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업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일본해외연수를 마치고
2004-10-09 보은신문
인천공항을 떠나면서 나고야 공항을 가는 기내에서 언뜻 한·칠레 FTA을 체결하면서 대통령께서 발표한 119조 종합대책을 세운 내용이 생각났다. 우리지역 농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어떤 계획을 세워야 농업, 농촌, 농업인의 소득과 직결되는지 이점을 염두에 두고 일본농업을 보기로 했다.
일본에 대한 첫인상은 깨끗한 도로정비, 낮은 단층 목조건물, 어디를 가나 끝없이 연결된 도시들, 그 중에서도 인상적인 것은 2차선의 도로가 대부분인데 길가에 주차한 차들이 없어 통행에 지장을 받지 않고 버스들이 주행하는 것을 보았다. 가이드의 말로는 주차공간이 없는 사람은 차를 구입할 수 없도록 법제화 되어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다니는 차들이 깨끗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우리일행의 견학코스인 나고야, 교오토, 오사카 지역을 방문하면서 공통적으로 보게된 것은 누렇게 익은 벼와 일부분 수확을 마친 논을 볼 수 있었다. 우리가 방문한 당사농협의 판매담당자의 설명으로는 관내 대부분의 농가에서 약 900평정도 농사를 짓고 있으며 약5%정도만이 쌀 전업농이라고 한다. 그리고 쌀 전업농의 경우 연간소득이 우리 돈으로 환산하여 1억 2천만원정도 수입을 올리고 있으며 900평의 농가는 약 1200만원정도 수입을 올린다고 한다. 하지만 소농의 경우 농가소득은 농업소득이 20%정도이고 80%는 농외소득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의 경우 쌀 소비가 감소하여 재고가 늘어나자 1970년대부터 쌀 생산 조정제를 실시하고 있다. 2000년 기준으로 살펴볼 때 1ha미만 농가가 82.3%를 차지하고 3∼5ha는 3만8천호, 5ha이상은 2만5천호이며, 3ha이상의 가구는 가구수로 전체농가의 2.6%에 불과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의 재배면적은 22.3%이며, 판매수량은 28.5%를 차지한다고 한다. 반면에 0.5ha농가는 전체농가의 59.1%를 차지하나 재배면적은 21.8%, 판매수량은 11.0%에 불과한 것으로 아직까지 대다수의 농가가 미작에 종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일본의 경우도 아직까지 쌀에 대해서만은 관세화 유예를 고집하고 있고 일정량을 의무수입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1998년부터는 도작경영 안정대책을 실시하여 쌀 가격이 수입확대와 소비감소로 일정수준 이하로 하락할 경우 하락분의 일정비율을 보전해 주고 있다고 한다.
또한 2004년부터는 쌀값 하락에 따른 충격이 상대적으로 큰 핵심농가를 대상으로 경영안정대책을 추가로 마련하여 쌀 농가의 실질적인 소득안정을 도모하고 있는데 이처럼 일본은 연간 4조엔 이상의 농산물 무역적자를 기록하면서도 쌀 농업만은 지켜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쌀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일본 축산농가를 방문하였는데 그 곳에는 젖소 홀스타인과 일본화우를 교배하여 만들어 낸 검은소를 비육하는 농가였다. 몇 년 전 충북도청에서 토종에 대한 소개 책자에 나오는 우리의 칡소와 같았다. 일본사람들이 전통을 지키고 종우 개량에 힘써 우리나라의 한우에 버금가는 소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한 그들에게 내심 부러움이 앞섰다. 농가의 시설은 한국과 별반 차이가 없었으나 거의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었다. 그리고 우리의 소 사육장은 지붕만 있고 통풍이 잘 되도록 나머지 벽들은 파이프나 철골로 이루어져 있으나, 일본의 소 사육장은 사방 막혀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소 사육 관계자의 설명으로는 혹시 있을 수 있는 환경오염을 차단하기 위함이며, 사료에 분뇨를 분해하는 성분이 들어있고 톱밥이 깔려 있어 1차 적으로 분뇨를 수거하여 비닐하우스에서 건조과정을 거치고 2차 가공시설을 거쳐 상품화하여 가까운 슈퍼마켓에서 가정용화분 비료로 팔려 나간다고 설명하였다. 우리 일행 중 사육농가의 말로는 우리와 거의 비슷하게 사육되고 있어 우리도 뒤질게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 하지만 분뇨에 대해서 상품화시키는 것은 배워야 할 점이라고 덧붙였다.
그 날 저녁 일본 화우고기를 맛볼 수 있는 식단이 마련되었는데 양념이 되어있었다. 먹어 본 소감은 육질이 연하고 맛이 좋았다. 맛과 질에서 한국의 한우와 별반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한우의 대 일본 수출 경쟁력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호에 계속)양곡 보관창고를 둘러보는 농업경영인들
이상욱(한국농업경영인보은군연합회장)/ 김익중(농협중앙회 보은군지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