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중등교육

2004-07-24     보은신문
캐나다는 영어와 불어 두개의 공식 언어를 가진 2개 국어 국가이다.

영어나 불어 혹은 2개 언어를 모두 배우기를 원하는 학생에게는 훌륭한 제1언어로서 영어연수(ESL : English as a Second Language)와 제2언어로서 불어연수(FSL : French as a Second Language)를 제공하고 있다.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일과 시작전에 캐나다 국가인 ‘오, 캐나다’를 제창하고 우리나라와 같이 아침조회는 없으나 방송을 통해 공지사항을 전달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학생들은 자유로운 복장을 착용하고 등교하지만 이는 다민족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캐나다의 교육제도는 우리나라처럼 인문계 실업계가 뚜렷하게 구별되지 않고, 학교에서 모든 교육과정을 다 가르치는 종합학교의 성격을 띠고 있어 교육과정이 사회생활에 적응해나갈 수 있는 교양·지식·기술 등의 실용적 내용으로 가정에서 필요한 목공·전기·기계 등을 제작·수리 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는 교육과정을 중시하고 있는 것이 특색이었다.

이는 사람의 손으로 하는 일은 임금이 무척이나 비싸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신의 손으로 책, 걸상 정도는 직접 만들 수 있고 자동차·자전거·가정의 형광등 수리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일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학교에서 아주 열심히 배워 일상생활에 활용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는 지식위주의 이론에 치우친 한국의 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방과 후 교내에서는 학생 클럽활동을 통하여 연극·스포츠 팀 활동 등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었다.

캐나다에서의 대학 입학은 고등학교 학업성적만으로 결정되는데 이는 고등학교와 대학간의 신뢰가 조성된 교육풍토라고 믿어진다.

한국에서는 고등학교까지는 방과 후 늦은 시간까지 과외를 받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대학만 가면 놀 수 있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고, 실제로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고등학생보다도 공부를 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캐나다에서는 고등학교 졸업시에 교육평가원에서 졸업자격시험(Literary Test)을 시행하여 합격자에게는 졸업장을 주고 불합격자에겐 수료증을 준다.

캐나다에서는 철저하게 유급제도가 지켜져서 1년 유급으로 졸업을 하지 못하면 학원 등에서 공부를 하여 학점을 취득하고 일정한 자격고시에 합격하여야만 대학에 진학할 수가 있다.

평균 고등학교 졸업생의 40%가 졸업자격시험에 불합격하는데 이들이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대학 공부를 할 수 있는 기본 실력을 갖추기 위한 공부를 더 해야만 한다. 뿐만 아니라 캐나다에서는 대학에 가서 더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하는 제도적 장치를 갖추고 있다.

토론토 대학의 경우 1학년 과정에서 50%가 중도 탈락하고 입학 정원의 30%만이 졸업을 한다고 하니 대충 공부해서 졸업이 가능한 우리나라의 대학교육의 제도에 대해 한 번 더 숙고해 보아야 하겠다.

대학 진학률은 고등학교 졸업생의 약 35%만이 대학에 진학하고 나머지 학생은 그대로 직업을 선택하여 사회에 진출한다고 한다. 실정이 이러하니 캐나다는 우리나라처럼 사교육이 극성을 부릴 일이 없고 공교육을 불신할 일도 없다.

캐나다는 자국민에게는 고등학교까지 무료로 공부시키고 외국유학생에게는 약 12.000 캐나다 달러의 학비를 받는다. 이러한 재정으로 학교운영에 도움을 받으므로 유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홍래 보은중학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