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촬영장 무산이 주는 의미

2005-04-08     송진선
한동안 보은군에 신라마을이 조성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푼 적이 있었다.
민속촌같은 의미로 받아들인 것이다.

연중 사극 드라마 촬영이 있고 국내 관광객 및 외국 관광객들이 한국의 전통의 모습을 보기 위해 방문, 관광수입이 짭짤하기 때문에 그런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국내에는 신라마을이 없기 때문에 고증을 거쳐 신라 전통마을이 조성되면 청소년들의 교육의 장으로 그만이기 때문에 관광상품으로 충분히 승부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촬영장 조성계획이 무산됨에 따라 당초 이런 기대를 걸고 또 영화 주인공을 지역의 홍보대사로 위촉해 농특산품이나 관광상품 홍보에 활용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어 신라마을 조성에 적극적이었던 군이나 주민들의 실망이 크다.

더욱이 신라마을이 속리산권에 있기 때문에 저물고 있는 속리산의 관광활성화를 위한 또 하나의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갖고 있던 속리산 주민들의 실망은 여타 지역 주민들의 느끼는 실망의 배가된다.

또한 이 사업 추진을 위해 노력했던 행정력 낭비와 시간 낭비, 행정의 신뢰도가 실추되는 등의 손해도 우리지역은 볼 수밖에 없다.

속리산권에 촬영장을 조성하는 것이 사실은 각종 규제법으로 인해 조성이 어렵다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공원 점용허가를 받거나 현상변경을 얻기가 단 시일 내에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신라마을을 조성하는 것은 사실은 속리산보다는 삼년산성 주변에 조성하는 것이 합치된다.

현재 보은군은 다양한 관광상품을 갖고 있지만 속리산 외에다른 곳에는 관광객 방문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볼 때 삼년산성권에 순천의 낙안읍성과 같이 신라마을을 조성하면 오히려 삼년산성으로도 관광객을 유치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그 마을 안에서는 그 시대의 복장을 갖춘 사람들이 시장에서 부침, 막걸리, 국밥 등 먹거리도 팔고, 쌀을 일 때 쓰는 조리나 술을 뜰 때 쓰는 용수나 참빗, 곰방대 등 전통 생활용품 판매점도 있는 등 그 시대의 풍습을 알 수 있는 생활상을 재현하는 신라마을이면 관광상품으로 그만일 것이다.

여기에 신라군과 백제군이 접전을 벌이던 때를 연상할 수 있도록 군사적 요충지였던 삼년산성에서 백제군의 동태를 살피는 것도 볼 수 있도록 갑옷과 칼을 갖춘 군인이 수문 교대식을 하는 것도 보여주고 수문교대를 알리는 북을 치는 것도 보여주면 외지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그동안 관광객들의 발길을 모은 촬영장은 사실은 영화촬영장 보다는 드라마 촬영장이 대부분이다.

모래시계의 정동진이나 태조 왕건의 문경·제천, 올인의 제주도 섭지코지, 겨울연가의 용평과 춘천·마이섬, 외도 등은 영화촬영장이 아니라 모두 드라마 촬영장이다.

지금 드라마 해신 촬영장인 완도가 각광을 받고 이순신 촬영장인 부안이 뜨고 있다.

영화 촬영장은 흥행이 되지 않으면 사실은 관광지로 뜨기가 어렵다.

삼년산성과 신라마을. 신라하면 경주를 연상하지만 삼년산성이 있는 지역적 특성을 감안해 대규모 신라마을을 조성해 드라마나 영화촬영장이 아니더라도 관광상품으로 활용하면 각광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영화촬영장이 무산되었다고 아예 사업을 접지말고 적합한 부지를 물색해 신라마을이 조성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