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부 이창구씨 주민의 손발
편지는 물론 김밥에 사료도 배달
2006-04-21 보은신문
그들의 배달 가방에는 편지와 각종 공과금 청구서와 함께 김밥, 비누와 치약도 들어있고 ‘우체부 아저씨’들이 타고 다니는 오토바이에는 비료와 농약, 개 사료도 있다.
보은우체국 물류과 집배실장 이창구(47)씨는 우편물만 배달하는 것이 아니라 생필품에서 공과금 처리 등의 생활 심부름을 도맡아 해주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칭송이 자자하다.
매일 아침 6시30분이면 우체국에 출근해 그 날 배달할 우편물을 분리하다 보면 주민들로부터 걸려오는 생활 심부름 전화를 받는다.
전화 내용은 농민들이 새참으로 먹을 김밥에서부터 콩나물 등 밑반찬 주문까지 내용도 가지각색이다.
이 실장이 주민들로부터 주문을 받은 생활필수품에 우편물 700∼800통을 오토바이에 싣고 배달하는 곳은 내속리면 일대로 하루 이동거리만도 200리에 달한다.
이 실장은 “겨울철에는 하루 2∼3건 요즘처럼 농번기에는 5∼6건의 생활 필수품 구입 심부름 전화를 받지만 매일 주민들과 만나는 우체국 집배원이며 누구나 이 같은 생활 심부름을 하고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하고 있다.
지난 91년 충청체신청장 표창을 받은 것을 비롯해 아산사회복지재단으로부터 효자상을 받기도 한 이 실장은 “28년 동안의 집배원 생활 중 79년 겨울 삼가저수지 인근에서 많은 눈으로 절벽에서 떨어진 노인을 구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우체국 집배원이 천직인 것 같다”며 환히 웃었다.
한편 이 실장은 부인 원정숙(45세)씨와의 사이에 2녀를 두고 있으며, 취미는 사진 촬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