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치노인 회북 송평1리 강광수씨

구강보건의 날 다복상 수상

2004-06-12     송진선
치통이 심하면 진통제 약으로도 그 고통이 치유되지 않는다. 정말 마음에 엄청난 부담을 주는 것이 해결되었을 때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시원하다하는 옛말이 있을 정도로 치통의 고통이 아마도 가장 심한 고통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하루 세 번 이를 닦되 세심하게 잘 닦아 회북면 송평1리 강광수(64)씨는 아주 건강한 치아를 자랑한다.

강광수씨는 9일 구강보건의 날 건치 노인으로 선발돼 다복상을 받았다. 다복상 수상자가 강광수씨외에 여럿 있지만 강광수씨 치아를 검사했던 보건소 관계자는 같은 다복상이지만 28개 치아를 다 갖고있고 썩은 이가 없으며 노인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풍치도 없는 매우 건강한 치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오복 중의 하나라고 하는 건강한 치아 관리에 대한 강광수씨 나름의 비법을 들어보았다.

그러나 강광수씨가 밝힌 치아관리 비법은 별다른 것이 없이 그저 삼시 삼때 이를 세심하게 닦는 일 뿐이었다.

아침 5시면 일어나 먼저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요즘같은 영농기에는 논을 살펴보러 들로 나간다.

그리고 돌아와서 아침밥을 먹은 후 다시 이를 닦는다. 이에 음식물이 남아 있어 세균이 번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서 이를 닦을 때보다 더 세심하게 이를 닦는다. 그리고 점심밥을 먹는 후, 저녁밥을 먹은 후도 마찬가지로 닦았고 잠자기 전에 이를 또한 번 닦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치약이 특이한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보통 시중에서 파는 치약을 사용하고 있고 칫솔도 한 개로 1년 가량 사용할 정도다.

다른 노인들과 구별되는 것이 있다면 젊어서부터 담배를 피우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담배 진이 착색되지 않아 나이가 많은 노인인데도 비교적 하얀색의 치아를 유지하고 있었다.

또한 어릴 적 이 갈이를 할 때도 자칫 시가를 놓치면 덧니가 나기 십상인데 이 갈이를 잘해 덧니 하나 없이 고른 치열을 자랑하고 있다.

강광수씨의 치아관리는 그의 아버지에게서 비롯됐다. 강광수씨는 아버지가 소금으로 이를 관리해 치약이 없었던 때에도 그 당시 다른 사람들이 치아가 모두 빠져 의치를 해넣거나 의치도 없이 치아 한 두 개로 음식을 먹었던 것에 비해 치아갯수를 많이 가지고 있었다고 기억했다.

치아관리를 해온 것으로 볼 때 깔끔한 강광수씨의 성격을 엿볼 수 있는데 봄이면 철쭉꽃, 여름이면 장미꽃이 어우러지고 감나무, 배나무, 포도나무가 울안에 있으며 새벽같이 일어나 마당을 청소해 풀 한 포기, 지푸라기 하나 떨어질 사이가 없다.

그의 부지런함으로 회인초등학교(41회)만 졸업하고 바로 부모의 농사일을 돕다 우시장을 다니며 중개역할을 하는 등 생업 전선에 뛰어들어 19살 때 논 3마지기 구입한 것을 기반으로 가난했던 부모에게서 땅 한 평 물려받지 않고도 논 3000평, 밭 2000평을 스스로 마련했다.

무일푼에서 일어서기 위해 하루를 이틀같이 일하고 피곤이 엄습해와 숟가락 들 기운조차 없어도 강광수씨는 반드시 이를 닦고 잠자리에 들 정도로 철저하게 치아를 관리했다.

그덕에 틀니를 낀 사람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강광수씨 못지않게 치아가 건강한 부인 조초자씨(61)와 24살 때 결혼 3남1녀의 자녀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