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신협 선거통해 인적 쇄신 돌파구 마련
2006-03-03 김인호
부이사장으로 선출된 이영범(41) 전 JCI 보은회장은 동광초(9회), 보은중(30회), 청주세광고, 충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이번 신협 임원선거에 나서 단숨에 부이사장 자리를 꿰찼다.
대학 졸업 후 아버지가 운영하던 남선 알미늄 새시 사업체를 물려받아 14년 동안 해오다 전격적으로 부이사장 선거에 뛰어들었다. 무보수 명예직이기는 하나 정규대학을 졸업하고 사업가로 기초를 잡은 후에 선거전에 나서 현직 이사로 터를 다진 상대후보의 아성을 한꺼번에 무너뜨렸다는데 이목이 쏠리고 있다.
더구나 그간 선거와는 무관해 보였던 인물이란 점에서 관심이 특히 간다. 그의 출마도 갑작스레 진행됐다. 선거등록 바로 전 이사로 나올 것이란 예측도 있긴 했으나 부이사장 후보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처녀 출전해 이사로 선출된 김남호(41세) 한화 환경산업 대표도 비슷한 케이스다. 돌연 출사표를 던진 김 신임 이사가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1위로 이사가 선출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김 신임 이사는 동광초(8회), 보은중(29회), 보은고(5회)를 나와 충북대 토목공학을 전공했다.
김남수 한의원장의 친 동생이기도 한 김 이사는 대학 졸업 후 개인사업을 해오다 선거전에 처음 발을 들였다. 보은고 동기생들 및 선후배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보은조기회를 발족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들은 추후 이번 선거출마를 계기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차기 앞으로 각종 선거에서 젊은 신세대 출현의 신호탄이란 관측이 돌기 때문이다. 또 정규 대학코스를 밝은 인물이기도 하고 보다 젊기 때문이다.
보은신협 임원선거에서 또 다른 관심사는 과연 누가 상임이사장에 오를 것인가 였다. 그만큼 예측불허의 보기 드문 치열한 선거전이 치러졌다. 하지만 결과는 의외로 싱겁게 끝이 났다. 이남수 상임이사장이 차점자와 두 배가 넘는 현격한 표차로 판정승했다. 선거 결과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리라던 예상도 큰 표차로 인해 잠길 전망이다.
이번 선거는 신협 사상 초유로 치러진 선거인만큼 선거전 못지않게 임원선출을 위한 투표에서도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다.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3500여 조합원들은 문화예술회관을 두 줄로 길게 늘어서 오래 동안 기다리는 불편도 마다하지 않았다. 신협 선거로 읍내는 사람들로 붐벼 마치 장날을 연상케 했다.
내가 이용하는 신협의 대표는 내손으로 직접 뽑는다는 조합원들의 간절한 염원이 담겨져 있지 않으면 접하기 힘든 진풍경이 연출됐다. 새로 선출된 임원진은 이런 조합원들의 성원을 잊어서는 결코 안된다. 주로 서민들이 애용하는 신협은 여수신을 위주로 운영되기 때문에 경영부실은 곧 조합원들의 귀한 재산권을 상실하는 것이다.
이런 점으로 볼 때 임원은 명예보다 막중한 책임감을 떠안고 있다. 당선의 기쁨도 잠시하고 조합원들을 위한 좀더 차원 높은 신협으로 거듭나는데 혼신을 다해야 한다. 혹 선거전에서 앙금과 갈등이 남아있다면 조합의 장래를 위해 화합으로 승화시키는 지혜가 모아져야 한다. 이번 기회에 9천여 조합원들이 신임 임원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사실을 당부하고 싶다.
또 패한 후보자들도 새로 선출된 임원들이 제 기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게 분열이 있었다면 과감히 훌훌 털고 신협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신명나게 일하는 분위기 조성에 협력하는 미덕을 발휘해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