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부상 수상한 이점순씨

거동불능 시부모 봉양으로 하루가 짧아

2007-05-11     보은신문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한 부모님 하늘아래 그 무엇이 높다하리요. 어버이날만 되면 유행가처럼 흥얼거린다.

그러나 그 끝없이 베푸는 어버이 은혜를 우리는 얼마나 보답하고 있을까. 거동이 불편하다고 방치하지는 않았는지. 전화 한 통 없이 부모님을 외롭게 지내게 하고 있지는 않는지. 어버이날 부모님과 외식한 것으로 1년치 효도를 떼우고 있는 것이 아마도 현실일 것이다. 5월8일 어버이날 효부로 선정돼 도지사 상을 받은 이점순씨와 장한 어버이로 선정돼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은 유제덕씨를 소개한다. 부모에게 효성을 다하는데 상격이 있을 수 있을까. 효부 이점순(45, 보은 이평)씨는 도지사 상을 받았으나 오히려 도지사 상으로는 만족할 수 없을 정도로 효부였다.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도 얼마든지 많을텐데 오히려 부끄럽다”며 겸손해 한 이점순씨 댁을 찾았을 때 자리를 보전하고 계신 시아버지와 시어머니 가슴에 유난히 붉은 빛을 발하는 카네이션이 두 송이씩 꽂혀 있다.

이점순씨가 충남 대천에서 보은으로 시집온 것은 7년 전.

부모님과 함께 살던 총각 양문하(38)씨가 충남 대천으로 놀러갔다 딸 다섯 중 장녀였던 이점순씨를 만난 것이다.

아들만 6형제 중 넷째인 이들 부부는 5년전 자리를 보전하고 있는 어머니와 20년전부터 다리가 성치않았던 시아버지는 1년전 넘어져서 다리를 수술했으나 잘못 돼 그 뒤부터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는 것.

시부모 모두 누가 업거나 해서 모시지 않으면 바깥 출입은 전혀 할 수 없을 정도로 거동이 불편하다. 그러니 이들 부부의 생활은 부모에게 맞출 수밖에 없다.

시부모님이 심심하다고 해서복지관에 모시고 갔는데 힘들어 해서 자주 못 모시고 가고 가끔 복지관에서 빌려준 휠체어를 이용해 시부모님과 함께 뱃들공원 등 바깥 나들이 구경을 하고 있다.

대소변은 기저귀를 사용해 그나마 이불빨래 등이 줄어 다행이지만 목욕 등은 부부가 함께 한다.

어느 때는 같이 보은읍에 거주하는 동서와 함께 씻겨 주기도 하지만 남편과 동서들이 손이 나지 않을 때는 이점순씨가 혼자 씻겨줄 정도다. 방 청소도 자주 해 시부모의 방에서는 전혀 냄새가 나지 않았을 정도다.

고기, 생선 등을 좋아하고 사람들이 와서 시끌벅적한 걸 좋아하는 시부모님을 위해 형제들이 자주 모여 삼겹살도 구워먹는 등 우애있게 지낸다는 이점순씨.

현재 시아버지가 기초생활 수급자로 돼 있어 나오는 생계비로는 부모님 모시기도 벅차다. 기저귀에 약값대기도 힘들다고 한다. 그래도 지역의 각종 단체나 기관에서 관심을 쏟는 곳이 복지시설에 몰려있어 집에서 간병을 하는 경우는 이런 혜택도 받지 못해 순전히 자신들이 필요한 물품을 사야한다는 것.

살림이 넉넉하면 다행이지만 남편이 한달 100만원 벌이도 안돼 집세 내고, 전기요금, 수도요금 등을 내면 살림이 빠듯하다.

자신들은 트럭이 있어서 수급자도 될 형편이 안된다고 한다. 시부모 때문에 일을 할 수가 없는 이점순씨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몇 평 안되는 텃밭을 얻어 고추를 심었다.

그냥 자신이 처한 형편을 슬기롭게 받아들이며 부모님과, 시동생들과 함께 우애있게 지내는 이점순씨에게서 넷째이지만 맏며느리 냄새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