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대추의 경쟁력
2005-02-04 송진선
우리가 경쟁력 있는 농산물이라고 얼굴있는 농산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의 대표가 보은대추이고 사과였다.
이중 보은대추는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것보다 더 비싸게 판매되고 연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할 정도로 손꼽는 우리지역의 명물이었다.
또 보은대추는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대추와는 달리 씨에 핵이 없어 학명으로까지 등록돼 있고 대추집산지로 알려져 교과서에 수록됐을 정도이다.
북한의 금강산 안내원이 보은대추를 알고 있을 정도로 보은대추는 역사성이 깊다.
또 대추는 알이 굵어 통일 신라시대 때에 조세의 일종인 조(租)의 큰 몫을 담당했던 어용물품이었고 조선시대에는 임금에게 진상했던 특산품이다.
이같은 역사성으로 인해 보은대추는 우리 지역의 자존심이었고 누구나 내세우는 특산품 1순위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보은대추에 대해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한 것은 바로 노무현 대통령이 불우이웃과 사회지도층 인사 4000명에게 보낸 국민통합형 선물에 대추는 경산 대추가 뽑혀 지급되었다는 소식을 접해서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간택된 설 선물 농특산물은 전주의 이강주, 산청의 곶감, 경산 대추, 평창 잣, 영동 호두가 포함됐다고 한다.
영동 호두는 자난해에 이어 2년연속 대통령 하사 선물로 선택이 됐다고 한다.
전국에서 최고라고 주민들의 자부심도 대단했고 또 자존심으로까지 여겼던 대추는 어이없게도 보은대추 보다도 못하다고 우리가 믿고 있던 경산 대추가 선택된 것이다.
설 선물을 직접 대통령이 구입하는 것도 아니고 해당 부서에서 담당자가 구미에 맞게 지역을 골라 선정한 것일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로를 통해 선택이 되든 대통령이 지급하는 선물이라는 점에서 엄청난 홍보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곧 전국의 대추 중 가장 품질이 우수해 청와대에 납품했다는 의미까지 부여할 수도 있기 때문에 선택된 지역은 이를 십분 활용, 해당 농산물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영동군은 지난해는 곶감이 올해는 호두가 청와대에 납품돼 대통령 선물에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며 기업체나 우편주문 등도 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경산 대추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가뜩이나 보은대추를 경산 대추와 비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 경산 대추가 대통령 설 선물에 포함됨으로써 보은대추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낮과 밤의 기온차이가 커서 당도가 높고 과육이 많고 껍질이 얇은 고품질이라는 것이 우리가 보은대추를 자랑하는 단골 메뉴였다.
그렇게 경쟁력을 갖춘 농산물이라고 철썩같이 믿었던 보은대추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보은대추는 신활력 사업에도 포함돼 있다. 그만큼 우리 지역이 낙후지역에서 벗어나는데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대주로 꼽았다.
단순하게 대통령 설 선물로 확대하는 것일 수 있으나 농업군이라고 하는 우리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농산물 중 충북도내든, 전국이든 품평회에서 1등을 차지하는 농산물이 하나 없다.
사과도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는 볼 수 없고 쌀도 마찬가지이며, 믿었던 대추도 마찬가지이다.
관광군이라고 하면서 속리산을 전국 최고의 공원으로 꼽히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논과 밭에까지 공장이 들어선 다른 지역과는 달리 공장이 들어오지 않고 논, 밭이 그대로 있고 위락단지가 들어서지 않아 미개척의 자연을 갖고 있는 것이 보은군의 경쟁력이라고 하지만 그런 깨끗한 물을 먹고 깨끗한 바람을 쐬고 깨끗한 햇빛을 받으며 자란 농산물 수준은 전국 최고로 손꼽히지 않는 아이러니를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아이러니는 농사기술이나 유통과정 등에서 분명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전국 최고의 품질이라고 자랑했던 보은대추의 자존심을 회복해야 할 것 같다.
<삼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