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민 과연 동학의 후예인가
2005-03-11 송진선
그러나 그 의인이 다 어디 갔을까. 정말 보은사람들은 의인이었을까.
비겁한 사람들이지 않을까. 불의를 보고도 고개를 돌려버리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지난 11일 농민회 소속 농민들이 보은군을 방문, 추운 날씨 속에 우리 쌀을 지키기 위해 울분을 터뜨렸다.
다른 지역 농민들이 보은으로 들어오는 수입쌀을 막아보겠다고 몸부림을 쳤고 자신들의 행동을 알리는 방송을 하는데도 관심이 없었다.
어차피 들어올 쌀 막는다고 해서 안들어오겠는가, 어차피 들어올 것인데 그렇다면 들어온 후 농민들이 실속을 차릴게 무엇이 있겠는가, 약삭빠르게도 이것을 계산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수입쌀 저지를 위한 농민들의 격앙된 모습은 전라도, 충청도 북부 지역 발로 이미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전라도 지역에는 수입쌀이 들어가고 충북 북부지역에는 수입쌀이 들어가는데 우리 지역이라고 수입쌀이 안들어오겠는가.
그래도 우리 지역 농민들은 생명 줄이 위태로운데 태연히 우리가 생산한 벼가 들어가야 할 창고마다 수입쌀이 가득가득 쌓여지는 것을 모르는 척 하고 있는지 반응이 없다.
그 영향으로 보은군은 도내에서도 수입쌀이 가장 많이 들어와 있는 지역이라는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이다.
다른 지역은 반입시킬 창고 수가 1개인 곳도 많고 많아야 8개인데 보은군은 15개나 되고 물량도 계획량이 보은군 다음으로 가장 많은 충주시가 2970톤인데 비해 보은군은 당초 배정물량 4699톤에 충주시 물량 1599톤을 받아 6298톤이나 된다.
청원군은 16%, 충주시는 아예 입고되지 않았고 괴산군도 39%에 그치고 있는데 보은군은 2월말 현재 3487톤이 들어와 있고 3차로 80톤이 또 들어와 있다.
황금곳간 쌀을 명품화 해야 한다, 쌀 이름을 단일화해야 한다 등쌀에 대한 주장을 펼치면서도 우리 쌀의 설자리를 좀먹고 있는 수입쌀이 우리 지역에 제일 많이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농민회원들은 정부의 무책임한 쌀 포기 정책에 주저앉을 수는 없고 우리의 식량주권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우선 수입쌀부터 막아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특히 수입쌀 유통과정이 공개되지 않고 가공용 쌀이 시중에 밥쌀로 유통되는가 하면 운반과 보관과정에 인체에 치명적인 고독성 농약이 무차별 살포되고 있는데 농민들의 숨통을 죄는 수입쌀 입고는 당연히 저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1980년 벼농사가 흉작이었을 때 세계 시장에서 쌀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정상가격보다 2배 더 비싼 비용을 치르면서 쌀을 수입했던 아픈 경험이 있는 우리나라인데 수입쌀로 우리의 쌀 농업이 무너진다면 2배, 아니 3배보다 더 큰 대가를 치러도 쌀을 구하지 못하는 식량대란을 막기 위해 민족농업인 벼농사를 사수해 식량 주권을 지켜야 한다는데 설득력을 높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