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은 또다시 물먹었다

2005-12-23     송진선
지난 23일 밤 11시가 넘어서야 충북도의 혁신도시가 최종 선정됐다. 진통에 진통을 겪었음을 여실히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충북도가 발표한 혁신도시 입시선정 및 관련대책은 충북을 북부권, 중부권, 남부권의 권역별로 분리한 후 권역별 배려한 듯한 머리 씀도 읽을 수 있다.

충북도는 입지선정위원회가 진천 음성지역을 혁신도시 지역으로 낙점하자 북부권에는 충주의 기업도시 건설에 도정의 역량을 결집시키겠다고 밝혔고 제천에는 교육연수기능을 배치시켜 전국 최고의 교육 종합 연수타운으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보은군을 비롯한 남부권은 개밥의 도토리, 돌아오는 게 없다. 혁신도시와는 전혀 무관하게 바이오 농산업단지 조성계획에 있으니까 농업기술원과 축산위생소와 같은 농업기관을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토를 달기를 남부지역은 도 인구의 10%만이 거주하는 등 공동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어 수도권 분산정책에 못지않게 도내 지역간의 분산정책도 절실한 형편임을 감안 바이오 농산업 단지와 함께 최근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 보은 지역에 도 단위 산하기관인 농업기술원과 축산위생연구소의 이전을 적극 검토, 기능성 식품과 바이오 식품과 바이오 농업의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것.

남부권 인구는 도 인구의 10%만이 거주한다고 한다. 충북도의 입장으로 봐서는 무시해도 그만이다. 남부3군 주민들도 충북도민이지만 아주 미미한 존재인 것이다.

더욱이 보은군은 주민등록상 인구3만8000명 실거주 인구 3만2000명 남짓하지 정말 보잘 것 없다.

보은군은 안줘도 되지만 충북을 권역별로 묶어 달래기를 하다보니까 생각해낸 것이 남부권에 바이오 농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충북도의 계획이 있고 어차피 보은군과 옥천이 공동으로 혁신도시를 신청했으니 보은군에 선심쓰듯 농업기관을 준다고 한 것이다. 군민들은 당연히 달래기용으로 이해한다. 그럴 수밖에 없다.

충북도의 이같은 보은군 홀대에 마음이 상하는 것도 상하는 것이지만 보은군이 팀이나 기획단 등 행정조직으로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 더 속상하다.

혁신도시. 중앙정부에서는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혁신도시를 들고 나왔다. 낙후된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다시 오지 않을 호기였고 중대한 문제였던 것이다.

혁신도시 유치를 위해 각 자치단체마다 사활을 걸었고 삼보일배, 삭발투쟁 등 지역민들의 혁신도시 유치를 위한 결연한 의지가 담긴 행동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행정기관에서는 중요 부서에서 사안을 담당했다.

보은군도 사회단체가 통합한 협의체를 구성했고 군민 결의대회를 개최했고 서명서를 담은 신청서를 도 담당부서에 전달하며 그동안 충북도가 많안 사안에서 보은군을 홀대했다며 공공기관 유치에도 보은군을 홀대할 경우 이번에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성 멘트까지 날리기도 했었다.

그런데 정작 보은군은 어떤가. 다른 지역에서는 낙후된 지역을 살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중요 부서에서 이 사업을 담당했다.

절대로 경제담당 부서를 평가절하 하는 것도 아니고 무시하는 것도 아닌 것을 전제하면서 부군수를 팀장으로 전담팀을 구성해도 시원치 않았을 터인데 보은군은 행정 6급, 행정 9급, 기능직까지 3명이 전부인 경제부서에서 이 중차대한 사업을 담당했다.

다른 지역의 행정기관에서 보은군에서 혁신도사 사업을 이런 조직에서 담당했다고 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물론 안 한 것도 없다. 하지만 정보싸움이고 두뇌싸움인데 중차대한 혁신도시 업무가 보은군에서는 일상 업무가 됐다.

더욱이 지난 21일 입지선정위원들이 현장을 방문했을 때 박종기 군수에게 옥천군과의 공조 및 혁신도시 말고 또 다른 발전계획 등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의 적절성도 안타까움을 줬다.

어쩌면 혁신도시입지선정원들은 교통여건이 나쁜 것도 아니고 혁신도시의 성과 공유도 타 지역에 뒤지지 않지만 보은군의 행정능력으로 봐서는 이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 기자는 본 란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정책의 핵심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을 지적한 바 있다. 그리고 정책이 최대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을 어떻게 구성해 대처하는가 하는 것은 행정의 능력이다.

아직도 보은군의 많은 현안들이 많다. 그리고 해야할 일도 많다. 다시는 이같은 우를 범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삼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