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공원과 정치

2000-03-04     송진선
총선시즌인 요즘 정치인들의 표밭갈이로 지역이 술렁거리고 있다. 지역의 대소사에는 낯익은 정치인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아니면 그들을 운동하는 선거운동원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각종 지역개발과 관련한 계획들을 열거하며 지지를 부탁한다. 그 속에는 지역민들의 염원인 태권도 공원 유치 계획이 꼭 들어가 있다.

특별한 공약 개발이 어려웠던 이들에게 태권도 공원 유치는 군침이 당기는 공약이 되고 있다. 그리고 저마다 태권도 공원은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될 문제이다, 그래서 힘있는 사람이 국회에 입성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 때문인지 당이 추구하는 정책이 좋아서, 또는 출마자를 존경하기 때문에 등등과 같은 소신보다는 태권도 공원 유치를 명분으로 해서 입당하는 사례도 줄을 잇고 있다.

자연인들이 당에 입당하는 것을 탓하자는 것이 아니다. 뚜렷한 소신을 갖고 입당해 그 후보자를 도와주는 것은 얼마든지 환영해야 한다. 또 그런 사회가 구축돼야 한다. 그러나 입당을 해야만 태권도 공원을 유치할 수 있다는 등식을 연결시키는 정치인들이 있다면 대단히 위험한 논리이다. 만약 당선이 안되었다면 그 땐 어떻게 할 것인가.

자칫 고단수인 프로 정치인들에게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입당을 한 자연인들이 놀아날 수 있다.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지역의 절실한 숙원사업인 태권도 공원을 유치하기 위해서 입당을 한 주민들이 상처를 받지말라는 보장이 없다. 그것은 우리 지역으로 봐서도 큰 손해일 수 있다. 따라서 태권도 공원유치는 총선에 출마한 모든 후보자들의 선거공약이 되어야 한다. 총선 전에 부지가 확정되는 것이라면 각 후보자들이 정말 사활을 걸고 나서겠지만 그렇지 않는 현재로서는 일단 후보자들은 태권도 공원을 빙자해 보은의 민심을 잡아보겠다는 얇팍한 생각은 아닌지. 일단 그들은 당선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에게 태권도 공원 유치문제가 우리만큼 더 절실하지는 않다는 얘기다. 당선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장미빛 공약은 이제 유권자 스스로 경계하자.

<삼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