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참사와 우리의 과제

최현호(흥덕연구소장, 충청대 겨임교수

2001-09-29     보은신문
2001년 9월 11일!.
미국에서 발생한 테러에 의한 대참사의 비극을 언론매체의 뉴스속보를 통하여 접한 전세계는 반(反)문명적인, 상상을 초월한 잔혹한 테러만행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번 테러는 인간이 얼마나 잔인하고 완악(完惡)해 질 수 있는지를, 또한 얼마나 야만적일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또한 지금까지의 테러수법과는 비교할 수 조차 없을 만큼 대담하고 치밀했으며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제 정신을 가지고는 도저히 할 수도, 해서는 아니 되는, 승객이 탑승한 민간 여객기를 "테러용 무기"로 삼아 미국의 상징이며 세계 자본주의의 상징이랄 수 있는 초고층 고인구밀도의 빌딩인 세계무역센터와 세계최강이라는 미국 군사력의 상징인 국방부(펜타곤)건물에 충돌하여 스스로는 물론 모두들 폭사 시키고자하는 만행으로 자행되었다.

이는 분명 전(全)세계인류, 나아가 문명 그 자체에 대한 야만인들의 비열하고 잔인하기 짝이 없는 중대한 도전행위이며 암적 폭력이요 범죄행위임에 틀림없다. 때문에 이들 테러리스트와 그 배후 및 비호세력들이야 말로 21세기 지구사회와 온 인류의 공적(公賊)임을 확인하며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지구촌 어디에서도 발생하지 않도록 국제사회는 긴밀히 협력하여 모든 테러와 관련된 세력을 발본색원할 것임은 물론 다시는 그들이 지구상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준엄한 제도적 장치를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이번 테러는 아프칸에 은거중인 것으로 알려진 오사마 빈 라텔이 유력한 배후이며 아프칸의 집권 텔레반 정권은 그의 신병도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이것이 향후의 문제를 복잡하게 전개시킬 것으로 예산된다. 미국은 공연한 바와 같이 야만적 테러의 응징이라는 명분으로 우방과 함께 21세기의 첫번째 전쟁도 불사하겠다며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결국 문명의 충돌, 즉 기독교 문명과 이스람 문명간의 충돌로 이어져 결국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결국 불량한 폭력이 다른 합법적 무력을 부르는 악순환의 고리로 이어질 것이다. 이 모든 행위들은 광의(廣義) 평화를 깨트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에 대단히 염려스럽다. 또한 이번 테러에 대한 일부의 시각은 대단히 위험하고, 그야말로 인간의 잔인함을 다시 보여주는 듯 하여 지적하고자 한다.

이번 테러공격을 미국의 "힘의 외교정책"에 경종을 울린 당연한 귀결이라든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추진하는 미사일 방어(MD)체제의 추진이 간접 원인이었다느니, 미국의 부당한 압력을 이겨낼 수 없는 약자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강요된 선택)이었다느니 등의 사고는 지극히 잘못된 무책임한 발상이다. 한꺼번에 무고한 시민 수천여명의 생명을 빼앗은 테러의 만행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성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숱한 크고 작은 테러공격을 뼈저리게 경험한 우리로서는 더욱 더 테러에 관한 한 냉철한 이성으로 비판하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도 향후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면전등을 예상하여 대 국제 테러전 등에 대비하는 철저한 준비를 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와 이스라엘은 그간 각종테러의 공격대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그간 각종 테러의 공격대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대응과 우리의 대응은 비료할 수도 없을 만큼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이제 이러한 격차를 최소화 하여 대 테러역량이 우수한 국가로 발전하는 것도 21세기의 우리의 주요 과제일 것이다.

또한 우리는 이번 테러에 대응하고 극복해나가는 미국과 미국인의 노력에서도 몇 가지를 배우고 교훈 삼을 필요가 있다. 사태직후 그들이 보여준 신속하고도 적절한 국민통합과 여·야를 초월한 초당적 대처가 과연 우리에게도 가능할 것인지? 뉴욕의 3백여 소방관들이 무너져 내리는 건물 안에서 한사람의 시민이라도 더 구조하기 위하여 최후까지 분투하다 장렬하게 순직한, 그 숭고한 사명감과 공복의식을 우리도 가지고 있는지?

무너져 가는 빌딩의 좁은 비상계단을 통하여 수 천명의 사람들이 질서 정연하게 대피했고, 또한 자원봉사자와 군 입대 희망자가 줄을 잇고, 헌혈은 단 하루만에 필요량을 확보하는 등 미국과 미국인처럼 희생을 감수할 줄 아는 감투정신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우리도 가지고 있는지........?

우리는 이번에 자행된 미국에 대한 테러를 간과할 것이 아니라 여기에서 교훈을 얻고 이를 토대로 하여 테러나 각종 재난 등 국가의 위기관리능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시민의식을 한층 더 성숙시키는 계기로 삼고 이를 위한 모든 노력을 배가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모든 노력으로 정부와 국민, 국민과 정부간의 신뢰가 회복되고 정부와 국민, 국민과 정부간의 신뢰가 회복되고 국가 안전망이 구축될 때 국가위기 시에도 국민은 정부를 믿고 정부를 중심으로 단결하며 큰 힘을 발휘,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다.

<정이품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