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축제 개최로 본 보은 소싸움 대회 전망
소싸움 전국대회 성공 예감
2006-09-11 송진선
전국적으로 전국 규모의 소싸움대회는 10∼12개에 달하지만 전라도와 경상도에서만 행해지고 중부권에서는 아직 어느 곳에서도 개최되지 않아 보은군에서 전국 규모의 소싸움 대회를 개최할 경우 충분히 성공할 승산이 높다고 전망했다.
행사를 주관한 한우협회 군지부에서도 기대이상으로 사람이 많이 참여해 군민들이 축제를 즐긴 것을 보면 볼거리가 충분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박2일 일정이나, 2박3일 일정으로 개최해 외지인들에게 보은의 먹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면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루 행사로 끝낸 것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내년에는 2박3일 일정으로 전국 규모로 행사를 치러 청주, 대전, 수도권에서도 소싸움을 보러 오게 한다는 계획이다.
쌀, 고추, 과수 등 농작물 보다 한우가 현재의 농촌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작목이다. 보은 한우가 전국적으로도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이번 한우축제는 전국에 보은을 한우고장으로 고품질 한우고기를 생산하는 지역으로서의 명성을 얻게 한 중요한 기회가 됐다.
그렇다면 보은 한우축제가 전국 행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 소싸움장 10만명 운집 보통
전국적으로 이름난 소싸움 대회에 10만명이 운집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청도 소싸움 30여만명이 몰리고 진주시, 창녕지역 등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에는 지역민들이 행사장을 인원도 포함되는 것이지만 소싸움 마니아들이 형성돼 있어 소싸움이 열릴 마다 열일 제쳐두고 행사장을 찾을 정도다.
이들은 당일 코스가 아니라 최소한 1박2일 길면 2박3일 코스로 지역을 방문하니까 숙박비, 식사비, 기타 잡비 등 체류하는데 소요되는 경비를 다지면 1인당 10만원이상 소비하는 꼴이 된다.
2, 30만명이 1인당 10만원이상을 지역에 쏟아놓는 꼴이니 충분한 외자가 유치되는 셈이다.
이같이 전국의 관광객들을 불러모을 수 있는 소싸움 경기를 위해서는 그만한 장소가 필요하다.
청도나 진주시는 소싸움을 위해 별도로 원형의 전통 소싸움경기장을 건설했다. 전통 소싸움경기장은 관람석 외에도 싸움 소가 쉴 수 있는 계류사가 필요하고 소 운송차량들의 주차장 뿐만 아니라 관람객들을 위한 주차장을 갖춰야 한다. 여기에 관람객들이 소싸움을 관전하기 위한 관람석도 갖춰야 한다.
한우협회 보은군지부는 보청천 하상에 만든 소싸움장을 위해 시설을 뜯었다 만들기를 4차례나 했다고 한다. 소들은 도는 습성이 있어 경기장을 원형으로 갖춰야 하나 경기장 규모가 나오지 않아 그나마 네모형태로 경기장을 만들었다.
이번에 보은을 찾아 소싸움 해설을 맡은 민속투우협회 강용기씨는 이번에 보은군에서 개최된 소싸움은 맛보기 용 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한우 사육기반을 확충하고 한우고기 소비를 늘려 농촌의 경제력을 키울 수 있게 하기 위해 투우 경기를 치르기에는 제반여건이 부족했지만 투우 저변을 확대하고 민속경기로서의 부흥을 꾀하기 위해 기꺼이 싸움 소 축주들이 보은군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강용기씨는 그러면서 소싸움은 최소한 3체급, 크게는 5체급까지 경기가 열리는데 전국에서 200두 가까이 참가하기 때문에 싸움소들이 행사기간에 머물 수 있는 계류장을 갖추고 대형 주차장도 만들어야 한다며 보은군에서 소싸움대회를 개최하려면 최소한 이것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 소싸움장 확보가 관건
올해 처음 소싸움대회를 개최한 한우협회군지부는 내년에는 3체급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1체급 경기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경기를 치른 보청천 하상으로는 부족한 것이 눈에 보인다. 계류장이니, 관람객들이 주차할 수 있는 공간에 관람석까지 갖추기에는 공간이 협소하다. 더구나 원형이 나오지 않아 부득불 네모형태의 경기장으로 만들었으니 싸움소들이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는 것이다.
일부는 항건천과 보청천이 만나는 해병대 방범초소 인근의 합수머리가 적지라고도 한다.
계류장만 별도로 확보하면 주차장은 항건천 및 보청천 하상주차장과 문화예술회관 앞, 보은중학교 입구, 해병대 초소 앞 등의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는 것.
이미 이곳은 4륜구동 오프로드 차량들이 라크롤링, 트라이얼 경기를 이곳에서 치른 바 있는데 특별히 관중석 없이 항건천 제방과 남다리, 보청천 제방 및 월송리 쪽 제방이 관중석으로 변해 많은 군민들이 경기를 관람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축제의 시범경기에 특별한 홍보 없이 3000여명이 운집한 것을 보면 내년 정식적으로 소싸움대회를 개최해 대대적으로 홍보할 경우 최소한 1만명 이상이 몰린다고 봤을 때 합수지점이 경기장으로서 적합할지는 고려해봐야 한다.
그런가 하면 폐교 중 경기장으로 적지인 곳을 골라 하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으나 규모가 나오는 곳을 찾기도 어렵다. 따라서 시내 휴경지를 찾아 임시 경기장으로 조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니면 내년부터 상시 주5일 수업이 시작되므로 행사를 금·토·일 일정에 맞추면 경기를 보은자영고 운동장에서 개최하고 계류장 및 주차장은 보은여중고 운동장을 활용하는 것도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 프로그램 다양화 해야
이번 한우축제는 소싸움말고도 주최측에서 품평회를 열고 소달구지도 마련하는 등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했으나 주민들에게 제대로 선을 보이지는 못했다.
품평회에 출품된 소가 적었고 소달구지 운전 모습도 선을 보이지 못했다.
관중들은 소싸움 장 주변과 먹거리 코너에만 북적거렸을 뿐이다. 따라서 내년에는 보다 다양하고 짜임새 있게 행사를 진행해 전체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도록 해야 한다.
농경문화 때 없어서는 안되었던 소는 논을 갈고 밭을 갈기 위해 꼭 필요한 존재였다. 멍에, 코뚜레, 짐을 싣기 위해 소 등위에 얹었던 안장, 소 먹이통이었던 구유, 소털을 긁어주는 기구, 쟁기, 써레 등을 전시하는 것도 볼거리로 충분하다.
또한 정미소가 없을 때 요긴하게 썼던 연자방아를 돌려보게 하거나 쟁기질 등을 시연하고 관객들이 체험을 하는 시간도 갖게 하고 달구지를 타고 일정 구간을 돌아보는 것도 체험행사로는 그만이다.
꽃단장을 한 어린 송아지가 출전해 벌이는 송아지 달리기 대회나 시범적으로 로데오를 해보는 것도 관심을 끌 수 있다.
과거 눈으로 보기만 했던 것에서 직접 체험해보는 것으로 관광행태가 바뀐 것을 충분히 활용해 축제를 기획하면 외지인들이 몰려드는 축제가 될 것이다.
■ 한우 및 농산물 판매와 연계돼야
최근 도내에서 열린 축제 중 성공한 축제로 영동 포도축제를 꼽고 있다.
포도축제는 현재 인기를 얻고 있는 KBS 드라마 ‘포도밭 그 사나이’를 영동에서 촬영을 하고 있어 영동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향상됐고 영동포도에 대한 인식이 크게 좋아지는 효과까지 얻었다.
8월25일부터 28일까지 난계 국악축제와 포도축제를 통합 운영한 결과 포도를 비롯 복숭아 등의 과일류와 와인, 포도즙 등 관련 농·특산물과 가공품 판매액이 약 8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관광객 수만 해도 5회에 걸쳐 운영된 관광열차를 통해 3100여명, 145대의 버스가 동원된 버스투어 이용객 6500여명, 개별 방문 1500여명 등 총 1만2400여명에 달했고 행사 프로그램 중에서는 가족단위 체험학습이 가능했던 포도따기 체험장이 최고의 인기를 누린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한우축제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바로 한우고기를 판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만약 행사장 한 코너에 조랑우랑 등 지역 한우를 도축해 등급별로 가격을 산정해 판매를 했다면 상당한 판매실적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행사가 방송된 후 한우협회에는 보은 한우고기 판매를 문의하는 외지인들의 문의 전화가 많이 온다고 한다.
따라서 행사 기획부터 외지인들을 불러모아 관광경기를 활성화할 수 있는 것으로 기획해 고품질 한우고기 및 지역 농특산품 판매 코너를 만들어 축제를 관람하기 위해 온 외지인들이 지갑을 열게 해야 한다.
볼거리, 체험프로그램 질좋은 우수농특산물 판매장 등이 서로 맞물려 윈-윈 작용으로 행사도 풍성해지고 농·특산물 판매는 물론 관광객 유치 실적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축제로 승화돼야 한다.
올해 개최된 축제에 대한 심도있는 평가를 통해 문제점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또 다른 지역을 견학, 벤치마킹으로 축제를 보완하면 내년 축제는 더욱 볼거리가 풍성한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축제가 지역경제를 살리는 산업으로 인식된지 이미 오래다. 보은 한우축제도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조짐을 이번에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