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상징나무 고사 중초초 동문회 반발
교육청, 허가한 적 없다 ↔ 임대업체, 허가받았다
2004-06-19 곽주희
중초초등학교 동문회(회장 황수재) 및 주민들이 모교의 상징물인 플라타나스 나무가 교육청의 관리 소홀로 고사됐다며 강한 반발을 보였다.
동문회 및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40년 설립돼 99년 9월 폐교된 모교의 상징인 5∼60년생 플라타나스 나무 11그루 중 7그루가 지난 2000년부터 폐교된 중초초교를 임대받아 관리하던 임차인에 의해 말라죽었다는 것.
이에 동문회는 지난 16일 교육청을 찾아 항의 방문한 자리에서 “2만6000여 졸업생들은 교육청의 관리부실로 65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함께 해 온 교정의 플라타너스 나무를 임차인이 자연사도 아닌 천공기로 구멍을 뚫어 제초제를 투여해 고사시킨 사실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비록 학교는 폐교되었지만 동문들의 자존심이라며 동문들의 추억과 이상을 말라죽게 한 행위에 대해 일치단결해 대응할 것이다”고 규탄서를 제출했다.
또한 동문들은 “개인에게 임대해 주었지만 교육청이 관리해야 할 학교내 재산이 현장확인도 없이 임차인의 일방적인 주장에 나무를 인위적으로 고사시킨 행위는 65년의 역사와 추억을 하루아침에 빼앗아가는 무책임한 행정 그 자체다” 라며 △65년의 역사와 혼이 깃든 우리의 꿈나무 즉각 원상복구 △나무제거를 허락한 해당자 문책 △교육청은 2만6000여 동문 및 지역주민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대책 강구 △임대계약 철회, 학교를 동문과 지역주민에게 환원하라 등 4가지 사항을 강력히 요구했다.
한 동문회원은 “모교의 플라타나스는 둘레 4∼5m, 높이 20여m로 각종 공예품 소재로 가치가 있어 공예품에 관심이 많은 임차인이 고의로 고사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99년 폐교된 삼산초 중초분교는 지난 2000년부터 김모(53)씨에게 자동판매기 개발 생산 및 공예품 전시 용도로 임대, 임차인이 지난 2월 경작자들이 농작물의 피해가 있어 플라타나스 나무를 제거하면 안되겠느냐는 전화 요청이 있었으나 그 당시 경리담당은 검토해 보겠다고 의견을 제시했으나 임차인이 구두 승낙한 것으로 착오판단해 지난 2∼3월경 제재소에 의뢰해 천공작업을 하고 약물을 투여한 것으로 안다” 며 “임차인에 대해 엄중 주의를 촉구하고 고사된 플라타너스 나무 벌목 및 대체 수목 식재와 운동장에 심어놓은 잔디를 캐내고 원상복구토록 조치하는 등 다시는 이러한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고 사과와 이해를 구했다.
또 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17일 베트남에서 귀국한 임차인을 만나 자신의 잘못으로 나무를 고사시켰다는 얘기를 들었다” 며 “조만간 동문 및 주민대표와 임차인 등의 만남을 주선, 사후 대책에 대해 심도있는 대화를 나눌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임차인이 인근 농작물 피해문제를 들어 나무 제거를 요구했다는 사실에 대해 문제가 된 플라타너스 나무의 그늘피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전혀 없으며, 낙엽으로 인한 피해도 운동장에 심어놓은 잔디외에는 없고 경작자들도 한번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뜻있는 한 주민은 “시골 학교 대부분이 학교 건립시 마을 유지나 주민들이 토지를 희사해 설립, 지금은 교육청 자산이지만 그 학교에 대한 마을주민들의 애착이 남달리 강한만큼 폐교를 관리하는데 있어 유관기관과 협조체제를 구축, 지역주민들을 위한 문화 및 휴식공간으로 꾸며 지역주민들이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군내 폐교는 삼산초 중초분교(99년 9월), 삼산초 동정분교(99년 9월), 동광초 학림분교(2003년 3월), 수정초 북암분교(2000년 3월), 속리초 장재분교(82년 3월), 관기초 기대분교(94년 3월), 관기초 소여분교(95년 3월), 관기초 적암분교(95년 3월), 보덕초(99년 3월), 탄부초 사직분교(2002년 3월), 회남초 법수분교(91년 3월), 회남초 분저분교(92년 3월), 회인초 회룡분교(92년 3월), 회인초 회동분교(94년 3월), 내북초 이원분교(96년 3월), 내북초 이식분교(99년 3월), 내북초 아곡분교(2002년 3월), 산외초 산대분교(92년 3월), 산외초 장갑분교(2002년 3월) 등 총 19개 학교다.
이중 매각된 학교는 3개(동정, 장재, 회룡), 임대된 학교는 15개, 동광초 학림분교는 롤러경기장이 건립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