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여중고 선후배들의 월미도 나들이
보은여고 21회 김명순
2007-06-29 보은신문
매월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서 선후배간의 유대를 다져왔던 보은지역의 동문들이 주체가 되어 모처럼의 먼 여행을 할 수 있었다.
비가 올 것 이라는 기상대의 예보에, 며칠 전부터 마음 졸이던 임원진들과 모든 동문들의 마음은 쾌청히 열린 아침하늘을 보고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휴일날 가족들과 함께 못하는 미안한 마음도 잠시, 분주히 채비를 하고 집을 나오는 발걸음은 마냥 들뜨고 어느때 보다 가벼웠다.
차고지인 보은에서 20여명을 태운 관광버스는 청주에서 다시 10여명을 태우고 휴일의 여유를 만끽하며 훤히 뚫린 경부고속도로를 기분좋게 내달렸다.
그간 모임을 통해 계속 만나왔던 사람이나, 오랜만에 혹은 처음으로 참석한사람이나 모처럼의 동문들끼리의 나들이에 차속은 벌써부터 열기가 뜨거웠고, 초등학교때 소풍가는 소녀들처럼 모두 설레고 즐거운 모습들이었다. 만남의 기쁨에 서로 인사 나누고, 반갑고 그리웠던 얼굴들 보며 얘기 나누느라 차창밖이 여름인지 봄인지는 안중에도 없었다.
초록의 들판을 어느 정도 지나, 회장님의 인사와 함께 각자 자기소개를 모두 마치고 막간을 이용해 노래솜씨를 뽐내며 12시에 드디어 인천 월미도에 도착했다. 서울과 인천에서 합류한 2명과 함께 바다가 보이는 멋진 횟집에서 점심을 맛있게 먹고 모두 유람선으로 향하였다.
3층으로 되어있는 유람선은 각층별로 다양한 문화를 즐기기에 충분했다. 몸이 근질근질했던 성질급한 선배님 몇 분은 1층부터 들러 몸좀 가볍게 풀기도 했으며, 2층에 들러서는 스페인, 러시아 등의 무용수들의 화려한 춤과 중국의 서커스 구경도 했고, 3층 옥상에 가서는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를 보며 사진도 찍고 아름다운 라이브음악을 감상하기도 했다.
와∼!! 바다여∼ 파도여∼!
유람선 옥상에서 내려다 보는 드넓은 바다는 내륙지방에서 자란 우리들에겐 더없는 기쁨과 가슴벅참으로 다가왔고, 바다를 항해하며 맞는 바닷바람은 그간의 고단한 삶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말끔히 씻어주었다. 1시간 30분 동안의 유람선 나들이를 끝내고 가까운 ‘한중문화관’을 들러 잠시 한·중의 옛 문화를 관람한 뒤에, 뒤이어 인천에서 가장 큰 ‘인천종합어시장’에 들러 무척이나 넓고 큰 어시장의 갖가지 어류와 해산물, 젓갈등 쇼핑도 하고, 더러는 싱싱하고 값이 싼 물건들을 한아름 안고가는 흐뭇함을 맛보기도 했다.
하루 일정을 마치고 기분좋게 다시, 왔던 길을 향해 잘 달린다고 생각하는 순간 벌써 고속도로란다.
아차∼! 이를 어쩌면 좋아... 인천친구와 함께 서울서 갔던 나는 어시장에서 나오면서 기사님께서 가까운 전철역 아무곳에나 내려주신다고 했다는 친구의 말만 믿고 친구들과 뒤에 앉아 얘기를 하다보니 이미 고속도로에 접어들었던 것이었다. 다시 차를 되돌릴 수도 없고 가까운 수원에서 내릴까 했는데, 기사님 번거롭게 해드리는 것도 그렇고 이미 한 친구는 다른 친구들의 청주까지 함께 가자는 말에 동의하고 있던 바, 청주가면 올 때의 차시간도 있기에 에라 모르겠다 생각하고 함께 청주행에 몸을 맡겼다.
가는동안 차속의 분위기는 다시 최고조에 달았다. 모처럼의 나들이에 시간을 그냥 보낼 수 없었던 선배님들을 시작으로, 그간의 굳었던 몸을 풀며 더러는 코믹스런 쇼까지 차안은 웃음과 열정의 도가니가 되었다. 땀도 범벅이 되었고 너무 지나친 율동에 힘이 부쳤던 바, 중간 휴게소에서 내려 후배님들의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받아들고 그 후부터는 너무 고조된 분위기를 조용한 노래로 조금 다운시켰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은 어찌나 그리도 한결같이 다 잘 하는지... 특히 ‘여고시절’ 노래를 들을때는 지난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모두가 하나가 되어 꿈많았던 여고시절의 추억과 감회에 젖어 보기도 했다.
청주까지의 2시간여는 너무 즐겁고 뜻깊은 시간이었다. 그 좋은 ‘음악감상’과 선후배간의 돈독한 정, 화기애애했던 차내에서의 분위기를 언제, 어디서 다시 볼 수 있었을 것인가! 선후배, 동기들의 숨겨진 끼와 있는 그대로의 모습들을 가장 가깝고 허심탄회하게 볼 수 있었던 정말 너무 값지고 즐거운 시간이었던 것 같다. 실수로 인천에서 못 내린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었다고나 할까?
귀향길 역시 한치의 막힘도 없이 시원하게 잘 뚫렸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초록의 들녘은 고향을 향하는 즐거움을 한 층 기쁘게 해 주었고, 아주 기분좋은 저녁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7시쯤 청주에 도착해 모두 함께 저녁을 맛있게 먹고, 보은으로 향하는 버스에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며 청주에서 아쉬운 작별을 했다.
인천친구는 청주에 같이 남고 혼자 서울행 버스를 여유있게 타고 오는동안 선배님 몇 분과 동기들에게 오늘 너무 고맙고 행복한 하루였다고 문자를 보냈다. 모두 같은 마음이라고∼...
보은여중고! 학교를 졸업하고 30년, 40년의 세월을 흘러 선배와 후배가 한자리에 모여 옛날을 노래하고 함께 즐기고 웃고 웃을 수 있었던 것은, 아직도 학교가 굳건히 있고, 지역에서 내고장을 지키며 열심히 사는 자랑스런 보은여중고 선후배들이 보은에 많이 계심에 가능했던 것이 아니었겠는가!
너무 자랑스럽고 고향과 학교가 있음이 얼마나 뿌듯한 지 모르겠다.
비도 오지 않고 구름낀 하늘이 날씨까지 도와주어 무난히 하루여행을 할 수 있었음은 축복이었고, 멋진 하루를 선사 해 주신 보은여중고 임원진들과 함께 했던 동문 모든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보은여중고 동문들의 멋진 추억 만들기였던 월미도 나들이!. 한동안 행복으로 오래도록 가슴에 남으리... 무더운 여름에 건강하게 잘 지내시고 어디서나 사랑받고 인정받는 멋진 여인들로 살아가시길∼ 보은여중고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