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기호놓고 후보자 ‘신경전’
당 공천 받았어도 가나다 순에 따라 뒷칸으로 밀려나
2006-05-19 송진선
한 지역구에 후보 1명씩만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제와 달리 확대된 중선거구에 주요 정당이 2∼3명의 후보를 내보내면서 기호 배정에 따라 후보간 희비가 교차하는가 하면 같은 당 후보간에도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기초의원 후보자의 기호는 입후보 등록 마감시한인 17일 오후 5시 이후 1시간 내에 최종 결정된다.
현행 기초의원 후보자 기호결정 방식은 같은 정당에서 2명 이상의 후보를 낼 경우 성명의 가, 나, 다 순으로 부여하도록 돼 있다. 1-가, 1-나, 2-가, 2-나, 3-가, 3-나, 3-다 등과 같은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1-나를 배정받은 서울지역 열린우리당 기초의원 모후보는 최근 이 같은 기호 결정 방식이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유권자들이 앞 번호를 선호하기 때문에 `나' 와 `다'를 배정받은 후보자는 `가'를 배정받은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게 그 이유다.
기호문제로 인해 겪는 기초의원 후보들의 불만이 만만치 않은데 그 내용이 다소 색다르다.
열린우리당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또한 공통 기호는 ‘1’과 ‘2’이지만 같은 1번이더라도 가 선거구와 나선거구는 2번째 칸, 네 번째 칸에 배정되고 다 선거구는 정당 공천을 받았더라도 6번째 칸에 배정된다.
이에 따라 후보자들은 당 기호를 투표용지의 칸에 적용해 유권자들이 기표를 할 수도 있어 일부 후보자들이 뜻하지 않은 득을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보은군의원 선거에 나선 모 후보는 “기호에 대한 홍보가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이라며 “아예 모의 투표용지를 만들어 갖고 다니면서 홍보를 해야할 판”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