약정한 사항이라고 한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사이에 있는 2㎞ 정도 폭의 조호르 해(海)를 관통하는 대형 관을 말레이시아에서 싱가포르까지 설치해 지하수를 끌어오고 있다.

싱가포르는 이렇게 말레이시아로부터 수입해온 물을 총 아홉 단계로 완전 정수 해 국민들이 수돗물을 그냥 먹을 수 있도록 만들고 있으며 싱가포르 연간 물 공급량의 3분의 2 이상이나 된다고 한다. 그리고 남은 양의 물은 다시 말레이시아에 역수출해 돈을 벌고 있다.

결국 싱가포르는 당초 분리 독립시 약정에 의해 물이 부족한 국가이지만 싼값에 물을 사와 자국민들은 저렴한 가격의 수도요금을 내고 풍족하게 사용하고 물을 되파는 무서운 나라다.

■ 사용한 물의 재활용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에서 물을 수입해고도 풍족하게 사용하지만 말레이시아에 대한 물 의존도를 낮추고 물 기근을 이겨내는 방안의 하나로 이미 사용한 물을 식수로 재활용하는 방법을 선택해 실행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물 관리를 책임지는 공익사업청은 하수를 정화한 물(뉴워터·NEWater)을 저수지에 보낸다. 가정이나 공공장소에서 사용한 물을 재처리한 뒤 원수에 섞어 다시 마시는 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공익사업청 쪽은 “뉴워터는 직접 마셔도 되지만 일부 사람들이 직접 마시는 것을 꺼리고, 하수를 재처리하는 과정에서 광물질이 제거되기 때문에 저수지에 넣어 원수와 섞어 먹는 물로 공급되고 있는 것.

뉴워터는 3단계 처리 과정을 통해 생산된다. 일반적인 물의 정수과정을 거친 하수는 뉴워터를 만들어내는 1단계 처리과정인 미세 여과 장치를 통과한다. 이때 0.2㎛(1㎛는 100만분의 1m)보다 큰 알갱이들이 걸러진다.

그런 뒤 0.001㎛ 크기의 입자를 거르는 ‘역삼투압’ 장치를 통과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박테리아·바이러스·중금속·염화물 등이 걸러지고 아주 낮은 수준의 소금기와 유기물을 갖게 된다.

물은 이미 충분히 정화됐지만 마지막 단계로 자외선 소독을 거치면서 새 물로 거듭난다. 이 물을 저수지에 부으면 ‘맛없는’ 재활용 물이 저수지의 물과 섞여 광물질을 함유한 채 가정의 수도꼭지로 흘러나오게 된다.

이렇게 생산된 뉴워터는 싱가포르의 하루 물 사용량의 1%가 넘는다고 한다. 2011년에는 2.5%까지 높일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싱가포르가 이같이 뉴워터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마실 물을 얻기 위해 바닷물을 담수해 정화하는 것보다 하수를 재활용하는 비용이 싸다는 점이다. 뉴워터를 먹는 물의 대안으로 꼽고 있는 것이다.

이같이 하수를 완전 정화해 식수로 재 탄생시키고 있는 뉴워터 센터는 국민들의 견학장소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군의회 연수단이 이곳을 방문했을 때도 싱가포르 중학생들이 견학을 왔었다.

시설을 이같이 공개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수돗물에 대한 신뢰를 심어줄 뿐만 아니라 원칙적으로 물 부족 국가인 싱가포르 국민들에게 물을 아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것인데 그 목적이 효과적으로 수행되고 있는 셈이다.

그런가 하면 하수를 정수해 먹는 물로 공급시키는 뉴워터 센터는 싱가포르를 방문하는 외국 연수단들의 방문 코스이기도 하다.

공익사업청 관계자는 “싱가포르의 기존 물 공급원이 위협받으면 뉴워터로 식수를 보충하는 일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은군의회 연수단의 현지 가이드도 싱가포르에서 이같이 하수를 정수해 먹는 물로 공급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국가를 신뢰해 여기에 이의를 달지 않고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기초자치단체를 비롯해 수자원공사 등이 공급하는 상수도 물을 신뢰하지 않고 상수도 물을 끓여먹거나 사기업이 지하수를 뽑아 올려 팔고 있는 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것과 크게 비교되는 점이다.

싱가포르의 먹는 물은 빗물 등에 의한 말레이시아에서 수입한 지하수와 저수지 물, 하수를 정화한 뉴워터, 해수 등이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 여름철 한 차례 소낙비가 쏟아지는 것과 같이 1년 열 두 달 하루 한 차례 이상 비가 오는 스콜 현상이 있는 등 연중 비가 많이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저수지에 고인 물은 3일이면 바닥을 드러낼 정도라고 한다.

이렇게 자국내 보유하고 있는 수자원이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400여만명에 달하는 국민과 관광객 등 유동인구 600만명까지 연간 1천만명이 물을 사용하는데 불편을 느끼지 않고 있다는 것은 큰 영광이다.

댐을 막아 상수로 사용하고 하천수를 정화해 상수로 사용하고 지하수를 상수로 사용할 정도로 수자원이 비교적 풍부한 것으로 보이는데도 우리나라는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환경오염 등에 의한 기후 변화로 강우가 줄고 또 생활수준 향상으로 1인당 물 사용량 증가 등으로 얼마든지 물 기근 현상은 눈앞에 다가올 수 있다.

하수를 정화해 식수로 활용하고 정부의 상수 공급에 대한 불신으로 지하수 개발행위가 남발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향후 식수정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