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영웅 변천사도 보은의 딸

어머니는 강명자씨 삼산초교 39회

2006-03-10     송진선
토리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한국의 금메달 수상의 수훈갑이었던 변천사 선수도 알고보니 보은의 딸이었다.

특히 여자 1500m 결승에서 석연찮은 판정으로 동메달을 놓친 뒤에도 애석해 하는 어머니를 위로하던 변천사는 마음까지 천사여서 경기를 지켜보던 국민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바로 그 변천사의 어머니 강명자(67)씨가 보은읍 삼산리에서 태어난 삼산초등학교 39회 졸업생이다.

송석우 선수를 비롯해 여자 쇼트트랙 간판인 변천사 선수까지 국내 쇼트트랙을 빛낸 선수들의 보은인이라는 점에서 자긍심을 갖게 한다.

동계올림픽을 마치고, 한 달만에 귀국한 2월28일은 공교롭게도 어머니 강명자씨의 생일이었고 변천사는 이날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선물, 금메달을 어머니의 목에 걸어줬다.

변천사는 어머니 강명자씨가 결혼한 지 22년만인 1987년, 47세의 나이에 어렵게 얻은 딸이다.

그동안 좋다는 약을 다 써봐도 아이가 생기지 않았는데 강씨의 친정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한 달 전 기적같이 아이가 생겼고 그 아이가 바로 변천사 선수인데 하늘나라 천사가 아니라 내 천(川)에 모래 사(沙)로 냇가의 수많은 모래 중에 단연 돋보이라는 뜻에서 ‘천사(川沙)’라는 이름을 지어줬다고 한다.

금지옥엽 같은 딸에게 강명자씨는 수영, 피아노, 미술, 바둑, 태권도, 웅변, 스케이트 등 안 가르쳐 본 것이 없고 강명옥씨는 딸이 5살 때부터 스케이트를 함께 배워 지도자 자격증까지 따냈다.

변천사 선수가 쇼트트랙과 인연이 된 것은 6살 때 유치부 스케이트 경기에 출전했는데 초등부 기록을 깼을 정도로 실력이 출중했고 초등학교 명문 사학인 리라초등학교에 입학해서도 계속 스케이트를 탔다고 한다.

그리고 목일중학교 2학년 때 국가대표에 선발됐고 올해 신목고를 졸업, 한국체대에 입학했다.

그동안 변천사 선수는 2003 세계 주니어 선수권대회 1500m와 500m 1위, 여자종합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2004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1000m 2위, 3000m 1위, 3000m계주 1위, 여자종합 3위를 기록했고 2005 제2차 쇼트트랙 월드컵 1000m 2위, 3000m 1위, 여자종합 1위를 찾햇다.

그리고 2005 제3차 쇼트트랙월드컵 3000m 계주 1위, 이번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 1500m 동메달을 수상했다.

이렇게 훌륭한 딸 변천사의 어머니 강명자씨는 7남매 중의 다섯째로 군 농협 주변에서 살다가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바로 대전으로 이사하고 외가도 옥천으로 이사했으며 대전에서 중고등학교와 대학교까지 졸업한 엘리트 여성이다.

보은에서 살 때 외삼촌 방규식씨가 우체국 옆에서 이발소를 운영했으며 동네에는 연못이 있었으며 장신천에서 멱도 감고 썰매를 타던 추억 등을 회고했다.

현재 고향 보은에 가까운 친척이 없어 그동안 방문할 기회가 없었으나 2개월전 옥천 금구리 부모 산소를 성묘하고 보은에 들러 옛날에 살던 곳 등을 둘러보았다고 한다.

이번에 강명자씨를 취재하면서 또 하나 발견한 사실은 남자 쇼트트랙 5000m계주에서 역시 금메달을 수상한 송석우 선수와 강명씨는 사돈지간이라는 것. 강씨의 시누남편과 송석우 군이 6촌지간이라고 한다.

강명자씨에게 변천사선수와 금의환향을 주문하자 4월중이든 시간을 만들어 딸과 고향 방문하는 것을 한 번 추진해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변천사선수와 어머니 강명자씨에 대한 얘기가 MBC 방송을 통해 지난 9일 밤 7시 20분 ‘가족 愛 발견’으로 방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