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문을 열며

2004-09-18     보은신문
축복이 가득 찬 들녘에 농부의 땀으로 일궈낸 곡식이 황금물결을 이루고 청령의 춤사위로 더욱 풍만한 수확의 계절 가을입니다.

오늘도 하루하루 높아만가는 하늘을 바라보며 가을의 향기를 듬뿍 느낍니다 한낮의 햇살이 아직 따갑기도 하지만 도로 가에 핀 코스모스는 가을의 향기를 만끽하기에 충분합니다. 서늘한 바람은 농부의 이마의 땀방울을 마르게 해주고, 비 오고 무더운 날을 반복하던 날씨는 평화를 되찾은 듯 합니다.

이렇게 가을은 농부들에게는 수확의 열매를 거두게 하며 꿈을 키워 가는 청소년들에게는 배움의 꿈을 불태우게 합니다. 그래서 가을을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니 등화가친(燈火可親)계절이라고 했습니다.

농촌에서 청소년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이맘때 쯤이면 마당에 나뒹구는 낙엽을 모아 모닥불을 피워놓고 마루에 앉아 호롱불을 벗삼아 책을 읽던 추억을 떠올릴 것입니다. 드높은 하늘과 신선한 바람은 마음의 양식을 쌓기에 더없이 좋습니다.

이 가을을 맞이하여 청소년들에게 배움을 게을리 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가을이 다 가기 전에 한 권의 책이라도 읽읍시다.

사람은 언제나 배우고자하는 열정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야 하기에 부단히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이 성공의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독일의 시인 괴테는 ‘유능한 사람은 언제나 배우는 사람이다. 열정만이 언제나 인생을 영원하게 만든다.’ 고 했습니다.

또한 예기에 말하기를, ‘옥은 다듬지 않으면 그릇이 되지 못하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의를 알지 못하느니라.’ (禮記 曰 玉不琢 不成器 人不學 不知義) 하였습니다. 사람은 몸가짐과 언행을 바로 하며, 바르고 곧게 자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가을에 수확하는 농부의 기쁨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축복이자 행복입니다.

그러나 가을에 알곡을 수확하기까지는 그 곡식 낟알 하나하나에 농부의 피와 땀과 눈물이 얽힌 숨결이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청소년들도 훗날 수확할 행복의 열매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웃으면서 행복을 만끽하는 열매를 거두는 자신이 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특기와 적성을 고려한 꿈(목표)을 세워 실천할 때만이 가능합니다.

배움은 거짓 열매를 맺지 않습니다. 청소년들은 젊기 때문에 힘이 있습니다. 그 힘은 육체적, 물리적인 힘이 아니라 정신적인 마음의 힘입니다.  이 마음의 힘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키고 변화시킬 수가 있습니다.

마법과 같은 마음의 힘을 더 강하게 하기 위해 우리는 쉼 없이 배우는 것입니다. 사람이 나이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늘 배우는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나 배움에는 확실히 때가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배움을 계속한다는 것은 생각을 넓게 깊게 만드는 과정이며 자기와의 분투이지만, 젊었을 때의 배움이란 한평생의 정신적 성장을 위한 바탕을 마련하는 작업입니다.  때를 놓치지 말고 부지런히 배워야 합니다. 꿈을 실현하고 싶다면 먼 훗날 후회하고 싶지 않다면 배워야 합니다.

청소년은 21세기의 빛과 소금이며 희망입니다. 아무튼 풍성한 가을을 맞이하여 독서를 많이 하고 가을하늘 같이 높은 이상과 꿈을 간직하고 배움을 실천하기를 바랍니다.
/김 홍 래(보은중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