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생활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2000-05-13     보은신문
시대가 어렵고 각 박해져가는 사회속에도 인간은 어떠한 문화든지 형성하면서 공동체를 형성해 나간다. 뒤떨어진 문화일지라도 많은 사람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풍류할 수 있다는 것은 삶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최근 외국 관광객들에게 인기있는 관광상품중 하나가 한국의 전통가옥인 한옥에서 잠을 자고 한옥의 풍취를 느낄 수 있는 한옥호텔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침대문화에 길드려진 외국인들에게 한옥의 구등장은 새로운 문화의 체험인 동시에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체험하고 싶은 문화라는 점에서 문화의 새로운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얼마전만해도 외국인들의 문화에 맞는 고급 양식호텔과 음식을 잘 갖추어야 인기를 끌던 것이 이제는 외국인들의 관광문화도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의 비유와 풍습을 맞추기 위해 많은 재원을 투자하는 시대는 뒤떨어진 관광문화라는 것이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 이라는 말과 "우리의 전통문화가 세계적인 문화"가 될 수 있다는 말들이 문화의 추세를 대신해 주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우리지역의 문화는 결코 어느지역, 어느것보다 뒤떨어지지 않는 문화를 보유한다고 자신할 것이다.

대자연의 보고인 속리산과 천년고찰 법주사, 세계유산에 버금가는 삼년산성, 마을 곳곳에 숨겨진 향토문화의 흔적은 지금 이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긍심을 느끼게 하는 자랑거리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세계적인 문화 및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재정자립도는 열악하고 이농현상은 지속되고 무엇하나 잘살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군민의 새로운 의식전환이 요구됨을 새삼 느낀다. 경제적으로 넉넉해야만 삼년산성을 둘러보고 법주사의 문화유산을 찾아보는 것이 아닌 지역문화를 답사하는 것이 생활의 일부가 되도록 지역민의 문화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어느때보다 필요한 때이다.

각 마을별로 예전 조상들이 펼치던 사물놀이를 되살리면서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려는 모습은 생활에 활력을 주는 것은 물론 문화를 창출해 나가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보은이 보유하고 있는 꾸미지 않은 무형의 문화와 농촌생활 모습 그자체가 이제는 최고의 관광문화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의 입맛에 맞추기보다는 매운 고추맛을 실감할때 그들이 원하는 색다른 문화를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문화는 포장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이며 허물어진 담을 더이상 허물어지지 않도록 보존할 수 있는 의식전환이 필요할 때이다.

지금 현재의 문화를 지키지 아니하고 새로운 문화만을 창출하기 위한 노력은 경제적, 시간적 낭비가 될 것이며 풍요속에서 창출되는 문화가 아닌 지금의 꾸미지 않는 문화가 세계적인 문화로 성장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