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졸업의 의미

2000-02-26     보은신문
2월이 되면 각 학교의 졸업식으로 동네 화원의 꽃값은 평소 2배를 넘나든다. 2∼3만원하는 꽃다발을 받고 부모님과 함께 외식을 하면서 졸업의 진정한 의미보다는 단순한 통과의례로 전락되가고 있어 안타까운 현실이다.

하나의 과정을 넘어 새로운 과정으로 넘어가는데 거쳐야 할 또 하나의 의식만으로 전락되고 있는 요즘 학생들에게 졸업의 의미는 예전의 가슴이 벅차 오르는 감동의 순간이 아니라 대학을 가기 위해 졸업장이 필요하고 사회에 진출하기 위해 자격증이 필요한 곳을 거치는 단순한 송별행사로 전락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한 졸업식의 문화 뿐만 아니라 학교 자체가 학생들의 사람됨됨이를 만들어가는 인성교육의 장이 아니라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실력만을 키우는 곳으로 변모되면서 졸업식은 축제가 아니라 송별의 장으로만 변화되고 있다. 10년전 졸업식장과 요즘 졸업식장의 모습은 별다른 변화를 찾아볼 수 없다. 우수한 학생을 표창하고 학교 관계자들로 줄지어 이어지는 인사말, 축사등은 1시간을 넘어 학생들에게 지루함을 느끼게 하고 한시라도 빨리 해방되고 싶어하는 학생들의 마음만 붙잡고 있다.

졸업식장의 통과의례를 마치고 교실로 돌아간 학생들이 담임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은 불과 20분내외, 이 시간이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에게 졸업의 의미를 심어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지만 이 시간도 학생들은 해방, 탈출한다는 마음으로 사로잡혀 있다. 졸업식의 모든 행사가 통과의례로 치뤄지는 것보다는 학생 자신들의 생활을 되돌아보면서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진정한 졸업식으로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짜여진 형식에 맞춰 진행되는 졸업식이 진정한 졸업식을 대변하고 사진이나 달랑찍고, 참석한 부모님과 점심을 먹는 졸업식보다는 지난 학창시절을 되돌아보며 자신의 성숙을 자축하고 장차 도전해야할 새로운 분야에 희망과 각오를 다지는 시간으로 만들어 주어야 한다. 학교교육의 진정한 목적은 인간교육, 인간적 성숙을 축하하는 졸업식으로 변화돼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삼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