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백송 어암 백송 대체수목 지정 어떨까

1단계 군 보호수로 지정해 관리가 우선, 단계 우체국 건물이전 백송 주변 공원화

2004-06-12     송진선
우체국 백송도 수세 악화일로
보은읍 삼산리 99-19번지 보은우체국 내 백송의 수세도 크게 악화됐다.

현재 새 잎이 나고는 있지만 누렇게 변하고 있고 일부는 잎이 지고 있어 일반인의 눈에도 생육이 좋지 않음을 감지할 수 있을 정도다.

우체국 백송의 수세가 악화되는 원인을 꼽는다면 우선 백송이 식재된 주변을 아스콘으로 포장해 수분 및 영양이 뿌리로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또 건물의 복사열이 직접 나무에 영향을 주고 있고 아스콘 복사열도 백송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

백송 소유자인 보은우체국에서는 나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기 때문에 나무 밑동 주변으로 물을 주는 일과 비료 주는 일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임업분야 관계자는 백송 주변이 거의 포장이 되어 있어 물과 비료성분이 잔뿌리에 닿지 않아 큰 효과를 거두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그런 가운데도 우체국에서 주기적으로 물과 비료를 공급하는 등 관리를 하여 현재와 같은 상태라도 유지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보은 우체국 백송의 수고는 10m 정도로 원 기둥에서 나온 가지가 사방으로 뻗어나가 전체적인 나무 모양은 둥근 원형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무 줄기로만 보면 흰색 송진이 많이 나오고 가지가 푸른색을 띠는 것이 건강하게 보인다.

하지만 우체국 건물 때문에 제대로 가지를 뻗지 못하고 있고 또한 주차장 바닥을 아스콘으로 포장, 뿌리로 각종 영양분이나 수분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이대로 가면 우체국 백송도 수년 안에 고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체국 직원들은 그동안 백송을 관심있게 살펴보지 않았는데 수세가 좋아보이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송 이식 어려워…확산 안돼
백송은 중국이 원산지로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것들은 거의 모두 중국에 사신으로 갔다가 들여오는 등의 방법으로 식재한 것으로 국내 몇 그루 되지 않는 희귀수종으로 가꾸고 있다.

높이 15m, 지름 1.7m에 달하는 큰 나무로 가지가 크며 수관은 둥글게 발달한다. 잎은 3개씩 달리고 눈비늘이 일찍 떨어지며 꽃은 5월에 피고 수꽃은 긴 타원형, 암꽃은 달걀 모양이다. 열매는 구과로서 다음해 10월에 익는다.

종자는 달걀 모양이고 길이 9∼12mm, 지름 7.5∼9mm로 검은빛을 띤 갈색이지만, 반점과 더불어 날개가 있다. 종자를 발아시키기는 쉬우나 이식이 어렵기 때문에 그리 퍼지지 못하였다.

수피가 큰 비늘처럼 벗겨져서 밋밋하고 흰빛이 돌기 때문에 백송 또는 백골송(白骨松)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국에서는 관상용으로 심는다.

우체국 백송 군 보호수 지정 고려해야
원산지인 중국 북경(北京) 부근에는 백송이 거의 멸종일로(滅種一路)에 있다고 전해질 정도로 희귀수종이다.

우리나라의 천연기념물을 지정하는 것이 희귀수 또는 노거수 등이 천연기념물의 앞쪽을 차지하는 가운데 백송이 천연기념물의 앞쪽 번호를 거의 차지하고 있다.

백송이 1번부터 10번 사이에 서울 통의동 백송(4호), 서울 내자동 백송(5호), 원효로 백송(6호), 회현동 백송(7호), 재동 헌법 재판소 백송(8호), 수송동 조계사 백송(9호)까지 6개나 지정돼 있다.

4호부터 7호까지는 모두 고사되어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되었다.

수령 650년 이상으로 보고 있고 수형이 아름다울 뿐만아니라 전설까지 있으며 사람에 비유돼 벼슬까지 받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소나무인 명품 정이품송(103호)보다도 훨씬 앞서고 있다.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는 백송은 서울 재동 백송(천연기념물 제8호)과 수송동 백송(천연기념물 제9호), 경기도 고양시 일산 송포의 백송(천연기념물 제60호), 보은 어암의 백송(천연기념물 제 104호), 예산의 백송(천연기념물 제106호), 이천의 백송(천연기념물 제253호)에 불과하다.

보은 어암 백송도 보호를 잘해왔지만 지금은 고사돼 회생이 불가능하므로 현재 우체국 내에 있는 백송만이라도 세계적인 희귀수목으로 가꿀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상태에서는 관리가 어려우므로 우선 보호수로 지정하는 일부터 서두를 필요가 있다.

현재 군 보호수로 지정되는 요건은 수령, 나무 규격, 수형, 전설 또는 유래 등이 작용하고 있는데 거의 대부분이 느티나무이고 2002년 희귀성 때문에 속리산 황금소나무를 지정한 바 있다.

군 보호수로 지정되면 국고보조를 받아 주변을 정비하고 나무의 상태에 따라 외과 수술을 받는 등 보호조치가 뒤따른다.

따라서 이와같은 보호라도 받을 수 있도록 보은우체국 백송에 대한 군 보호수 지정부터 서둘러야 한다.

우체국 이전 백송공원화 사업 필요
보은우체국은 1522㎡의 부지에 3층 규모의 건물이다.

현재의 청사를 신축하기 전인 구옥때만 해도 백송의 수세는 잎이 무성하고 가지도 많이 뻗는 등 수세가 왕성했었다고 직원들은 회고했다.

그러다 82년 구옥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2층규모로 청사를 신축하고 95년에는 다시 3층을 올렸다.

우체국 관계자는 백송 때문에 건물을 반듯하게 짓지 못하고 백송 주변 공간을 확보하고 건물을 꺾어서 지었다며 최소한의 생육상황을 고려한 건축물임을 밝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현재 우체국 백송은 건물 속에서 갇혀 숨통이 조여있는 최악의 상태다.

당연히 산소공급 뿐만아니라 수분공급, 각종 영양공급이 원활할 수가 없다.

생육조건이 나쁘니까 영양결핍에 시달릴 것은 뻔하고 병약해져 자력갱생이 힘에 부쳐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우체국 백송의 생육 기반을 확보해주기 위해서는 그래도 백송의 가지가 벌어진 만큼의 공간을 확보해 줘야 한다는 것.

즉 현재 수고가 10m정도 되니까 잔뿌리가 뻗어나가 있는 공간인 최소 사방 10m 정도의 마당을 확보해야 한다.

부족한 바닥 공간에 아스팔트 포장까지 되어 있는 마당을 보면 아마도 잔뿌리는 거의 죽었을 수도 있다는 게 임업 관계자의 말이다.

따라서 이 백송을 살리기 위해서는 공간 확보를 위해 우체국 이전을 생각해봐야 한다.

현재 물류수송 차량을 이용하는 시스템인데 현재의 우체국 자체 주차장이 좁고 차량에 둘러 쌓인 채 백송이 있으니 생육에 좋을 리가 없다.

게다가 우체국을 이용하는 민원인들과 인근에 있는 보은읍사무소를 찾는 민원인들이 우체국 골목에 차량을 주차, 우체국 앞 도로는 양 노면이 이미 주차장이 되었고 일방통행로 기능밖에 하지 못해 우체국 이전은 설득력이 높다.

우체국을 이전한 자리에 작은 공원을 만들어 백송도 숨을 쉬고 주민들이 휴식도 취하는 허파같은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우체국 백송을 살리는 자구책을 펴면서 천연기념물 지정을 요구하는 군민적 관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