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발전 청사진을 그리자
을유년 새해 아침에
2005-01-01 송진선
해가 시작될 때마다 꿈도 많고 희망도 많고 그리는 일도 많다.
어제와 같은 오늘이 아니고 희망찬 기운이 가득하길 바라면서 민선 3기, 본격적인 지방분권 시대를 맞아 보은지역발전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방분권이 가속화되면서 각 지역들이 지역혁신을 통해 스스로 발전전략을 마련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지식기반 산업인 기계 의료 바이오 산업 등의 중심도시가 속속 출현하고 있는데 그중 광주시는 광(光)산업 선진도시를 꿈꾸고 있다.
경기도 이천 도자기, 충남예산 농업테크노파크, 전북익산 보석타운, 경북봉화 한우, 전남구례 야생화 등은 향토자원을 활용해 산업화 한 곳이다.
전남 함평나비축제, 부산국제영화제, 충남 금산인삼축제,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제주도 돌문화공원 등은 문화와 관광을 접목해 산업화한 사례이다.
지식에 기반 하거나, 향토자원, 문화관광자원을 활용해 자기지역 발전의 동력으로 삼아 세계적인 도시를 꿈꾸는 지역들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역 내 네트워크를 구축, 집중투자하고 있으며 고유한 향토자산을 활용하거나 문화적인 자산을 첨단기술과 결합시켜 확대 재생산하는 창조성과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중앙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계획안을 수립해 중앙정부의 지원을 유도하고 있다.
보은은 농토, 청정 자연환경, 풍부한 유적지와 문화관광자원들을 추려내고 어떻게 엮어 가느냐가 중요한 과제다.
민선 1·2기에 이어 민선 3기도 보은의 발전 전략은 줄곧 농업과 관광이다.
이 기조는 전국 전형적인 농업지역이고 또 소 금강산이라 불리는 속리산 국립공원과 삼년산성 등 문화관광자원을 보유한 큰 틀에서 마련된 것이지만 지금껏 이 가치들을 다른 각도에서 확대 재생산 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한계에 부딪힌 생산위주의 농업은 고소득 작목전환과 친환경농업, 각종 브랜드사업 등을 추진했다.
관광산업은 머무는 관광을 목표로 속리산 국립공원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와 국내 가장 오래된 산성인 삼년산성 정비, 동학 농민혁명 격전지에 대한 대규모 시설투자를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 이제는 지역농업이다
지역농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농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
고소득 작목으로의 전환이나 대체작목을 찾는 것도 필요하지만 지금 많은 농가들이 재배하고 있는 일반적인 품목들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기술 전파력이 빠르고 가격변화에 따라 수입이 쉽게 되는 시대에는 대체작목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토종 종자를 찾아보기가 어려운 현실에서 값싼 중국산이 들어와도 두부 콩, 검은 콩, 검은 깨 등 우리 농작물은 높은 가격을 받으며 품절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고 친환경 농산물 특히 유기농산물은 가격이 아무리 비싸도 건강, 참살이(웰빙)를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비만예방 및 각종 성인병 예방기능이 있는 농작물에 대한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다.
현재 군내 농가들의 농작물 재배행태로 보면 이같은 소비 추세 및 소비자 선호도를 외면하고 현실 안주식의 재배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 산업에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청정지역이라는 장점을 충분히 살리면서 군은 기초 기술개발에 대한 지원을 하고 농민은 성실하게 생산하며, 농협은 연합판매망을 구축하고 가공시설을 확충, 판매를 책임지는 유기적인 협력체계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 향토문화와 관광
보은이 대표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향토 관광문화산업의 중심 주제는 속리산이다.
최근에는 삼년산성 문화제, 동학제 등이 시도되고 있고, 오장환 문학제 등 다양한 주제의 축제도 열리고 있다.
농산물을 이용한 사과축제도 열리고 있다.
문제는 보은의 향토자원 중 세계적인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 있는지,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 명확히 정리하는 것이다.
보은의 향토자원은 황토, 쌀, 대추, 사과 등이 있지만 이미 타 지역에서 개발된 사례가 많고 시도된 것들도 가장 보은적인 멋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대표축제인 속리축전은 농촌, 전통, 생태 등을 담은 문화적인 내용이 부족해 지역이나 자연환경을 전국화, 세계화하는데 한계를 지니고 있다.
보은의 관광영역도 현재는 대부분 속리산에 국한하고 있으며 보은군을 방문하는 관광객의 대부분이 속리산을 찾는 관광객이다.
현재 공사 중인 청원∼보은∼상주간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경부고속도로 및 중부내륙고속도로 등 전국 고속도로망과 연계되고 또 미원∼보은간 도로의 4차선이 완공되면 보은은 교통오지에서 벗어나 전국어디서나 1일 생활권 안에 들게된다.
이러한 성장의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청정보은의 이미지를 잘 간직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디자인이 필요하다.
또한 인적네트워크 구성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정책기획단 ‘싱크탱크’를 말하는 것인데 인삼축제를 하고 있는 충남 금산의 금사모는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금사모는 금산을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회비나 정기모임은 없다.
인터넷 상에서 활동이 이뤄지며 교수, 연구원, 직장인, 공무원 등등 다양한 계층으로 이뤄졌으며 특징은 금산출신 사람이 아니어야 한다.
금사모는 순수한 ‘외지인’의 모임이지만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금산군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금사모의 노력 덕분에 금산은 ‘농촌 경제의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2004년 2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외지인들이 어떻게 지역을 도울 수 있는지’를 연구하기 위해 금사모를 조사해가기도 했다.
대학 등 연구기관이 없는 보은은 산학협력체계를 갖추는 것이 어렵고 분야별, 사업별, 산학협력을 맺고 있지만 사실상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모으는 싱크탱크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그리고 전략의 수립과정에서 군 내부의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가 전제돼야 한다.
보은발전의 동력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농업 생태환경 도시인지, 휴양관광도시인지, 전통과 문화를 간직한 도시인지 등 어떤 도시를 지향할 것인지를 분명히 하고 합리적인 발전의 방식을 결정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