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도 파산할 수 있다

김안제 전 지방이양추진위원회 위원장 강조

2005-09-30     김인호
김안제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명예교수의 강연이 ‘21세기 지방화 시대 주민의식에 달려’라는 주제로 군 의회 회의실에서 지난 22일 있었다.

김교수는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 지방이양추진위원회 위원장을 지내 TV 등 언론에서 자주 본 낯설지 않은 인물이었다.

이날 방청석에는 그의 강의를 듣기위한 주민 200여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강연은 2005년 10회째를 맞아 수료식을 겸한 마지막 강의였다.

김 교수는 예나 지금이나 책 한권을 뛰면 그날은 떡과 술로 기념한다며 참석한 주민들에게도 종강 후 축하연을 하시기 바란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번 방문이 그에게는 두 번째. 구수한 입담으로 민선자치제 10년을 맞는 지방자치제에 대한 이야기 보따리를 알기 쉽게 풀어 주민들로부터 박수를 박았다.

그는 강의에서 지자체도 기업이나 가정처럼 파산 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부모(중앙정부)가 분가한 자식(시·군)에게 언제까지 계속 퍼줄 수만은 없다는 논리. 지자체의 파산은 기업의 파산과 동일해 시군의 명칭은 사라지고 이웃 시군으로 흡수되거나 국가나 도가 나서 감독·운영해 나간다고 했다.

그는 지자체의 안정적인 발전을 자동차에 비유해 지자체와 주민들에게 3가지를 주문했다. 제도와 체제를 잘 만들 것(자동차의 차체, 안전성), 이를 운영하는 주체가 능력이 있을 것(운전자,음주운전), 여건과 환경이 올바르게 조성될 것(도로 소통, 행정의 추진력 제동)을 예로 들었다.

김 교수는 또 지자체의 유지를 가능케하는 조건으로 행정구역, 구성원, 자치권을 꼽고 적절한 인구의 규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아무리 뛰어난 지도자라 할지라도 지도자의 수준은 국민의 평균수준이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장도 이 선을 넘지 못한다며 지연주민의 자질과 능력, 자세를 강조했다.

이날 강의에는 박종기 군수가 처음부터 끝까지 김 교수의 강연을 경청했다. 앞서 박 군수는 마지막 강의가 아닌 지속적인 강의가 이루어 질수 있도록 검토해 보라고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

군민자치대학은 군이 주최하고 (사)한국자치발전연구원이 주관해 오고 있다. 고승덕 변호사의 첫 강연을 시작으로 전 통일부 차관 송영대 숙대교수, 역사문화연구소장 신봉승, 솔로몬 경영전략 연구소 소장 김동신, 최윤희 작가 등 국내 저명한 인사들이 강좌에 참여했다.

전남 장성군은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지만, 사람을 바꾸는 것은 교육 뿐’ 이라며 10년째 아카데미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로 460회를 맞는다는 아카데미의 특징은 인간개발연구원과 손잡고 강사를 섭외, 노재봉 전 국무총리 등 화려한 강사진에 있다고 한다.

매주 분야별 전문가들을 초청해 강의를 듣고 토론하는 모임이 한번도 거르지 않고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모처럼 어렵게 초빙한 귀한 강사진의 강연이 주민 뿐 아니라 군 의회 의원, 사회 지도층 인사, 젊은 층 등 에게 폭넓게 활용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