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농협, 사상 최초 인사 다면평가 실시

노사 각각 50%씩 평가해 승진인사에 적용 노사관계 모범보여

2006-02-10     김인호
보은농협(조합장 안종철)이 승진인사에서 사상 처음으로 다면평가제를 도입해 그 결과를 눈앞에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은농협은 전년도 노사(전국농업협동조합 보은지부 나기철) 합의에 의해 인사운용 및 다면평가제의 도입 등의 내용을 포함한 보충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르면 농협은 3급 이하 승진인사 및 기능직의 별정직 임용, 비정규직 운용 등 인사운용 시 종합인사고과 평점 50%와 간부직원을 제외한 직원이 평가한 다면평가 50%의 합계점수 순으로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운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명문화 했다.

이에 따라 보은농협은 2005년도 종합업적 우수사무소로 선정되면서, 승진시험 없이 4급 특별승진 천거대상자 1인을 이 같은 방식으로 인사위원회에 천거하게 됐다.

다면평가제의 도입은 과거 조합장의 고유 권한이었던 기존의 방식을 과감히 탈피한 새로운 방법의 채택으로 도내에서는 처음이고 전국에서도 아주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로 인해 보은농협은 지난 8일 다면평가자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4급 승진대상자 보은농협 전체 승진대상자 30여명 중 경력평점표에 의해 선발된 10인에 대한 다면평가를 실시했다.

다면평가자로는 간부 직원(11명) 및 피평가대상자 10명을 제외한 보은농협 직원 88명 중 20명으로 구성했으며, 피평가대상자는 10배수로 했다.평가자 20명은 3.4급 5명, 5.6급 8명, 기능직 3명, 비정규직 4명 등으로 구성됐다.

다면평가는 업무추진력, 리더쉽, 자기개발성, 업무지식, 업무능력, 의사소통, 생활태도 등 7개 항목으로 평가자 20인이 피평가대상자를 대상으로 1위부터 10위까지 순위를 매겼다.

이 순위결과와 조합장과 상임이사가 집계한 서열(50%)점수의 합산점수로 이번 특별승진자가 조만간 판가름 날 전망이다. 평가결과 합계가 동수일 땐 연공서열로 정한다.

이날 평가자로 참여한 한 관계자는 “순위를 매기는 것이 인간적으로 심적 부담감이 컸다”고 말했다.

이번 다면평가제 채택은 충북 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유례가 없던 일로 알려지면서 보은농협의 실무자들도 상당한 부담감을 안고 최대한 공정성을 살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평가항목과 피평가대상자 명단에서 제외된 승진후보자들 사이에 뒷말이 무성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번 다면평가는 그간 조합장 1인이 좌지우지했던 관행을 벗어나 어느 한곳으로 집중된 권한의 50%를 직원들에게 부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립하기 쉬운 노사가 이해 득실관계를 뒤로하고 대립 없이 원만한 합의로 실행에 옮겼다는 점에서 전국 지역농협의 노사로부터 모범사례로도 뽑힐만한 사항으로 여겨질 만큼 높게 평가할 만하다고 보여 진다.

다만 도입 초창기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항목 등에서 미비한 점이 있었다면 이의 보완으로 다면평가의 긍정적 취지를 충분히 살려나가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 조합장은 이번 평가와 관련해 “승진인사 후의 불만을 줄이는 대신 직원 내부 간 갈등을 겪는 등의 장단점이 있다. 평가위원으로 간부를 제외한 전 직원이 참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불협화음의 요소를 최대한 개선해 나가는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