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러도 오지 않는 ‘119’

수정리 전동차 전복 사고 신고 후 30분 동안 출동 지연

2007-08-31     보은신문
요즘 길거리에 나서면 부쩍 늘어난 전동 스쿠터를 볼 수 있다. 장애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정말로 좋은 의료 보장구이다. 그러나 전동 스쿠터를 타는 사람들은 면허증이 없어도 탈 수 있기 때문에 비탈길에서 전동스쿠터가 쉽게 전복 될 수 있고, 자동차를 운전하는 운전자들에게도 위협이 되고 있다.

지난 24일 오전 9시30분 경 보은읍 수정리에 사는 김아무(69, 여)씨가 집 앞에서 전동 스쿠터를 타고 나오다 약 2미터 높이의 언덕으로 전동차와 함께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씨는 양쪽 무릎에 인공 관절을 한 장애인으로 길에 쓰러져서 신음하고 있었다. 이 광경을 목격한 황아무(46, 여)씨가 곧바로 119에 전화를 했지만 119 구급대는 오지 않았다.

119에 전화로 신고한 황아무씨는 “119에 신고 한 후 마을 사람들과 현장에 모여 발을 동동 구르며 구급차가 오기를 기다렸지만 전화를 3번이나 해도 구급차는 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결국, 그 무렵 그곳을 지나던 전아무씨가 그 광경을 보고 급한 마음에 119 소방본부로 직접 찾아가 신고했고, 사고를 당한 김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처음 상황을 목격하고 119에 전화를 한 황씨는 “출동한 119 대원에게 거세게 항의를 했다”며 “환자 이송 후 미안하다는 전화가 왔지만 가까운 거리인데도 불구하고 30여분씩이나 출동을 하지 않고 지체하는 119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청주동부소방서 보은 119 안전센터 관계자는 “119로 신고를 하면 청주에 있는 상황실로 연결돼 그쪽으로부터 지령이 내려온다”며 “당시 상황은 청주 상황실에서 지령이 내려오지 않았고, 내방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청주 본부 상황실에 신고가 접수됐는지, 접수됐으면 왜 지령이 내려오지 않았는지에 대한 상황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전동 스쿠터를 타는 노인과 장애인들도 조심을 해야겠지만 위급한 상황에 119에 전화를 몇 번씩 해도 바로 출동하지 못한 이런 상황이 다시는 일어나지 발생하지 않도록 신고 체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할 것이다.
전석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