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신기술 엘리베이터 권상기 개발로 대통령 표창 수상

백 동 기 사장 한국민속촌계열 (주)나우테크

2005-12-02     송진선
우리 전통민속의 집합체로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들의 필수관광코스인 한국 민속촌의 계열사로 기계를 제조하는 회사가 있다는 것이 상상이 안갔다.

그러나 한국민속촌은 계열사로 인천 공단에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용 권상기(Traction Machine) 전문메이커인 (주)나우테크가 민속촌 못지 않게 승승장구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기계실이 없는 엘리베이터용 권상기를 개발한 공로로 11월14일 대통령상을 받은 것.

28년 역사의 중견기업인 이 회사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마로면 세중리 출신인 백동기(59)씨가 CEO로 있다.

한 평범한 회사의 경리사원에서 출발한 그는 국내 굴지의 철강회사의 사장에, 제약회사의 사장 등 밑바닥에서 최고의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국내 경제신문에서는 제품의 개발 소식과 함께 나우테크의 대통령 표창 수상 소식을 앞다퉈 보도했다.

2년 7개월간 총 20억원의 연구 개발비를 투입해 성공한 나우테크의 권상기는 기존 제품으론 도저히 생각지 못한 것을 해냈다.

우선 기전 제품처럼 건물 상층부에 기계실을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다. 때문에 건물의 디자인을 보다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건물의 신축 및 증축도 용이하게 됐다.

또 엘리베이터 설치 면적을 최소화 해 건물의 용적률까지 높일 수 있는 효과도 얻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이 제품의 개발로 인하여 전량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국내의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 권상기 시장에 국산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수입 대체로 인한 외화절감 효과까지 얻고 있다.

이미 2003년 11월 산업기술시험원으로부터 엘리베이터 부품 성능인증인 ‘K마크’와 개문발차(開門發車) 및 상승과속(上昇過速) 방지 장치에 대한 국가인증을 취득했고 올해 5월에는 기술표준원으로 부터 우수품질(EM)인증을 취득하는 등 제품의 우수성은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부산 지하철 3호선에 60여대가 설치돼 운행되는 등 수주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최고기술의 자동차용 저항용접기 및 콤프레샤도 개발 공급하는 중견기업인 나우테크는 2002년 1월 중국남경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운수, 관광, 전자, 건설, 봉제,  철강, 제약회사 두루 거친 CEO
세중초등학교와 보덕중학교(9회), 청주상고를 졸업한 백동기 사장의 지금까지 시간 속에는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에는 2001년 나우테크의 CEO로 발탁되기 전 3년간 쉰 것이 고작이다.

그는 항상 현장에 있었고 그곳에서 경영능력을 발휘해 성과를 높인 CEO로 인정받고 있다.

공부를 매우 잘했던 한 평범한 경리사원이 지금의 CEO로 입지를 세우기까지 그의 인생 역정을 되돌려 본다.

그의 집안은 세중리에서 꽤 부자였다. 당연히 대학진학을 꿈꿨지만 가정경제가 기울어졌고 대학진학은 꿈도 못 꿀 정도가 됐고 중학교에 와서는 인문계 대신 청주상고로 진로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도내에서 수재들이 모였던 청주상고에서 장학생으로 학창시절을 보냈고 3학년 때는 학생회 부회장까지 지냈을 정도로 통솔력을 이미 인정받았던 그는 졸업하기 4개월 전 학교장의 추천으로 충북 운수회사에 아주 평범한 경리사원으로 입사했다.

이것이 백동기 사장의 사회생활의 첫 발이다. 이후에는 현 레이크힐스 호텔의 전신인 속리산 관광의 경리과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77년 대우그룹이었던 대우전자 공채에 응시해 입사하게 된다.

회사만 옮겼을 뿐 이곳에서도 그가 맡은 일은 여전히 경리파트였다. 성실하게 주판알 퉁기며 경리업무를 봤던 그는 국세청에 다니던 선배의 추천으로 1979년 그의 인생의 전환점이 된 한보그룹 내 한보건설의 경리과장으로 입사를 하게 된다.

이후 그는 이곳에서 봉제, 광산, 철강 등 그룹 내 회사에서 근무하며 승진을 거듭, 결국 98년 사장으로 발탁된다.

하지만 백동기 사장이 경영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기도 전에 한보그룹은 부도가 났고 그는 부도난 회사의 잡무를 정리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그것도 잠시 상아제약의 사장으로 영입된 후 제약회사의 CEO로서 경영능력을 발휘하는 등 그는 재계에 CEO 백동기로서 서게 된다.

■ CEO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그동안 경리분야의 전문가로 경리업무 만큼은 똑소리 나게 봤던 그가 CEO로서 성공을 한데는 보이지 않는 그만의 피눈물나는 노력이 뒷받침이 되었다.

특별한 인맥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일류대학을 나온 사람들의 전유물처럼 돼 있는 재계에 그의 이름 석자가 기업 CEO로 이름을 얻는데 보통의 노력갖고는 될 일이 아니었다.

회사의 인사기록 카드를 보고 가족관계, 자녀 이름에서부터 직원들의 생일을 기억하는 것은 기본이다.

전혀 다른 분야의 CEO로 갈 때는 이론공부를 철저히 해 현장에서 직원들과 대화가 될 수 있는 경지까지 실력을 갖춘다.

특히 현재 몸담고 있는 나우테크의 경우 정밀기계제조회사로 생소한 분야이기 때문에 공대출신인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책도 사보고 현장도 다니며 실력도 키우고 현장감각도 살렸다.

그동안 그가 몸담았던 모든 회사에서 그는 이런 나름의 경영방침으로 회사를 경영해왔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CEO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라는 점이다. 엔진, 개발, 생산 등 모든 과정에서 하모니를 낼 수 있도록 컨트롤하고 또 그들의 제 음을 낼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한다는 것이다.

만약 하모니가 맞지 않는 사람이 있으며 특별히 그 사람에 대한 집중적인 관심과 지원을 쏟고 환경을 만들어주는 시스템 경영을 한다.

그러면서 직원들의 자기개발을 독려해 늘 긴장감을 유지하도록 지도 관리하는 한편 신바
람 나게 일할 수 있게 한다.

이는 그가 인맥도 없고 학연도 없는 곳에서 최고의 CEO로 자리매김한 그의 지침서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지침은 지금까지 회사를 경영하는데 큰 오차가 없었고 늘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는 성취욕까지도 그의 계산대로 척척 맞아들었다.

■ 자연은 거기 있는데…
이렇게 CEO로서 이름을 얻은 그는 눈만 감으면 어릴 적 고기잡고 뛰놀던 앞 냇가와 뒷동산이 눈에 선하다고 한다.

임한리를 거치면서 모교인 보덕중학교를 보고 기대를 거쳐 세중리로 가면서는 눈물에 젖어서 간다는 그는 가장 무심한 게 자연이고 그 다음이 사람인 것 같다며 그렇게 커 보였던 세중초등학교 운동장이 작게 보이고 뒷산도 낮게 보이지만 여전히 그대로인데 청년으로 보였던 아저씨들이 노인이 되고 친구들도 다 떠나 인걸은 간 데가 없는 아쉬움에 2, 3일은 잠을 뒤척일 정도로 향수에 시달린다.

그리고 서울과 수도권에 사는 보은사람들의 모임인 재경군민회에 나가 향수도 달래며 늘 고향이 발전되기를 기원한다.

그의 향수병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의 딸에게도 전이됐다.

시어른 성묘를 다녀올 때마다 향수병에 시달리는 남편의 고질병을 알고 있는 강민희(59)씨와의 사이에 둔 무남독녀 외딸이 선화예고 1학년 때 뉴욕 버클리음대로 유학을 갔고 지금은 그곳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무남독녀 외딸에게도 아버지가 늘 고향을 그리워하던 향수병이 대물림됐다.

주변에서는 고적하겠다고 하지만 그는 한가로울 여유가 없이 늘 일에 파묻혀 산다.

지금 나우테크의 대표이사 사장 외에도 한국민속촌그룹에서 4000억원을 투자해 제주도에 건설하는 종합 리조트 타운 THE WON의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3년 전부터 시작한 이 종합 리조트 타운은 110만평에 달하는데 골프장, 호텔, 사파리, 리조트 시설이 망라돼 있어 차질없는 공정을 위해 제주도와 인천을 오가며 진두지휘를 하고 있다.

성실, 근면을 생활신조로 노력없는 결과를 바리지 않고 늘 노력하면서 한 단계 한 단계 올라온 그는 지금 다시 CEO로 서며 재기에 성공하고 인생후반기의 자서전도 화려하게 쓰고 있다.

다음 단계에서는 어떤 목표가 서있을지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