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와 겨레를 구한 님들께 보답하는 삶
2004-06-05 보은신문
영원한 삶의 보금자리인 우리의 산하를 신록으로 물들여 아름다운 자태를 더욱 더 뽐나게 하는 초여름에 농번기를 맞은 고향 들녘의 농부들이 풍요로운 가을을 고대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몸놀림 하는 모습도 더 없이 정겹다.
1125518, 1136804 무슨 의미의 숫자일까?
누구의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아니면 일상의 은행 비밀번호나 학번이겠지 하고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숫자이기도 하고......
그러나 이 숫자의 기막힌 한 많은 사연을 몇이나 아는지 모르겠다. 이 숫자는 육군 36사단의 강원 홍천지역 6.25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현장에서 최근 유해와 함께 발견된 당시의 이만초 상병님과 김덕만 일병님의 K자도 선명한 군인식표인 군번인 것이다.
나라와 겨레 위해 고귀한 신명을 바치신 님들은 50여 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른 지금 태극기 휘날리며의 한 장면처럼 유골이나마 오매불망 그리움, 기다림의 유족 품에 안겨 원혼을 달래게 되어 놀라움과 다행스러움이 그지없다.
우리가 가정의 달이라며 관광지, 음식점 등 찾아 내 가정, 가족이 그저 소중하다며 희희낙락 거리던 그 시간 한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수많은 내 이웃의 유가족들은 어떠한 심정으로 지내고 있었을까를 생각해 보고 몸둘 바 모르는 송구스런 마음도 가져 바야 되겠다.
6.25 전사자중 아직도 유해조차 찾지 못한 분들이 무려 10만 3,000여분이며 국방부 유해 발굴 사업으로 겨우 970구를 찾았을 뿐이라니 지금도 이 산하 어딘가 에는 수많은 님들이 유택에서 편히 잠들지 못하고 구천을 떠돌고 있다는 가슴 아픈 우리의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
이 나라, 겨레가 자유와 평화 속에 영원토록 하기 위해 우리가 어찌해야 하는지 마음자세를 바로 잡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이다.
몹시도 어려운 서민경제, 취업난 등으로 국민들이 못살겠다고 애간장 다 태우며 고통받고 있은 안타까운 상황에 중국은 고구려 역사를 왜곡하는 동북공정 프로젝트로 우리를 분노케 하더니 이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준비하고 있는 강릉 단오제에 시비를 걸어 단오절은 자기네 것이라고 주장하여 어이없게 하며, 일본의 극우단체는 독도 상륙을 시도하려는 극단적이고 불손한 행동을 서슴치 않는 가운데, 주한 미군 2사단 4,000여명의 이라크 차출 문제로 안보 불안감이 확산되는 등 내우외환의 곤경에 빠진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호국(護國), 보훈(報勳)의 달은 국난극복과 부국강병을 위해 우리에게 많은 사명과 역할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 달에 우리는 오늘의 자유, 평화, 행복이 애국선열과 호국영령, 보훈 가족의 크나 큰 공헌과 희생을 바탕으로 누려지고 있음을 진심으로 감사해 하며 고귀한 헌신과 희생을 늘상 존경하고 예우하며 본 받아 실천하는 보훈문화(報勳文化)가 사회의 중심적 기본가치로 자리잡는 국민통합과 국력 결집으로 부강한 나라가 대대손손 이어지도록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결연한 의지와 삶의 현장에서 실천을 굳게 다짐해야 하겠다.
미국의 6.25 참전용사들이 서해교전 현장을 찾아 힘찬 거수경례로 자유, 평화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영웅들을 추모하는 엄숙한 장면을 보면서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부끄러울 따름이며 세계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의 저력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알 것도 갔다.
우리도 자유와 평화를 위해 희생한 미군의 유해를 지구 끝까지 찾아 국가와 가족에게 돌려 보내는 미국의 중앙신원확인소(CIL HI)와 같은 상설 전문기관을 설치하여 아직도 찾지 못한 6.25 월남전 전사자의 유해도 빠짐없이 발굴하고 생존 국군포로, 납북자를 송환하는 국가적 사업을 추진하면 현역 안보요원들의 사기와 자긍심도 높이고 국민들의 애국심 고양 센타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 들은 튼튼한 국가안보 바탕 위에 경쟁력 있는 고도의 기술력, 경제력만이 해결할 수 있고 영원히 살 수 있는 길임을 명심하고 총체적이면서도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하겠다.
비즈니스위크와 타임은 한국 과학기술은 5년 내 중국에 따라 잡힐 것이며 과거 왕의 즉위에 중국황제의 재가를 받았던 시절처럼 곤경에 빠질 수 있음을 거론하여 등골을 오싹하게 하고 자존심을 몹시 상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고도의 기술인력 육성과 미래지향, 고부가가치의 최첨단 제품으로 세계와 승부해서 먹고살아야 하는 우리이건만 이공계 기피로 위기를 겪는 우리의 불확실성이 안타깝고 우려되기만 한다.
국제정세는 힘이 지배하는 정글의 법칙이 엄연히 적용된다는 냉철한 판단아래 우리의 안전을 굳건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50여 년 혈맹인 미국과의 한미 동맹도 더 한층 강화해 나가며 세계로, 미래로 국력을 신장해 나가야 하겠다.
현충일에는 조기를 빠짐없이 바로 달고 우리와 함께 오늘을 사는 내 이웃의 보훈 가족에게 두 손 감싸면서 감사와 위로의 인사로 국가유공자 예우 분위기를 조성하여 결초보은의 사회 국가 만들기와 국민통합의 기초를 확고히 다지는 일에 정성을 다하여야 하겠다.
현충일이 공휴일이라고 산하를 쓰레기와 자동차 매연으로 질식시키며 짜증나는 하루를 보내기보다는 싱그러운 아침, 저녁으로 생활주변의 전적전승지 등 역사의 현장을 산책하면서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어떻게 하면 세계일류가 되도록 성공시켜 나도 잘 살고 국가도 부강하게 만드는 애국의 길은 어떠한 것인지 행복한 고민에 빠지는 보람된 시간을 갖도록 하여야 하겠다.
우리는 나라와 겨레 위한 헌신과 희생이 건전 , 건강한 국민정신 확립과 국민 통합으로 국가안보의 초석이 되고 보훈 가족에게는 명예와 자긍심, 국민에겐 애국심을 함양시키는 보훈문화 조성에 관심과 정성을 보내는 국민된 의무와 도리를 일상생활에서 늘상 실천하여야 하겠다.
애국심 함양과 보훈문화(報勳文化)는 상류층이 신분에 걸 맞는 사회적, 도덕적 책무를 다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솔선수범과 자기희생을 가계 각층의 사회 지도급 인사들이 앞장서서 실천할 때 국민들이 자발적인 호응과 동참으로 파급되어 소기의 성과를 거양할 수 있고 민족의 정체성 확립과 민족정기를 바로 세워 유지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구을회(산외 봉계, 청주보훈지청운영과장)