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새 천년을 열자

임재업(보은산성, 충청일보 정경부장)

2000-01-01     보은신문
격동의 한세기를 뒤로하고 희망의 새 천년이 코 앞에 다가오고 있다. 늘 12월만 되면 새로운 희망을 갈구하는 이상형의 꿈을 그린다.
지나간 세월을 되돌아 보면서 반성하고 새해에 이루고 싶은 일을 즐겁게 설계하고 구상하는 일은 얼마나 보람스러운 일인가. 더군다나 일년도 아닌 새천년을 여는 해는 더욱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세계 지구촌의 소식도 중요하지만 작게는 가정과 나부터 이고 다음엔 고향의 미래상을 그리워함은 당연지사가 아닌가 한다.우리 보은은 늘 소백산맥이란 백두대간을 뻗어 내려와 우뚝 솟은 속리산 영봉에 붉은 태양이 솟아 오르면서 시작된다. 방방곡곡으로 흩어진 출향인사들이 고향을 떠나 수인사를 나눌때는 보은 속리산을 거명했다. 그 만큼 속리산은 우리 보은군민들의 마음에 고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충북의 관광하면 보은 속리산이 으뜸이었다. 구비구비 말티고개를 넘어 찾아들던 등산객들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이런저런 핑계도 많겠지만 소득이 향상되면서 생활 수준은 급속도로 변화되고 있는데 속리산은 관광객의 욕구를 충족시킬 만한 시설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찾아 오는 손님을 제대로 맞이하지 못한 탓에 쇠퇴기에 접어든 것이다.

관광 보은의 캐치프레이즈가 무색해질 만큼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를 맞이했어도 보은군이나 주민들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만 앓듯 무 대책으로 일관했던 것이 아닌가. 산촌 관광지로 명성을 날렸던 보은군의 쇠퇴현상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필자만의 고민이 아니라고 여겨지기에 새천년의 희망을 속리산에서 찾으려 한다.

현대 산업사회에서 고 부가가치 산업으로 관광을 으뜸으로 꼽는다.
굴뚝 없는 공장으로 불리는 관광산업은 오염되지 않은 산천에 흩어져 뽐내고 있는 빼어난 기암괴석과 유서깊은 법주사의 불교문화등은 천혜의 관광자원임에 틀림없는 문화유적이다. 이들을 특색화하여 관광 보은의 명성을 다시 회복하는 길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산속에 묻혀 있던 보은이 새천년에 사통팔달로 연결되는 도로 교통의 중심지에 있게 된다.

남북과 동서로 연결되는 내륙 고속도로와 국토 균형 개발축이 보은을 통과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보은군민의 삶은 보다 윤택한 생활이 보장된다. 맑은 공기와 자연속에서의 삶자체는 지상낙원이 부럽지 않다는 생각을 해 봄직하다. 꿈이 아닌 실현 가능한 미래 보은의 자화상이 아닌가 한다.

이같은 21세기의 희망을 달성하기 위해선 먼저 군민들이 지켜야할 몇가지 명제가 수반되어야 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는 군민들의 공동체 의식이다. 수익자는 타지역 사람들이 아닌 보은 군민들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호하고 후손에게 물려주는 역할론을 강조한다. 작든 크든 주역이건 단역이건 모두가 능력에 맞는 그 직분을 수행하여 내고장을 잘 가꾸는 일이 중요하다. 우선은 곶감이 달다는 속담처럼 공장을 짓거나 무분별한 개발논리에 눈이 어두워서 빼어난 관광자원을 훼손해서는 곤란하다.

둘째는 군민화합속에 모두가 이웃 사촌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희생과 봉사정신으로 똘똘 뭉쳐서 군정 발전에 동참하고 사랑으로 이웃의 허물을 감싸주는 선진 군민정신의 함양이 필요하다. 외지에서 찾아온 관광객에게 인심 좋고 후덕한 이미지 쇄신과 함께 친절한 서비스도 빼 놓을 수 없는 일중의 하나이다.

셋째는 속리산과 대청댐을 활용한 수익의 극대화 전략 수립이다. 관광객을 유치하고 그들의 생필품을 공동 구매하고 수요에 맞는 계약을 통해 자급자족하는 농산물 생산체제 구축도 관광산업 육성의 하나이다. 그리고 잘 보전된 자연환경은 청주나 대전의 배드타운으로 각광을 받을 것임에 틀림없어 이래저래 보은 땅의 가치 향상은 자못 기대가 크다고 하겠다.

넷째는 지역인재 육성이다. 내 고향학교 보내기 운동을 비롯해 관광대학 유치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을 제안한다. 지금까지 행정의 범주에서 맴돌았던 일이지만 아직은 이루지 못한 과제이다. 자연환경이 잘 보전된 풍요로운 농촌 마을을 그리워하는 시대가 바로 새 천년이 아닐까 한다. 미래의 복 받은 땅은 20세기의 개발논리에 철저하리 만큼 소외됐던 낙후지역이 아니겠는가 하고 청사진을 그려 보면 희망의 빛이 훤히 비춰지리라.

나는 과연 보은인으로 고향발전에 이로운 사고를 갖고 올바른 행동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해로운 행동을 하고 있는가? 모두가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다짐을 할 때이다. 희망의 새 천년을 보람스럽게 맞이하자. 파이팅! 보은군민들이여!

<정이품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