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농민들도 힘이 없었다

21일 우리농업살리기 궐기대회 상경 무산

2005-11-25     송진선
지난 21일은 한국농업경영인보은군연합회(회장 이상욱) 주관으로 보은군 농민들이 우리 농업을 살리고 쌀 협상 국회비준 동의를 막기 위해 서울로 출발하는 날이었다.

하지만 예상대로 농민 총 궐기대회에 동참하기 위해 상경하려던 농민대열은 정부의 집회 불허방침에 따른 보은경찰의 저지로 상경계획은 무산되고 말았다.

잔뜩 찌푸린 하늘은 농민들의 얼어붙은 가슴을 알기라도 하듯 찬비를 흩뿌렸다.

당초 보은군 농민들의 집결장소는 보은읍 동다리 하상 주차장으로 잡았으나 주차장 입구만 막으면 농민들은 출발도 못하고 말 것이라는 나름의 판단으로 긴급히 농업기술센터로 변경했다.

하나, 둘 서울로 향할 버스들이 집결했지만 경찰차량들이 진로를 막았다.

하지만 농민들은 “경찰이 국회 쌀협상 비준안을 저지하면 우리는 상경계획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겠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렇게 몸부림을 쳤지만 농촌을 살려내라는 구호 한 번 외치지 못하고, 농촌회생 책임지라는 깃발한 번 올리지 못한 채 서울로 가겠다는 농민들은 경찰의 저지선을 뚫지 못했다.

뒤늦게 농민들 사이에서 보은읍에서 집결하지 않고 별도 출발한 다음 휴게소에서 집결하는 방안 등을 모색했어야 한다는 후회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농민들은 대바위 가든 앞까지 가는 것으로 협상(?)이 이뤄지고 걸어서라도 청주까지 가겠다는 농민들은 진로를 막은 경찰과 몸싸움까지 불사했다.

농민들은 봉계 삼거리를 지나 내북면까지 향했고 한 때 도로 2차선을 점거 농성을 벌였지만 오전 11시20분경 농성을 풀고 자진 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보은읍 월송리 양모씨가 차량에 받혀 허리를 다치는 사고가 발생해 치료를 받기도 하는 등 불상사가 일어나 잠시 농민들이 흥분하기도 했다.

결국 농민들의 상경 투쟁계획은 출발도 못해보고 끝내고 말았다. 한편 농업경영인회 임원들은 이용희 의원 옥천사무실에 들러 유선으로 쌀 비준저지를 당부했으나 이틀 뒤인 23일 정부와 국회는 쌀 협상 국회비준안을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