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관을 만들어내야 한다
친환경 건축물 등 주거지경관 살려야
2005-04-01 송진선
그러나 특색없는 지역으로 전락하고 속리산은 아는데 보은은 모르는 현실에서 지역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보은이나, 옥천이나, 영동이나, 청주나 규모만 다를 뿐 도시 문화는 거기에서 거기인 지금 보은에서 계획적인 경관관리가 된다면 속리산 뿐만 아니라 보은군도 전국민들에게 인지도가 형성돼 그 어느 지역보다 경쟁력 있는 지역으로 변모될 것이다.
경관관리에 있어서 보은은 환경이 살아있는 자연적인 조건을 이용해 생태도시 조성과 개성있는 지역경관 창출을 그 목적으로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생명과 문화가 살아숨쉬어야 함은 물론이고 이같은 쾌적한 생활공간은 주민의 삶과 지역문화의 질을 끌어올리는 견인차가 된다.
그러나 정책 당국이 이에 기울이는 노력은 너무나 미미하다.
도시를 디자인 하자
보은의 도심 주거지 경관이 한마디로 뒤죽박죽이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주거기능과 상업기능이 혼재되다 보니 무질서하게 건축물이 난립하고 건물의 색채 또한 주변 건물과의 조화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제멋대로 칠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 보은만의 독특한 주거문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여기에 주차공간까지 부족해 도심의 주요도로는 자동차로 가득하고 주택지 도로도 자동차 만원사례이기는 마찬가지이다.
당연히 볼품없는 주거경관을 보여주고 있는 게 보은 도시 경관의 현주소이다.
보은 시내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주요 조망점이라고 할 수 있는 삼년산성이나 죽전리 충혼탑에서 보은시내 주거지를 바라보면 도시의 규모는 작지만 산만한 경관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주거지 경관을 해치는 주범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나홀로 아파트가 아닌가 한다.
단독 주택지에서 불쑥불쑥 솟아있고 일자형으로 평형 배치된 아파트 단지는 공장인지 아파트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이다.
나홀로 아파트와 단독주택, 상업지역이 뒤죽박죽 섞여 전혀 특성이 없는 주거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개발과정에서 주거지와 상업지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게 개발되다 보니 상업지에 주거지가 존재하고 주거지에 유흥가 등 상업지역이 개발되는 기형적인 주거문화를 보이고 있다.
이는 도시계획 수립과정에서 상업지역을 집중형이 아닌 노선형으로 개발하니까 상업지역이 주거용도로 변형되는 것 같다.
이같이 보은 주거지 경관의 문제점은 바로 아이덴티티의 부재를 꼽을 수 있다.
지역 특성에 맞는 고유한 주거지 문화가 없다는 얘기다.
건물색채는 난잡하기 그지없고 청정 자연환경을 보은군 제1의 자산이라고 하면서 도심에서는 가로수 조차도 찾아보기 힘들다.
수익성만 챙기다보니 주요 간선 도로변은 도로변 가게에서 내놓은 물건의 진열대로 바뀌었고 주차할 공간을 찾지 못한 차량들의 주차장으로 변한 지 오래다.
따라서 주변 건축물과 더불어 튀지않는 색채감을 지향하고 건축물의 통일성에 맞춰져야 할 것이다.
또 아파트와 단독 주택지구를 구분해 두 종류의 건축물이 동시에 우후죽순처럼 섞여서 개발되는 사례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건물색채 환경조화가 필요하다. 제주도·의왕시 건물색채 제한
보은의 건물 외벽 또한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회색 빛 일색이다.
그렇다고 녹지공간이 많은 것도 아니고 건물형태 역시 친환경적이지 않다.
도심에 고유 수종의 가로수 하나 없고 건물 벽채는 전국 어디나 마찬가지로 회색과 붉은 색채가 압도적이다.
보은읍 시가지의 모습은 작은 서울의 모습이고 작은 청주의 모습이고 작은 옥천의 모습이다. 전혀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아 어느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도시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제주도는 도시경관관리기본계획에 지역별 색채가이드라인을 도입, 주민들이 건물을 신축할 경우 이를 기초로 건축물에 대한 경관심의를 벌일 계획이라고 한다.
도시지역의 경우 회색 위주의 건물 구조는 어둡고 침침한 분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보고 밝은 색 계통의 색채를 도입해 신선하고 밝은 도시경관 조성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제주도는 그러나 원색과 강한 색상은 오히려 도시경관을 해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대규모 건축물과 아파트 단지 및 상업지역 등의 벽면 색채의 경우 붉은 벽돌 사용을 규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최근 난개발 초래 및 주변경관을 저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사고 있는 조립식 건물 난립 현상을 막기 위해 미관심의를 크게 강화해 조립식 건물 신축도 억제한다고 한다.
제주도는 국제자유도시, 섬 전체가 관광도시 등 지역적 여건도 있지만 도시를 디자인의 대상으로 인식해 도시경관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인식이 우리지역보다 훨씬 앞서가고 있다.
의왕시는 프랑스 파리나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에 도시미관 차원에서 건물 디자인이나 높이, 색채 등을 규제하는 것 처럼 아름다운 도시경관 조성을 위해 시내 3개 지역별로 아파트 외벽의 색깔을 통일시킨다고 한다.
3개 지역별로 통일될 색채는 청계·학의·포일·내손동 지역이 청녹색 계열, 부곡·월암·이·삼동은 황록색 계열, 도심지역인 오전·고천·왕곡동은 갈색계열이 주조색이 된다.
주조색은 아파트 외벽의 60%를 차지하는 중심색깔이며, 엘리베이터실·계단실 등 나머지 공간에는 보조색과 강조색이 들어간다. 이중 주조색은 같은 지역내 아파트라도 건물마다 명도와 채도를 달리해 획일적인 인상을 피할 계획이다.
다음달부터 시행될 ‘공동주택 경관 표준화’ 사업 대상이 되는 의왕시내 신축예정 아파트에 적용하는데 기존 아파트에 대해서도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홍보·설득작업을 거쳐 재도색을 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시는 색채 규제 외에도 기존의 획일적인 평면 슬래브지붕을 경사형으로 바꾸고, 아파트 브랜드·동 번호 등 외벽에 들어가는 각종 문구와 캐릭터들도 층수별 기준에 따라 표준화하기로 했다.
시골 주거경관 훼손 심해
농촌 주거문화에 있어서 문제점이라고 하면 주택부분일 것이다.
새마을 사업으로 우리의 시골 주택들은 초가지붕에서 슬레이트나 함석 등으로 지붕개량이 이뤄졌고 80년대만 해도 주택 신축 시 우리의 전통 선이 살아있는 기와지붕의 주택이 지어졌다.
그러나 90년대 들어서면서 경사진 지붕이 아니라 일자형 평면 슬래브라는 지붕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시골에서 새로 집을 짓는 경우 붉은 벽돌에 슬래브지붕의 주택이 대부분이고 이제는 신축 주택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 동네에 평면의 슬래브지붕에 붉은 벽돌 주택과 벽돌에 평면 슬래브가 아닌 경사지붕에 기와를 얹는 등의 주택, 목재 판넬 외벽을 이용한 주택 등 다양한 주택이 들어섰다고 하자.
동네마다 제일 잘 지었다고 동네사람들에게 꼽아보라고 하면 십중팔구 슬래브지붕의 주택을 꼽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목조주택, 스틸하우스 등 벽돌조이지만 슬래브가 아닌 경사지붕에 다양한 재료가 이용되고 있지만 슬래브가 그만큼 눈에 익었고 농촌의 주택의 주류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이같이 농촌경관을 훼손하는 주택이 들어서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강원도에서는 도 차원으로 아름다운 강원만들기 시책을 추진, 각 시군에서 이와 연계된 시책을 펼쳐 경관주택을 짓는 가구를 선정해 동당 500만원을 지원한다.
평창군의 경우 올해 10동에 대해 시상금 지급 계획을 수립, 예쁜 집 건축 시상 계획을 공고했는데 심사기준을 보면 경사지붕에 마감자재는 목재나 돌, 흙 등 자연친화적 자재를 사용하고 주변경관과 조화되는 스카이라인 및 색채조화를 이뤄야 하고 자연수목을 이용한 조경도 심사 기준에 들어있다.
보은군도 이같이 경관주택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도입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