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하늘이시여!
전 일 용(탄부벽지,서울)
2006-06-09 보은신문
어느 유권자의 탄식처럼 분통이 터져 손가락이라도 자르고 싶은 심정이다. 사람 보는 안목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옥석을 가리는 눈이 멀어 있었다. 이제 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 일까마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표를 던진 그 사람을 최고 지도자로서의 자질은 단 1%도 갖추지 못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그는 오만과 독선, 경솔한 언행, 그것만으로도 최고 지도자로서의 자질은 아닐 터이다.
최고 지도자라면 입은 닫고 귀는 항상 열려있어야 한다. 나라를 경영함에 있어 좋은 충고는 정책에 반영하여 국민들이 편히 살 수 있도록 노심초사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그는 늘 편가르기, 상대방 헐뜯기, 양극화 부추기기, 과거사 청산 등 해괴한 일에만 매달려, 3년도 넘는 그 소중한 시간을 분쟁으로 일관해 오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참패는 현정권에 대한 국민의 탄핵이며 불신임이라고 여권 핵심 인사의 입을 통해서 나온 말이다. 당의 존립마저도 위태로운 지경이다. 사정이 이와 같음에도 최고 지도자의 입에선 다시 한번 상식을 뒤엎는 억지소리가 튀어나와 국민들을 아연실색케 하고 있다. 그는 선거 자체를 부정하였다. 선거는 민주주의가 선택한 가장 민주적인 민주주의의 꽃이다. 이번 지방선거 참패의 원인은 잘 알려진 대로 현정부의 무능, 독선, 오만, 경제정책 실패로 인한 국민 경제의 파탄에 있음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무릎꿇고 머리 조아려 국민에게 사죄했어야 했다. 그리고 눈물로 참회하고 깊이 반성했어야 옳았다. 그런데 그는 적반하장으로 ‘선거에 졌다고 역사의 역할이 틀린 것은 아니다.’‘역사에서 옳은 주장을 해도 그 주체가 선거에서 반드시 이기는 것은 아니다.’ 그러면서 한술 더 떠 ‘선거보다 제도가 미래를 결정한다.’는 등 들어보지도 못한 억지 논리로 국민을 일거에 무시하고 깔아뭉개 버 렸다. 그의 어법이 늘 그렇듯 좀 아리송하지만 해석을 해보면 ‘선거에 졌다고 자기가 잘못한 것은 아니다.’‘자기가 잘 해도 선거에선 질 수도 있다.’ 참 편리한 자기 합리화요, 궤변도 이쯤 되면 그의 정산상태를 의심해보아야 할 정도다.
그러면서 그는 계속해서 자기 방식대로 정책을 펴나가겠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 그 위정자 밑의 국민이라는 사실이 이리도 부끄럽고 창피할 수가 없다.
아! 이 일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땅을 치고 통곡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
조선조 폭군 밑에서 억압받던 백성의 심정이 이런 것이었을까. 현재 남은 임기 1년 반도 넘는 시간은 너무 길다.
그 긴 세월을 어찌 감당해야 할지 눈 앞이 캄캄하다. 생각하면 밥맛도 떨어진다. 그런데 그런 그에게 연민의 정이 느껴짐은 어인 일인가. 그 자리가 어떤 자리인데........ 하늘이 낸다는 그런 자리 아니던가. 나라면 이렇게 하겠다. 입은 닫고 귀는 열고 편가르기, 과거사 집착하지 않겠다. 미래 지향적으로 나아가며 급박하게 돌아가는 국제 정세에 시각을 두고, 주변 강대국들과 협조해 나가겠다. 그리고, 국민이 원하는 것만 골라서 하겠다. 적을 만들어 싸움질하는 것보다는 얼마나 생산적이고 희망적인 일인가. 하도 답답해서 해 본 소리다. 하늘이시여! 죄 없는 순박한 우리 국민들에게 축복을 내려 주소서!
단기 사천삼백삼십구년 유월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