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의 핵심을 파악해야
2005-07-01 송진선
유치전략 등에 대한 정보누수를 염려해 자치단체마다 입조심을 시키고 중요비밀사항은 공개를 하지 않는 등 최대한 노출을 꺼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은군의 공공기관유치전략회의 결과가 공개됐는데 다른 자치단체가 접근하는 것과 차이가 났다.
보은발전협의회 회의에 내놓은 건설교통부가 생산한 보도자료에는 정부는 행정중심복합도시가 건설되는 충남을 제외한 11개 시·도에 수준높은 주거·교육·문화 등 정주환경을 갖춘 새로운 차원의 미래형 도시인 혁신도시(지구)를 각 1개씩 건설해 집단이전, 입주토록 할 계획이라고 적고 있다.
또한 정부는 7월말까지 혁신도시 입지선정 지침을 시달해 9월말까지는 후보지가 선정되도록 할 계획이며 시·도지사가 이전기관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부와 협의해 최종 입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은군은 구미에 맞는 일부 개별기관유치 계획을 수립하는 등 정부의 방침 및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이미 6월22일 정부가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발표하자 제천시는 혁신도시 유치의 당위성을 피력하며 혁신도시 유치 활동에 들어갔고 충주시는 기업도시의 성공을 위해 충주시에 공공기관 배치를 요구했으며 진천군도 6월28일자 지방신문의 보도내용을 보면 충북도의 이전대상 공공기관과 혁신도시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고 적고 있다.
특히 진천군은 충청북도에 배정된 12개 공공기관 모두를 유치하기 위해 군수와 부군수는 기술표준원, 정책개발과는 한국소비자보호원, 상수도사업소는 한국가스안전공사, 종합민원실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기획감사실은 법무연수원, 행정과는 중앙공무원교육원, 지역경제과는 한국노동교육원, 재무과는 한국교육개발원, 환경과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농업기술센터는 정보통산정책연구원, 사회복지과는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보건소는 한국인터넷진흥원 등 유치 전담팀을 구성해 맨투맨 작전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이미 진천군은 제2선수촌과 기상정보센터를 유치하는 등 공공기관 유치면에서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상태이다.
그런데도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한 정부방침의 핵심을 놓치지 않으면서 맨투맨 작전이라는 전법을 이용, 공공기관 유치에 과감하게 도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보은군은 핵심인 혁신도시 유치 건은 거론을 하지 않은 채 중앙공무원교육원, 법무연수원, 한국소비자보호원, 한국노동교육원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을 사람들은 가장 싫어한다. 비교를 하는 것이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지만 당사자의 사기를 꺾는 등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교평가가 없으면 나의 수준을 바로 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발전을 가져올 수 없다. 비교함으로써 비교대상을 능가하는 호응을 얻기 위해 분발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치단체간 비교도 개인들의 비교와 마찬가지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열심히 하는데도 힘을 빠지게 할 수 있어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 사안만 보더라도 다른 자치단체와 비교해볼 때 보은군의 행정에 답답한 마음을 갖게 한다.
공공기관의 집중화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시킨다는 정부의 방침에 의거한 전략회의를 하고 대책을 수립했다면 그만큼 행보가 더 빨라졌을 수 있다.
우리는 이제 혁신도시 건설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입장이다.
혁신도시 한 곳 이외에는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정부의 방침을 재정자립도가 전국 최하위 그룹인 보은군에서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삼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