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쌀 반입, 농민들 화났다

농민회 충북도연맹, 군내 수입쌀 반입 창고에서 항의 시위

2005-03-11     송진선
보은군은 수입쌀에 대해서는 치외법권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

다른 지역은 해당지역에 배정된 물량이 농민들의 입고저지 시위로 인해 반입이 안되자 농민들의 동향이 없는 보은군으로 상당량이 배정됐다.

결국 도내에서 보은군은 수입쌀이 가장 많은 지역이 되었다.

전국 농민회충북도연맹 소속 농민들은 다른 지역에서 입고저지를 하더라도 보은군에서는 아무 문제없이 입고되는 바람에 수입쌀 입고를 저지하는 행동이 효과가 없자 지난 11일 보은군을 방문해 농민들에게 수입 쌀 저지의 당위성을 알렸다.

농민회는 2004년산 수입현미 창고별 반입 실적에서 청주시 1236톤, 충주시 0톤, 청원군 304톤, 옥천군 1075톤, 영동군 76톤, 증평군 202톤, 진천군 1090톤, 괴산군 972톤, 단양군 130톤이 2월말 현재 반입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은군은 3529톤이 입고돼 다른 지역과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많이 입고됐다며 보은군 농민들이 이같은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반입저지 행동이 없었던 것 같다며 수입쌀 입고 저지는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농민회 충북도연맹 소속 각 시군 농민회원 60여명은 군내 수입쌀 보관창고 15군데를 2개조로 나눠 수입쌀 보관 창고마다 식량안보 지켜내자 라는 현수막을 내걸어 군민들에게 수입쌀 보관창고임을 우회적으로 알렸다.

농민회원들은 현수막과 함께 창고 벽면에 쌀 수입 반대 등의 글씨를 쓰기 위해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으나 철통같은 경찰의 저지로 대부분 무산되고 매화와 고승 창고에만 글씨를 쓰는데 그쳤다.

도에서 전투경찰병력 3개중대가 보은군에 지원되는 등 예민하게 대응한 경찰에 대해 농민회원들은 경찰이 수입업자를 보호하고 있다, 수입쌀 창고를 경찰이 지키고 있다, 왜 보은군만 경찰들이 이렇게 저지하느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울분을 터뜨렸다.

농민들의 참담한 심정을 읽기라도 한 듯 날씨마저 급강하해 농민들을 더욱 애처롭게 했다.

창고방문을 마친 농민회원들은 기온이 급강하해 체감온도가 영하 2, 3도로 느껴졌던 추운 날씨 속에 넘어가지 않는 찬 도시락 속의 밥을 억지로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