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견인 제도로 만난 선진 박성수 회장 - 포항공대 변익주군 중앙일보에 소개
“회장님? 아버지라고 부르렴”
2005-07-22 송진선
다름 아닌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의 국제경영원에서 만든 후견인 제도를 통해서 지난해부터 인연을 맺은 포항공대 변익주(20, 기계공학과 2학년)군과 진짜 부자사이 같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이들의 대화를 엿보면 대학생활에서 부터 선진 회사에 대한 얘기며 가족얘기까지 스스럼없이 터놓는 정말 부자같은 관계였다.
박회장과 변군의 만남은 지난해 10월말 처음 만났는데 이들은 사진을 찍자며 송파구 방이동의 한 사진관에서 만나기로 하고 약속시간을 정했으나 길을 잘 몰랐던 변군이 10분을 지각하자 박회장이 첫 만남부터 지각이냐며 불같이 화를 내는 것으로 만남이 이뤄졌다.
그러나 5분간 변군과 대화를 나눈 박회장은 변군의 손을 덥석 잡고 지금부터 아버지라고 부르라고 했을 정도로 변군을 돕기로 작정한 것.
“박회장님을 만나고 기업이 국가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됐다”는 변군은 지난해말 굴삭기를 만드는 선진정공(주) 천안공장의 종무식에 참석하는 것을 시작으로 기업을 배우고 있다.
올해 2월초에는 천안공장에서 2주 동안 인턴생활을 했고 다음달에는 중국산둥성 옌타이에 있는 현지법인인 선진정밀공업연대유한공사를 찾아갈 예정에 있는 등 선진의 일원이 되어 가고 있다.
민족사관고등학교를 2년만에 조기졸업하고 대통령장학생으로 뽑혀 2003년 포항공대에 입학한 변군은 세계적인 기계공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변군을 단 번에 알아본 박회장도 가난때문에 학업을포기하고 30여년전 무작정 상경해 짜장면·연탄 배달 등 밑바닥(?)을 생활로 눈물에 젖은 빵을 먹어본 사람이다.
트럭기사로 일하면서 물류와 유통을 익혔고 직접 희망운수라는 회사를 설립 유통과 물류사업의 기초를 닦은 후 지금의 선진(주)의 모기업이 된 선진통운을 거점으로 선진특장, 선진통운, 선진정공 등 연간 3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굴지의 기업을 거느린 입지적인 인물이다.
정규학력이라고는 초등학교 졸업이 다인 박회장과 한국의 MIT로 불리는 포항공대생 변군은 일주일이 멀다하고 전화를 하며 시시콜콜한 학교생활까지 나누는 등 친부자같은 사이가 됐다.
후견인 제도로 만났지만 박회장은 “사망선고 판정까지 받았던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해 줄만큼 효심이 깊은 변군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평생을 친아들처럼 돕고 싶다”고 말한 것에서 또다른 가족애가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