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의식 성숙

취재현장에서

2004-09-04     송진선
지금 읍내 노후 상수도관 교체 공사가 한창이다.
목적은 주민들에게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고 누수 등을 방지한다는 것이다.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가뜩이나 막히고 도로가 좁은 읍내 도로에서 길을 막고 공사를 하는 것을 곱게 볼 리가 없다.

더욱이 공사로 인한 먼지 때문에 가게 문도 열어놓지 못하고 닫아놓고 장사를 해야 하는 도로변 상점 주민들은 속이 탔을 수도 있다.

지금이 경제 호황을 누리는 시기도 아니고 극심한 경제난으로 가게 세를 걱정할 때이기 때문에 신경은 더욱 곤두섰을 수도 있다.

그래서 신문사에 전화를 해 자기가 불편을 겪었던 경험을 입에 거품을 물며 제보를 해오는 것이 그동안의 관례(?)라면 관례였다.

그 공사가 꼭 필요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내가 불편하면 불편을 감수하지 못하고 불편한 심기를 내뱉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불편하다는 제보 전화가 단 한 통도 없었다.
물론 시행청인 군이나 시공사인 건설회사에서는 공사속도를 빠르게 해☆주민들이 겪을 불편을 최소화했기 때문일 수 있다.

또한 어차피 가게문을 얼어놓고 있거나 닫아놓고 있거나 장사가 안되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보다는 주민의식이 성숙해졌다는 것에 점수를 주고 싶다.
대의를 위해 내가 불편하더라도 견딜 수 있는 의식수준으로 어느새 주민들이 성숙해진 것이다. 민주시민으로서 자질이 함양된 것이다.
꼭 이번 노후 상수도관 교체 공사 만 아니라 이런 성숙한 주민의식이 곳곳에서 나타나길 기대한다.
내 집안만 깨끗하면 된다는 식으로 쓰레기 무단으로 버리지 말고, 시내 도로변 주정차 하지 말기 등등 성숙된 주민의식이 요구되는 것이 많다.
주민의식 성숙의 현장, 반짝하는 현상으로 끝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